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음식 얼룩, '소화효소' 넣은 세제로 깨끗해졌네
입력 : 2016.04.26 03:09
[빨래 걱정 덜어주는 기술]
우유·피 분해하는 효소 넣은 세제… 음식물 소화하듯 얼룩 잘게 조각내
티슈처럼 뽑아 쓰는 시트형 세제는 알레르기 안 생기고 때도 잘 빠져
커피 얼룩 잘 지워지는 옷도 개발… 매번 세탁하지 않고 입을 수 있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야외 활동이 많아졌어요.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어서 좋지요? 하지만 빨래거리는 늘게 되지요. 땀과 먼지, 오염물이 옷에 묻기 쉬우니까요. 그런데 최근 빨래 걱정을 줄여줄 새로운 과학 기술이 개발돼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연잎처럼 깨끗함 유지하는 옷
지난달 말 국내 의류회사가 커피를 실수로 흘려도 휴지로 쓱 닦아내면 깨끗해지는 옷을 공개했어요. 비결은 옷감 표면의 연꽃잎을 본뜬 나노(nano·그리스어로 '난쟁이'라는 뜻으로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구조에 있지요.
연꽃은 진흙이 깔린 연못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요. 하지만 진흙이나 다른 오염물이 묻지 않고 늘 깨끗해요. 연잎에 떨어진 물방울이 동그랗게 뭉쳐 미끄러지면서 먼지를 털기 때문이죠. 연잎 표면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끄러워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수준까지 확대하면 아주 미세한 혹들이 빼곡히 나 있어요. 이 크고 작은 혹들은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疏水性) 물질로 코팅돼 있어요.
◇연잎처럼 깨끗함 유지하는 옷
지난달 말 국내 의류회사가 커피를 실수로 흘려도 휴지로 쓱 닦아내면 깨끗해지는 옷을 공개했어요. 비결은 옷감 표면의 연꽃잎을 본뜬 나노(nano·그리스어로 '난쟁이'라는 뜻으로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구조에 있지요.
연꽃은 진흙이 깔린 연못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요. 하지만 진흙이나 다른 오염물이 묻지 않고 늘 깨끗해요. 연잎에 떨어진 물방울이 동그랗게 뭉쳐 미끄러지면서 먼지를 털기 때문이죠. 연잎 표면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끄러워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수준까지 확대하면 아주 미세한 혹들이 빼곡히 나 있어요. 이 크고 작은 혹들은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疏水性) 물질로 코팅돼 있어요.
- ▲ /그래픽=안병현
◇'아밀라아제' 세제로 빨래한다
음식을 먹다가 옷에 흘리는 경우가 많죠? 음식은 대부분 지방이나 단백질, 탄수화물 등이지요. 최근 국내 업체들은 한국인의 주식인 쌀밥을 분해하는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amylase), 단백질을 분해하는 프로테아제(protease)를 첨가한 세제를 시판했어요. 소화효소가 우리 몸속에서 음식물 분자를 잘게 자르듯, 소화효소가 들어간 세제가 얼룩을 잘게 조각낸다고 해요. 미생물 중에는 우리 몸에 있는 소화효소를 생산하는 것이 있어, 공장처럼 소화효소를 대량 생산해 세제에 첨가할 수 있다고 해요.
달걀이나 우유, 피 같은 단백질 성분이 많은 때들은 쉽게 지우기 어려워요. 물에도 잘 안 녹고 온도가 높아지면 굳어서 옷감에 더 세게 달라붙기 때문이에요. 까다로운 단백질 얼룩을 없애기 위해 단백질을 자르는 단백질 가위인 '효소'는 1960년대부터 세제에 널리 쓰여 왔어요. 대표적인 것이 세균에서 발견된 효소 '서브틸리신'이랍니다. 서브틸리신은 효과가 좋아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지방은 세제의 '계면활성제'라는 물질을 이용하면 깨끗이 제거할 수 있어요. 계면활성제 분자는 한 몸에 친수성(親水性·물과 친한 성질)을 띠는 부분과 소수성(疏水性·물과 친하지 않은 성질)을 띠는 부분을 함께 가지고 있지요. 우선, 계면활성제의 소수성 부분이 기름과 친하므로 지방 얼룩을 꽉 붙잡아요. 그 후 친수성을 띠는 부분이 물 쪽으로 이동하지요. 이러한 계면활성제의 성질 덕분에 기름때가 옷감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이랍니다.
◇가루·액체 두 세제 한계 극복
세탁기용 가루 세제를 너무 많이 넣으면 옷에 남아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액체 세제를 사용하지요. 반면 액체 세제는 뚜껑으로 용량을 재다 흘릴 수 있는 불편함이 있어요. 그보다 큰 단점은 가루 세제에 넣을 수 있는 '빌더(builder·합성 세제에 첨가하여 세척 작용을 향상시키는 물질)'라는 기능성 물질을 액체 세제에 넣을 수 없다는 거예요. 빌더는 계면활성제의 활동을 도와서 때를 빼주는데, 액체 세제 안에서는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해요.
최근 세제 회사들은 가루 세제와 액체 세제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종이처럼 만들어진 시트(sheet·종이를 '한 장' '두 장' 세는 단위) 형태의 세제를 개발했어요. 시트형 세제는 젤 형태의 세제를 뜨거운 판에 뿌린 다음 꾹 눌러서 만들어요. 이 과정에서 세제 속 수분이 빠르게 증발되면서 작은 구멍이 생기는데, 이 구멍을 통해 시트형 세제가 물에 잘 녹아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아요. 또 시트형 세제는 고체 형태이기 때문에 계면활성제를 도와주는 빌더도 넣을 수 있죠.
매주 돌리는 세탁기나 내 방 옷장 안에도 과학이 있답니다. 우리 생활 속에는 과학자, 공학자들의 땀이 들어간 분야가 참 많아요. 항상 생활 속 과학의 원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어렵게만 느껴지던 과학이 한발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