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슈토론] 해외여행 시 등산복 착용

입력 : 2016.05.13 03:09

찬성 - "여행에 편리, 타인에게 피해 없어"
반대 - "시간·장소·상황에 맞는 복장 필요"

한국갤럽이 지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취미·문화' 중에서 등산이 1위였습니다. 등산이 우리 국민의 대표적인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전 국토의 70%가 산인 데다 적은 비용으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등산복에 대한 인기도 높아졌습니다. 활동하기 편한 등산복의 디자인이 세련되어지면서 산이 아닌 일상에서 입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아울러 해외여행객 중에서도 등산복 차림인 사람이 부쩍 늘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한 여행사에서 고객들에게 '유럽 여행을 갈 때 등산복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을 보냈다고 합니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등과 같은 장소에 갈 경우에는 등산복이 아닌 격(格)에 맞는 옷을 입자는 취지였지만, 이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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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송준영 기자
해외여행을 갈 때 등산복 착용을 반대하는 측은 "시간과 장소, 상황 등에 맞게 옷을 입어야 한다"고 합니다. 해외 명소는 그 나라의 품격과 자존심이 담겨 있는 곳이기 때문에 관광을 할 때도 그에 맞는 격식과 예의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등산복을 입으면 여행객이란 것이 두드러지게 표시가 나서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반면 해외여행 시 등산복도 상관없다는 측은 "등산복 자제 요청은 문화적 사대주의"라고 합니다. 등산복이 외국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여행을 할 때 무엇을 입어야 한다'는 식의 규제는 우리 스스로를 낮추고 서양 문화를 높게 보는 잘못된 인식이란 것입니다. "등산복만큼 방풍과 방수, 보온이 잘되어 여행에 편리한 옷이 없다"며 "편한 옷을 놔두고 일부러 다른 옷을 살 필요가 있냐"는 반발도 있습니다. 해외여행 시 등산복을 입지 말자는 요구는 우리의 국격을 한 단계 높이는 일일까요? 우리 스스로를 너무 낮추는 일일까요?

박준석·NIE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