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종교 이야기] 지나친 농담 대신 고운 말로 서로의 장점 말해봐요

입력 : 2016.06.29 03:11

부처님의 대화법

푹푹 찌는 더위, 따가운 햇살…. 날씨를 보아하니 계절은 한여름으로 접어들었군요. 어휴, 아프리카가 따로 없을 정도예요. 아프리카 하면 너른 초원 위의 사자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사자가 어떻게 울부짖는지 들어본 적 있나요?

불교 경전에서는 사자가 어쩌다 한 번씩 위엄 있게 포효하면 그 떨림이 멀리까지 퍼져나가 다른 동물들이 깜짝 놀란다고 말하고 있어요.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말씀을 사자후(獅子吼·사자의 포효)라고 말해요. 사자의 울부짖음에 모든 짐승이 두려워하여 굴복하듯 부처님의 나직한 음성은 걸핏하면 거짓말을 하거나 친구들 사이를 갈라놓는 말을 해대는 사람들로 하여금 겁을 먹게 하였답니다. 그리고 앞으론 진실하고 다정한 말을 해야겠다고 반성하게 만들었지요.

부처님 말씀은 매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항상 부처님에게 어떤 말씀이든 들으려 했답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 불교 신도가 아닌 사람들까지 부처님과의 대화를 모두 좋아했다고 해요. 부처님이 철저하게 지켰던 몇 가지 대화의 원칙 때문이었죠.
미얀마 사르나트에서 깨달음을 얻은 붓다가 처음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에요.
미얀마 사르나트에서 깨달음을 얻은 붓다가 처음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에요. /Getty Images / 이매진스

첫째는 사실 그대로 말하기입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모르면 모른다고 사실 그대로 말하는 거지요. 우리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도 있는 그대로 드러내서 말하려고 하지 않아요. 속마음을 감춘 채 그냥 "괜찮아요"라고 말하고 넘어가려 해요. 하지만 이런 대답은 문제가 더 커지도록 방치하는 것이에요.

둘째 원칙은 친구 사이가 좋아지도록 친구들끼리 서로의 장점을 자주 말하는 거예요. 만약 친구가 여러분에게 다른 이의 험담을 하면, 덩달아 맞장구치지 마세요. 당장 그 친구에게 밉보일까 두렵겠지만 동조하면 안 됩니다.

셋째는 부드럽고 고운 말을 쓰는 거예요. 친구들 사이에서는 거친 말이 오히려 더 멋져 보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만약 내가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외국에 나가 연설을 하는 훌륭한 사람이라면 거친 말을 쓸까요? 평소 거친 말을 쓰며 지냈다면 연설할 때 얼마나 힘들겠어요. 훌륭한 사람들은 다들 말씨가 우아하고 세련되며, 다정하답니다. 그 부드러운 표현 속에 자신의 주장을 담을 때 아주 큰 힘을 갖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넷째는 지나친 농담을 하지 않는 거예요. 예의를 지키지 않는 농담은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해 오해와 다툼을 불러일으킨답니다. 농담 한마디에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담아야 해요.

어때요? 여러분도 이 네 가지 원칙을 따르며 말해 보세요. 사람들은 여러분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일단 귀담아 들으려고 할 거예요. 역으로 여러분이 어려운 내용을 척척박사처럼 잘 말한다 해도 이 네 가지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상대방과 물 흐르듯 이야기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런데 부처님이 철저하게 지킨 대화법이 또 하나 있지요. 그것은 바로 '때'를 봐 가며 말을 하는 거예요. 이 '때'란 바로 상대가 듣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입니다. 평소 자기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리지 않고 충고나 조언을 하지요. 상대방에게 듣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것, 이것도 부처님의 대화 비결 중 하나랍니다.


 

이미령·불교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