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성직자·교황·근위병 살아… 국민의 95%가 남자랍니다
'바티칸'
지난달 17일 바티칸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데려온 시리아 난민 아홉 명이 입국했대요. 이들은 모두 무슬림(이슬람교도)이고, 어린이 세 명이 포함되어 있으며 바티칸 내에서 거주 공간을 제공받았어요. 지난 4월 중동 분쟁 지역에서 유럽으로 도망쳐 오는 난민들이 급증하자, 교황은 "세계 지도자들이 난민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며 바티칸에도 난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어요. 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교황이 중대한 결정을 발표하는 바티칸은 과연 어떤 나라일까요?
우리가 잘 아는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 반도 안에는 무려 세 나라가 있어요. 반도 전체 지역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탈리아, 로마와 베네치아의 중간쯤에 위치한 인구 3만여 명의 산마리노, 가톨릭 교황이 절대적인 주권을 가지고 다스리는 바티칸이에요.
- ▲ 바티칸에 있는 산 피에트로 대성당은 기독교의 모든 교회 가운데 가장 거대한 곳이라고 해요. /위키피디아
1929년 교황청과 이탈리아 정부는 바티칸에서 자유롭게 종교 행사를 여는 등 교황이 완전한 주권을 행사한다는 라테란 협정을 맺었어요. 그 결과 로마 시내에서 북서부에 위치한 바티칸은 교황을 국가원수로 하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로 지도에 그려지게 됐지요. 바티칸의 면적은 우리나라 경복궁의 1.3배 정도인 약 0.44㎢랍니다.
바티칸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나라이기도 해요. 인구로 등록된 사람 수는 약 900명인데 이 중 약 95%는 남자예요. 추기경, 대주교, 주교 등 가톨릭 성직자들 외에 바티칸을 지키는 스위스 근위병이 주민의 대다수이기 때문이지요. 스위스 근위병들은 1505년부터 교황에게 고용돼 바티칸 내부 치안과 교황의 안전 문제를 책임지고 있어요. 하지만 전 세계 각 나라에 200명이 넘는 추기경이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으니 실제 바티칸에 있는 국민은 900명보다는 적겠죠? 우리나라 출신인 추기경 두 명도 바티칸의 국민으로 등록돼 있는데, 나중에 추기경 직책에서 물러나게 되면 바티칸 국민의 자격도 함께 상실한대요.
전 세계에는 수많은 가톨릭 신자가 있어요. 그 지도자인 교황은 세계 평화와 종교 등 여러 분야에서 큰 상징성을 지니지요. 그래서 바티칸은 면적은 작지만 영향력이 매우 큰 나라랍니다.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의 열기를 떠올려보면 전 세계 각국에 대한 교황의 권위와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짐작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