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설탕보다 200~500배 달아… 제로 콜라에 넣어서 단맛 내요

입력 : 2016.05.16 03:09

인공·천연 감미료

최근 과도하게 늘어난 설탕 섭취량이 국민을 비만, 고혈압, 심장병으로 내모는 건강의 적으로 드러났어요. 그렇다고 일상적으로 먹던 단맛이 나는 온갖 한식 반찬, 양식 요리, 청량음료 등을 모두 끊기는 너무 힘들겠죠? 오늘은 설탕을 대체할 저칼로리 감미료(甘味料·단맛을 내는 데 쓰는 재료)에 대해 알아볼게요.

1950년대까지만 해도 대량생산되지 않았던 설탕은 매우 귀하고 비쌌어요. 따라서 많은 과학자가 설탕보다 싸고, 더 달게 느껴지는 천연 감미료와 인공 감미료를 연구하는 데 몰두했고 몇 가지 감미료가 성공을 거뒀어요.

19세기 독일에서 불티나게 팔린 사카린이 베를린 설탕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모습이에요.
19세기 독일에서 불티나게 팔린 사카린이 베를린 설탕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모습이에요. /위키피디아
첫째로 널리 알려진 인공 감미료는 설탕보다 300~500배 달고, 값은 매우 싼 '사카린'이에요. 사카린은 1879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렘센 교수팀이 발견했어요. 우리 몸에 흡수되지 않고 배설되기 때문에 칼로리가 거의 없지요.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여름철 수박화채에 비싼 설탕 대신 사카린을 넣어 단맛을 즐기곤 했죠. 설탕이 부족했던 1900년 초 사카린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1950년대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식품첨가물 인정을 받았지만 암을 유발한다는 유해성 논란에 시달리게 돼요. 그러나 2010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사카린을 20여년간 연구한 끝에 인체에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려 발표했어요.

둘째로 소개할 인공 감미료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아스파탐'이에요. 1965년 미국의 슐라터가 발견한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에 해당하는 강한 단맛을 내요. 칼로리는 1g당 4㎉이지만, 단맛이 강해 아주 소량씩 쓰여요. 과일 요리에 넣으면 과일 향을 더 강하게 느끼게 해주며, 커피에 넣으면 원두의 쓴맛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답니다. 1983년 미국 식품의약국의 식품첨가물 승인을 얻은 뒤, 전 세계의 저칼로리 콜라를 비롯한 청량음료 첨가물로 줄곧 사용되고 있어요.

셋째는 천연 감미료 '스테비오사이드'예요. 인체에 흡수되지 않고 배설되어 칼로리가 거의 없으며, 단맛이 설탕의 300배 정도지요. 스테비오사이드는 남미에서 자라는 국화과의 스테비아 식물에서 추출해 만들어요. 스테비오사이드는 수천년 전부터 남미 원주민들이 차나 식품의 단맛을 내는 데 이용해왔고, 1970년대부터 일본 과학자들이 순수하게 추출해내 설탕 대용품으로 개발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스테비오사이드는 술에 들어가는 감미료로 사용되고 있어요.

이러한 인공·천연 감미료 덕택에 당뇨병, 성인병 환자들은 평소 꼭 먹고 싶지만 참아야 했던 청량음료나 빵을 적당히 먹을 수 있게 됐어요. 그러나 아직 어린 어린이들의 경우 저칼로리 천연·인공 감미료에 너무 의존하면 안 돼요. 저칼로리 감미료가 든 음식을 계속 먹게 되면 결국 단맛에 길들여져서, 달지 않은 음식은 맛이 없게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잘못된 식습관은 결국 비만, 당뇨병을 비롯한 성인병을 유발하니까요.

그런데 이러한 인공·천연 감미료는 어떤 원리로 설탕의 수백배에 달하는 단맛을 내는 걸까요? 사람의 혀는 단맛, 쓴맛, 신맛, 짠맛 등을 구분하는 '맛 수용체'를 갖고 있어요. 단맛을 내는 음식을 입에 넣으면 혀에 있는 단맛을 내는 수용체에 결합하고, 수용체에 결합된 신경 조직이 뇌로 달다는 신호를 전달해 뇌가 단맛을 느끼는 것이지요. 아스파탐·사카린·스테비오사이드 등은 우리 혀의 단맛 수용체에서 설탕보다 더 오래, 강하게 머물러요. 이는 뇌에 더 강한 '단맛' 신호를 주고요. 앞으로 과학이 발전해서 혀에 있는 단맛 수용체의 구조를 지금보다도 더 정확히 알게 되면, 열량이 거의 없으면서 한층 풍부한 단맛을 내는 물질을 쉽게 만들 수 있을 거예요.

박현진 고려대 교수(식품공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