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무심코 먹은 사탕·탄산음료에 이렇게나 많은 설탕이?

입력 : 2016.05.10 03:09

[설탕과의 전쟁]

설탕, 단순한 구조로 흡수 빨라
에너지원으로 소모 못한 당분… 몸속에 쌓여 비만·당뇨 등 일으켜

어린이 하루 권장량 쿠키 반 개… 기준치 넘지 않게 섭취해야 해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설탕 섭취의 상한선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정하고 '설탕과의 전쟁'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어요. 식약처는 우리가 그동안 설탕을 너무 많이 먹은 탓에 국민 건강이 안 좋아졌고, 이제라도 설탕 섭취를 줄여 비만·당뇨 같은 만성 질환을 다스려야 한다고 설명했지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설탕 덜 먹기'를 권장하는 추세예요. 프랑스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설탕 등 당분이 첨가된 청량음료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어요. 미국·노르웨이에서도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며 설탕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고, 영국 또한 오는 2018년부터 설탕을 넣는 청량음료에 세금을 만들어 비만 인구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어요. 도대체 설탕이 어떤 성분이길래 덜 먹어야 한다고 전 세계가 야단일까요? 오늘은 왜 설탕이 사람들의 건강에 해로운지 알아볼게요.

설탕, 단순한 구조로 흡수 굉장히 빨라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이루어진 이당류(二糖類·단당류 2개가 연결된 화합물)예요. 사탕수수 줄기의 즙이나 사탕무 뿌리를 끓여서 많이 얻을 수 있고, 맛이 달콤해 가공식품에 많이 첨가되지요. 설탕은 우리가 생명 활동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때도 있어요. 구조가 비교적 간단하고 물과 친하기 때문에 쉽게 흡수되거든요. 또한 설탕은 식품의 맛과 향미를 증진시켜줘요. 너무 피곤하거나 공부에 지쳐 있을 때, 입속으로 퍼지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르는 친구들은 아마 없을 거예요.

[재미있는 과학] 무심코 먹은 사탕·탄산음료에 이렇게나 많은 설탕이?
/그래픽=안병현
그렇다면 설탕의 문제는 무엇일까요? 바로 맛이 뛰어나 자제심 없이 많이 먹게 되기 쉽고, 흡수가 빠르고 간단하다 보니 몸에 잘 쌓인다는 거예요. 다시 말해 몸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고 남는 설탕의 당분이 우리 몸속에서 비만, 당뇨병, 심장병, 혈관 질환을 불러일으킨다 이 말이지요.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 우리나라의 식약처를 비롯해 각국 정부의 건강 전담 기구들은 국민이 설탕을 덜 먹게 하려고 애쓴답니다.

최근에는 설탕 대신 액상과당(液狀果糖·단맛이 나는 액체 시럽)인 '올리고당'을 구입해 요리에 넣어주는 어머니들도 계신데요. 액상과당의 원액은 어떤 성분일까요? 설탕이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된 이당류라면 액상과당은 오직 1개의 당으로만 이루어진 단당류(單糖類)랍니다. 설탕보다 더 구조가 간단하고, 실제로 설탕보다 더 달게 느껴지지요. 액상과당은 요리용 소스나 청량음료의 단맛을 내는 데 주로 사용돼요. 실온에서 고체 상태로 존재하는 설탕은 액체에 첨가하려면 일부러 녹여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반면 액상과당은 액체 상태라 바로 사용할 수 있거든요.

반면 우리가 삼시 세끼 먹는 쌀밥은 대부분 녹말로 이루어져 있어요. 탄수화물의 일종인 녹말은 여러 개의 포도당 분자가 긴 사슬처럼 연결된 구조의 다당류(多糖類)랍니다. 우리가 밥알을 삼키면 소화를 돕는 효소라는 물질이 녹말의 사슬 고리를 끊어서 단당류인 포도당의 형태로 분해해요. 천천히 분해가 끝난 쌀밥은 그제야 영양소가 되어 에너지로 쓰이고요.

당뇨병·비만·고혈압 위험 올라가요

설탕은 순식간에 흡수되어 혈당치(血糖値·혈액 속에 있는 포도당의 농도)를 급격히 올릴 수 있어요. 건강한 사람의 혈당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해요. 만약 혈당치의 유지 관리 시스템이 고장 난다면 당뇨병에 걸리는 거지요. 만약 무더운 여름날, 신나게 뛰놀다 편의점을 찾아 단 음료를 한꺼번에 들이켤 경우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우리 몸속 혈당치 관리 시스템은 갑자기 투입된 엄청난 양의 당분으로 인해 뒤죽박죽이 되겠지요. 이를 반복하다 보면 당뇨병에 걸리기 쉬워지는 것이랍니다.

따라서 마트에 전시되어 있는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는 설탕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반드시 살펴봐야 해요. 우리나라 식약처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평균적인 활동량을 가진 어른은 하루 약 50g의 설탕을, 어린이는 약 27.5g의 설탕을 섭취하도록 권장돼요.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탄산음료 한 캔에는 약 37g, 아이스크림 100㎖에는 약 23g, 사탕 하나에는 약 7g의 설탕이 들어가 있지요. 식약처에 따르면 권장량을 지키지 않은 사람의 비만 위험은 39%, 고혈압은 66%, 당뇨병은 41%씩 높다고 해요. 설탕을 많이 먹는 습관을 가진 어린이는 어른이 되었을 때 나쁜 건강을 가질 위험이 높아지겠죠.

최근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비만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요. 지난해 조사에서는 초·중·고등학생 20명 중 3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세 가지 필수영양소가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해요. 청소년 성인병은 어른이 걸린 경우보다 몸에 더 안 좋다고 하니 꼭 바른 식습관을 가지세요.

이희나 정발중 교사·EBS 화학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