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심리 이야기] 무리한 조기교육 때문에 자신감만 잃어요
입력 : 2016.06.15 03:11
[자신감]
우리 뇌 전전두엽 피질에는 자신감 관장하는 부위 있고 노력으로 개발할 수도 있어
'해보자' 라는 긍정적인 말 반복하고 활발한 태도 가진 사람과 어울려야
영국 왕 조지 6세를 소재로 한 영화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2010)'는 자신감을 통해 약점을 극복하고 당당한 태도를 가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답니다. 주인공 조지 6세는 형 에드워드 8세가 스캔들을 일으키며 왕위에서 물러나자 갑작스럽게 왕이 됐어요. 그는 20세기 당시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는 영국 왕이 되었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어요. 연설 때마다 말을 더듬는 약점이 있었거든요. 게다가 아버지인 조지 5세는 카리스마 있는 왕이었고, 형인 에드워드 8세 또한 어린 시절부터 재주도 많고 뛰어났기 때문에 아버지와 형에 대한 콤플렉스도 있었지요. 조지 6세는 자신감을 완전히 잃어버려요. 영화에서 그는 언어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약점을 이겨내고 라디오 연설을 해내며 자신감을 되찾게 되지요.
◇자신감은 어린이 시절부터 형성돼
자신감은 어릴 때 정서가 발달하면서 함께 형성되어요. 최근 조기교육의 부작용으로 어린 시절 자신감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해요. 부모들 가운데 조기교육을 찬성하는 일부는 우리 아이가 다른 집 아이에 비해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불안감을 이유로 내세워요. 그래서 일찍부터 무리하게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다그치고, 어릴 때부터 성공과 좋은 대학에 대한 압박을 주게 되지요. 그러나 아이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게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낙담을 느끼게 돼요. 자신의 학습 속도에 맞지 않는 학습으로 인해 자신감을 잃게 되고요.
- ▲ 그림=정서용
사람들의 뇌 속에 자신감 영역이 따로 있다고 해요. 지난 2013년 영국의 벤데토 디 마르티노 교수 연구팀은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이 바로 자신감 영역'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참여자들에게 곧 먹게 될 간식을 고르게 하고, 자신이 내린 결정이 올바른 선택이라는 걸 얼마나 자신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참여자들의 뇌를 촬영하였어요. 의사 결정의 자신감을 측정한 셈이지요.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들의 자신감이 높을수록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이 강하게 반응했다고 해요. 이 부위는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활성화하여 자신감을 생길 수 있게 한다는 거예요.
지난 2006년 이스라엘 하이파대학교에서 이루어진 연구도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이 자신감 부위라는 주장을 뒷받침해요. 이 연구에서는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이 손상된 참가자들과 이 부위가 손상되지 않은 참가자들에게 흔히 알려진 동화와 자서전의 문장들을 읽게 했어요. 연구팀이 준비한 문장들 중 절반은 사실대로 작성되었으나 나머지 절반은 꾸며진 내용이었어요. 참가자들은 문장을 읽고 내용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답변했어요. 그러고는 자기가 적은 답에 대해 얼마나 자신이 있는지 또한 적어냈지요. 연구팀에 따르면 이 부위가 손상된 참가자들이 오답을 더 많이 냈는데, 틀린 답변에 대한 자신감은 매우 높았다고 해요. 이 부위가 손상되면 틀린 선택에 대한 잘못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거지요.
2010년 미국 빌라노바대학교 연구팀은 실제 내용의 문장 속 단어를 바꾸었을 때 참가자들이 그것을 인지하는지 알아보는 과제를 실시했어요. 그 결과 이 부위가 손상된 참가자들은 실제 사실에서 많이 벗어난 내용의 문장, 꾸며진 내용임이 뻔한 문장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사실'이라고 답변하였어요.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은 사람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한 정확도를 판단해 자신감 신호를 보내는 영역이랍니다. 이곳의 기능이 떨어지면 사람들이 상황에 알맞지 않은 자신감을 갖게 되기도 하지요.
◇자신감 있는 타인, '롤 모델'로 삼아봐요
자신감은 우리가 노력하면 얼마든지 키울 수 있어요.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말을 하지 마세요. "그것 봐, 넌 결국 그 정도이잖아." 이런 말은 반드시 삼가도록 해요. 대신 긍정적인 자기 대화(self-talk)를 하세요. '해보자!' '나는 할 수 있다!' '집중하자!' 이렇게 긍정적인 혼잣말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해요.
심리학자 안나 프로이트는 이런 말을 남겼어요. "나는 강점과 자신감을 찾기 위해 항상 바깥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자신감은 나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자신감은 항상 그곳에 있었다." 우리가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는 주문을 불어넣어야 내면에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랍니다.
자신감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중요해요. 자신감의 원천은 내면에서 나오지만, 인간관계를 형성할 때 비관적이고 우울한 사람만을 계속 접하게 되면 우리 스스로의 마음도 무력하게 변하거든요. 항상 활발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도록 하세요. 우리의 뇌 인지능력은 타인의 행동과 감정을 인지하고 따라 할 수 있도록 발달했어요. 자신감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들을 롤 모델로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행동과 감정을 따라 해서 우리 내면의 자신감도 상승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