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첨단 의족으로, 다시 춤추고 암벽도 오르게 됐어요
입력 : 2016.04.19 03:09
[장애 뛰어 넘는 생체공학]
사고로 다리 잃은 등반가 '휴 허'
얼음벽 오를 때도 문제 없는 등반용 특수 의족 개발해 장애 극복
재활 치료만 받던 장애인 무용수는 춤 출 수 있는 의족으로 삶 되찾아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에요. 오늘은 장애를 뛰어넘는 과학 기술에 대해 같이 살펴볼게요.
1982년 1월 미국 뉴햄프셔 주에 있는 헌팅턴 계곡에서 얼음으로 뒤덮인 암벽을 오르던 도중 눈보라에 갇힌 17세 청년이 있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천재 등반가로 장래가 유망했던 '휴 허'였죠. 그는 영하 29℃의 추위를 3일 동안이나 이겨내고 구조됐지만 극심한 동상에 걸린 두 다리를 절단해야 했어요. 몇 차례의 수술을 마치고, 재활 치료를 받게 된 그에게 담당 의사는 "암벽 등반은 이제 불가능하다"고 단언했어요. 하지만 허는 두 다리를 잃은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다시 암벽 등반을 시작했다고 해요. 과연 그는 어떻게 암벽 등반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요?
◇신경·피부·움직임 모두 자연스러운 의족 개발해
휴 허는 직접 암벽 등반용 의족을 개발했어요. 바위 틈새에 의족을 집어넣어 몸을 지탱하고, 동전 크기의 작은 바위 모서리를 딛고 서게 하는 특수 의족이었죠. 미끄러운 얼음벽을 오를 때에는 의족에 뾰족한 티타늄 스파이크를 부착해 문제없이 오를 수 있었어요. 또한 의족 길이를 최대 90㎝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해 몸을 구부리고 펼 때 불편함도 줄였어요.
1982년 1월 미국 뉴햄프셔 주에 있는 헌팅턴 계곡에서 얼음으로 뒤덮인 암벽을 오르던 도중 눈보라에 갇힌 17세 청년이 있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천재 등반가로 장래가 유망했던 '휴 허'였죠. 그는 영하 29℃의 추위를 3일 동안이나 이겨내고 구조됐지만 극심한 동상에 걸린 두 다리를 절단해야 했어요. 몇 차례의 수술을 마치고, 재활 치료를 받게 된 그에게 담당 의사는 "암벽 등반은 이제 불가능하다"고 단언했어요. 하지만 허는 두 다리를 잃은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다시 암벽 등반을 시작했다고 해요. 과연 그는 어떻게 암벽 등반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요?
◇신경·피부·움직임 모두 자연스러운 의족 개발해
휴 허는 직접 암벽 등반용 의족을 개발했어요. 바위 틈새에 의족을 집어넣어 몸을 지탱하고, 동전 크기의 작은 바위 모서리를 딛고 서게 하는 특수 의족이었죠. 미끄러운 얼음벽을 오를 때에는 의족에 뾰족한 티타늄 스파이크를 부착해 문제없이 오를 수 있었어요. 또한 의족 길이를 최대 90㎝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해 몸을 구부리고 펼 때 불편함도 줄였어요.
- ▲ /그래픽=안병현
허는 이렇게 말해요. "인간에게 장애는 없습니다. 기술의 장애가 있을 뿐입니다. 바로 이 생각이 저 자신의 장애와 다른 사람들의 장애를 극복하게 할 기술을 개발하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스스로 의족을 개발해 등반가로서 활약하던 그는 대학에 진학해 물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기계공학과 생체물리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지금은 미국 MIT대학의 생체공학 교수가 된 그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의족을 개발하고 있지요.
휴 허 교수는 신체의 일부가 없거나 마비된 사람들을 위해 몸의 기능을 개선할 수 있게 해주는 기계 장치를 개발해요. 이를 통틀어 '외골격 신체'라고 불러요. 외골격 신체를 착용한 사람들은 장애를 입기 전과 같은 신체 기능을 발휘하죠.
생체공학적으로 우리 몸과 가장 비슷한 외골격 신체를 만들려면 3가지의 필수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해요. 첫째로 '기계와 인체의 연결'이에요. 기계가 신체의 일부처럼 연결되려면, 인체가 맞닿는 부위인 피부가 무엇보다 중요해요.
현대 과학자들은 인조 피부에 전기를 흘려서 피부를 자유자재로 부드럽거나 딱딱하게 변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했어요.예를 들어 뛸 때는 인체 조직과 인조 피부가 서로 압력을 받으므로, 인조 피부에 흐르는 전압을 올려요. 그러면 인조 피부가 딱딱하게 변해요. 반면, 천천히 걸을 때는 전압을 낮춰요. 그러면 인조 피부가 부드러워지죠.
둘째는 '역학(力學·물체의 운동에 관한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적으로 자연스러운 동작 연결'이에요.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매우 중요해요. 이를 위해서는 비장애인이 걷거나 뛰고, 멈추는 동작을 녹화 장치 등으로 기록해 근육과 뼈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연구해야 되지요.
마지막으로 '전기적인 신경 신호 체계의 연결'을 통해 우리 뇌가 바라는 대로 의족이 움직이도록 하는 거예요. 다리 근육에 전자 센서를 설치해, 머리에서 다리에 보내는 전기신호가 '뛰어라'인지 '걸어라'인지 알아내요. 그리고 신호를 받은 대로 의족이 움직이게 하는 거지요.
◇생체공학으로 되찾은 한 예술가의 춤
지난 2013년 무용수 에이드리언 헤이즐럿-데이비스는 남편과 함께 미국 보스턴마라톤 대회에 구경을 갔다가 폭탄 테러로 왼쪽 다리를 잃었어요. 재활 치료를 받던 그녀에게 의족 제작의 권위자인 휴 허 교수가 도움을 주게 됐어요. 휴 허 교수 연구진은 '춤을 출 수 있는 의족' 제작에 몰두했어요. 무용수가 춤출 때 인체의 골격과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바닥에 어떤 힘이 작용되는지를 측정하고, 춤의 기본 원리를 연구해 의족에 관련 데이터를 내장시켰어요.
마침내 2014년 테드(TED·세계적 명사들의 지식 공유 강의) 연사로 휴 허 교수가 등장했어요. "보스턴마라톤의 폭탄 테러범은 3.5초 만에 에이드리언을 춤의 무대에서 주저앉게 만들었지만 200일이 걸려 우리는 그녀를 다시 무대로 보냈습니다." 의족을 한 에이드리언은 멋진 룸바춤을 선보였어요. 공연이 끝나자 모든 관객이 기립 박수를 쳤지요. 에이드리언은 "새로운 다리로 춤춘 것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꿈을 이루려는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고 소감을 밝혔어요. 생체공학 기술은 단지 신체를 강하고 빠르게만 만드는 것이 아니랍니다. 다시 산을 오르게 된 등반가, 200일 만에 춤을 추게 된 무용수에게는 삶을 되찾게 도와주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