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독서로 공부 끈 놓지 않아… 미국 독립 이끈 위인 되다

입력 : 2016.06.16 03:10

['프랭클린 자서전']

정규 교육 2년 받고 인쇄소에 취직… 일감으로 들어온 책 읽으며 좌절하지 않고 책 속에서 배움 찾아
질서·절약 등 '13가지 덕목' 만들어 가난 극복하고 위대한 사람 됐대요

미국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 중 한 명, 번개가 전기라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과학자, 성공한 사업가, 사회 개혁가로 지금껏 존경받는 인물이 있어요. 바로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이지요.

그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정규 교육도 거의 받지 못했지만, 책 읽는 습관과 성실한 성격 덕분에 자수성가했답니다. 오늘은 그의 성공 비결이 담긴 '프랭클린 자서전'을 함께 읽어봐요.

독서로 나쁜 환경 극복하다

이 책을 쓸 무렵 노년의 프랭클린은 과학자이자 사업가, 정치인으로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어요. 그는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자서전을 쓰기 시작했다고 해요. 프랭클린은 이 책에서 어떻게 공부하고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등 삶 속 여러 분야의 구체적인 조언들을 자상하게 이야기해요. 마치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듯 말이지요.

[고전 이야기] 독서로 공부 끈 놓지 않아… 미국 독립 이끈 위인 되다
/그림=이병익
프랭클린은 비누와 양초를 만드는 가난한 집의 17남매 가운데 열다섯째 아이로 태어났어요. 프랭클린은 총명했지만 부모님은 그에게 고작 2년 동안 학교를 다닐 학비만 지원해주었어요. 프랭클린은 간단한 읽기와 쓰기, 셈하기 정도만 배운 채 10세 때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아버지를 도와 일을 했어요.

그는 학교를 다닐 수 없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았고 책 속에서 배움을 찾았답니다. 그는 12세 때부터 나이 많은 형제가 꾸리는 인쇄소에서 기술을 배웠는데, 인쇄소에 일감으로 들어온 책이나 책방에 꽂혀 있는 책들을 부지런히 빌려 읽었어요.

"물론 깨끗이 읽고 빨리 돌려주어야 했다. 책을 잊어버리거나 낮에 손님이 책을 찾을 때 없으면 안 되기 때문에 저녁에 빌려와서 아침 일찍 갖다 주었다. 그러니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으면 일요일에나 가능했다. 일요일에 사람들은 보통 교회 예배에 참석했는데 나는 이런저런 핑계로 빠지고 인쇄소에 혼자 남아 공부를 했다"

17세 때 프랭클린은 필라델피아의 인쇄소에 취직해서 보스턴에 살던 가족 곁을 떠나 독립했어요. 늘 성실한 태도와 긍정적인 자세로 일한 덕분에 주변 사람들에게 그의 평판은 매우 좋았다고 해요. 24세 때에는 자신의 인쇄소를 직접 차렸고, 곧 큰 성공을 거뒀어요. 인쇄소가 번창하자 프랭클린은 사업을 다른 사람에게 맡긴 후 과학자, 사회개혁가 등으로 활동 분야를 넓혀갔어요.

1752년에는 금속 막대를 단 커다란 연을 날리는 과학 실험을 해서 번개가 전기라는 것을 증명했지요. 프랭클린은 직접 실크 (silk) 손수건으로 연을 만들고 연 몸체에 피뢰침 역할을 하는 쇠철사를 달았어요. 연줄에는 전기가 잘 통하는 구리 열쇠를 매달았죠. 하늘에 번개가 쳤을 때 날아올린 실크 연이 움찔하는 것이 보이자, 프랭클린은 한쪽 손을 재빨리 구리 열쇠에 갖다 댔어요. '퍽!' 불꽃이 일고 손이 얼얼하게 아팠어요. 바로 구리 열쇠로 번개 전기를 모아 번개의 정체를 밝혀낸 순간이었죠.

프랭클린은 절친한 친구들과 함께 지역 사회 사교 모임을 만들어서 '어떻게 우리 지역을 개선할 수 있을까' 논의한 끝에 지역 소방대, 대학교, 그리고 도서관을 세우기도 했어요. 지역 도서관은 회원제로 책을 대출해주는 제도로 운영했고요. 이것이 지금 널리 볼 수 있는 공공 도서관의 원조랍니다.

이렇게 사회 리더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프랭클린은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가가 돼요. 미국 대륙회의 펜실베이니아 대표로 활약하고, 영국 관리들과 미국 자치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에서는 외교관으로 가서 협상에 나서지요. 그후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주권을 찾기 위한 전쟁을 벌이면서, 마침내 프랭클린은 역사에 큰 획을 그을 업적을 세워요. 바로 토머스 재퍼슨 등과 함께 독립선언서를 작성해 선언(1776)한 거예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유명한 말도 프랭클린이 남긴 명언이에요. 또한 미국 기본법의 뼈대가 된 헌법 초안 작성에도 프랭클린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죠.

프랭클린의 글쓰기 비결과 도덕 규칙

독서를 사랑했던 프랭클린은 글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멋진 글쓰기 실력을 갖고 싶었대요. 자서전에 나오는 프랭클린만의 체계적인 글쓰기 훈련 방식을 살펴볼까요? 우선 문장이 뛰어난 글을 책·잡지· 신문에서 고른 다음, 그 글의 요점만을 적어둬요.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 요점 정리한 것만 보고 원래 글을 복원해 쓰는 거예요. 그다음 자신이 쓴 글과 원래 글을 비교하는 방식이에요. 이렇게 해서 프랭클린은 자신의 글에서 부족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단점을 보완해 글을 매우 잘 쓰게 되었다고 해요. 그는 신문을 발행하는 언론인으로도 활약했고 훌륭한 칼럼을 많이 썼어요. 작가로서 '프랭클린 자서전' 등 영향력 있는 책들을 많이 남겼고요. 독립선언서, 미국 헌법 초안, 여러 외교 문서도 그의 빼어난 작문 실력에서 나왔고요.

프랭클린은 도덕적으로 완전한 사람이 되겠다는 아주 높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매일 더욱 나은 사람이 되겠다며 13가지 덕목을 만들고 지켰어요. 그 13가지 덕목이란 절제, 침묵, 질서, 결단, 절약, 근면, 진실, 정의, 중용, 청결, 평정, 순결, 겸손이랍니다. 프랭클린은 1주일마다 1가지 덕목을 정해 집중적으로 지키기로 결심하고 매일 저녁 규율을 어기지 않았는지 검토했어요. 배부르도록 먹지 말라(절제), 자신이나 남에게 유익하지 않은 말은 하지 말라(침묵),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근면), 말과 행동이 일치되게 하라(진실), 상대방이 나쁘게 생각되더라도 홧김에 상처 주지 말아라(중용) 등이지요. 여러분도 프랭클린처럼 매주 올바른 일을 해보면 어떨까요?

한재우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