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인성 이야기] 흔들리지 않는 관계 원한다면… 먼저 믿음 주는 자세 필요해요
입력 : 2016.04.27 03:11
친구와의 진정한 믿음
- ▲ 고대 그리스 시대 단짝 친구 사이인 피디아스(오른쪽)와 다몬은 사형당할 위기에서도 변하지 않는 신뢰로 폭군을 감동시켜 둘 다 목숨을 구해요. /위키피디아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 피디아스는 왕에게 옳은 말을 했다는 이유로 사형당할 처지에 놓이고 말았어요.
피디아스는 죽기 전 가족과 작별 인사를 하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흉포한 왕은 허락하지 않았죠. 이때 피디아스의 친구인 다몬이 왕에게 말했어요. "피디아스가 돌아올 때까지 대신 감옥에 갇혀 있겠습니다. 만일 피디아스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대신 사형을 당해도 좋습니다." 피디아스는 다몬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가족을 만나러 갔지요.
그런데 사형 집행일이 되어도 피디아스가 돌아오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피디아스가 도망쳤다며 다몬을 조롱했어요. 하지만 다몬은 사형장에 끌려가면서도 피디아스가 되돌아오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어요. 마침내 다몬이 사형대 위에 올라서는 순간, 멀리서 피디아스가 달려왔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피디아스는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폭풍을 뚫고 달려오느라 늦은 거였죠. 끝까지 친구를 의심하지 않은 두 사람의 믿음과 우정에 왕은 감탄했어요. 그리고 둘에게 사형을 면제시켜주었어요.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다'는 말이 있어요. 사실 한 사람의 굳은 믿음을 얻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아요. '믿었다가 배신을 당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우리는 믿음에 조건을 걸어요. '네가 먼저 나를 믿어주면 나도 널 믿어줄게'라고 말이지요. 하지만 서로가 이런 생각을 품고 있다면 과연 진정한 믿음이라는 것이 가능할까요? 아무도 믿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믿음을 먼저 얻지 못해요.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다 보면 그 믿음이 흔들릴 때가 많아요. "난 널 믿어. 무슨 일이 있어도 널 믿을 거야." 친한 친구들끼리 이렇게 말해도 서로의 감정이나 주변 상황이 변하면서 믿음을 위협하는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거든요. 다몬과 피디아스 이야기에서 다몬에게 온갖 위기가 닥친 것처럼 말이에요.
그런 위기 속에서도 결코 마음이 변하지 않아야 진정한 믿음이라 할 수 있어요. 엄마 품에 안긴 아기와 그 아기를 안은 엄마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아이와 엄마 사이에는 그 어떤 힘으로도 꺾을 수 없는 완전한 믿음이 흐르고 있어요. 친구 사이에도 가족과 같은 믿음이 드물지만 분명 존재하지요.
물론 믿음 중에서는 잘못된 믿음, 맹목적인 믿음도 있어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사람들은 주변을 따라 히틀러를 맹목적으로 믿은 탓에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어요. 현대에도 친구를 잘못 사귀어 사이비 종교 집단에 가입하고 재산을 탕진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믿어왔던 친구가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 같으면, 그냥 믿어주기보다는 그 행동에 대해 진심 어린 비판을 해줄 수 있어야 해요. 맹목적인 믿음에 빠지지 않도록 늘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답니다.
친구와의 올바른 믿음을 변치 않고 꾸준히 간직하는 일은 노력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이런 노력이 조금씩 쌓일수록 삶은 풍요로워진답니다. 서로 간의 믿음은 마음에 안정감을 주고, 삶의 의미를 쌓이게 하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