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남과 북 이렇게 달라요] 북한의 학교·전쟁기념관에선 "미국·남한이 전쟁 일으켰다"고 가르쳐

입력 : 2016.06.22 03:11

6·25 전쟁

며칠 후면 우리 민족 최대의 비극 6·25 전쟁의 제66주년이에요. 최근 북한에서는 매일같이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기 위한 대형 집회가 열리고 있대요. 북한에서 6월부터 7월 27일까지 기간은 '미제 반대투쟁의 달'이거든요. 지금 북한의 거리는 반미 감정을 고취하는 대형 포스터와 구호들이 나붙고, 당위원회는 반미 군중시위를 조직하느라 하루를 다 보내고 있다고 해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이 벌인 최초의 전쟁인 6·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기습적인 남침 공격에 의해 일어났어요. 이 전쟁으로 수백만 명이 죽거나 다쳤고, 1000만 명의 이산가족이 생겨났지요.

지난해 6월 25일 북한에서는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6·25전쟁을 기리기 위해 ‘미제 반대 투쟁의 날’ 군중대회가 열렸다고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어요.
지난해 6월 25일 북한에서는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6·25전쟁을 기리기 위해 ‘미제 반대 투쟁의 날’ 군중대회가 열렸다고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어요. /노동신문
북한의 기습 남침(南侵)이 전쟁 발발 원인이라는 것은 세계가 인정하는 사실이에요. 그러나 북한의 모든 학교에서는 철저한 세뇌 교육을 통해 6·25전쟁은 미제와 그에 추종한 남한이 일으킨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어요. 북한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를 한번 살펴볼까요? "미제(미 제국주의)가 남조선 괴뢰군을 사주하여 1950년 6월 25일 새벽 5시, 불의에 38선을 넘어 공화국에 대한 전면전쟁을 개시했다"고 나와 있어요. 북침(北侵) 전쟁으로 왜곡한 거죠. 미 군사고문단장 윌리엄 로버트 준장이 "우리가 왜 6월 25일에 전쟁을 일으키고자 했을까? 그날은 일요일이다. 기독교 국가들은 일요일을 안식일로 택하고 있다. 우리가 일요일에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고도 적고요. 일요일을 틈타 전쟁을 일으킨 쪽은 북한인데 말이에요.

가상의 인물인 미군 '해리슨'이 북한 어린이를 해치는 이야기도 꾸미고 있어요. "어린이와 엄마가 함께 있는 것을 보면 난 행복하다. 어머니와 아들을 떼어내자. 어머니는 아들을 찾다가, 아들은 엄마를 찾다가 말라 죽게 하라."

북한은 6·25전쟁 '북침설'을 위해 평양 보통강변에 '조국해방전쟁기념관'도 세웠어요. 이 기념관은 미국과 남한이 6·25전쟁을 일으켰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위해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날조하는 곳이에요.

2차 대전 이후 세계 정세를 살펴보면 6·25전쟁의 진실에 한층 다가갈 수 있어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전후 회담에서 세계 여러 나라는 우리나라를 일본으로부터 독립시키기로 합의했어요. 해방된 한반도에는 통일된 정부를 세우기로 했고요.

그러나 한반도에 통일정부를 세우려던 노력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어요. 남한은 결국 유엔총회의 결의에 따라 1948년 5월 10일에 총선거를 실시하여 정부를 수립하였고, 이승만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하게 되었어요.

북한은 1948년 9월 9일 독자적 공산 정권인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을 세워 소련을 비롯한 공산 제국의 승인을 얻었죠.

하지만 1948년 12월 12일 제3차 유엔 총회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가 '대한민국 정부만이 한반도에 존재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결의했어요. 따라서 대한민국 법통이 확인되었지요.

그래서 소련은 한반도를 공산화하고자 했어요. 소련 사회주의 정권은 북한의 김일성을 사주하여 6·25전쟁을 일으켰답니다. 이런 사실들은 최근 공개된 헝가리와 구소련의 비밀 외교 문서들을 통해 정확히 확인되고 있어요. 북한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거짓말을 할 것이 아니라,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편이 더 나을 거예요.



김지영·대한민국 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