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수난의 세월을 겪고 난 뒤… '관광도시'로 다시 태어났어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어린이 여러분 모두 꽃놀이는 다녀오셨나요? 가족들과 함께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등산을 다녀온 친구들도 있을 것이고, 서울 여의도나 석촌호수 등 도심 벚꽃축제를 찾은 어린이들도 있을 거예요. 10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는 전국 최대 규모의 벚꽃 축제인 '군항제(軍港祭)'가 막을 내렸어요. 왕벚나무 36만 그루에서 꽃비가 흩날리는 아름다운 장관을 보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여행객들이 몰려들었다고 해요. 한 번 축제를 열 때 200만명 이상 다녀간다고 하니 흥행성이 뛰어난 지역 축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지요. 진해만의 특징이 살아있는 벚꽃 명소로는 다리 위 벚꽃길인 여좌천, 철도와 벚꽃이 조화된 경화역 등이 있어요.
- ▲ 진해의 벚꽃은 어디서나 아름답게 피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여좌천 다리’는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명소랍니다. 약 1.5㎞ 길이의 여좌천 위로 벚꽃과 함께 보행로·다리가 반복되어 장관이 펼쳐지지요. /코레일 제공
그런데 왜 벚꽃 축제의 이름이 군항제일까요? 진해에는 대한민국 해군의 군항이 있기 때문이에요. 초창기에는 해군이 존경하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북원 로터리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 행사의 전부였다고 해요. 이를 1963년부터 벚꽃이 많은 지역 특색을 살려 봄꽃 축제로 개최한 거고요.
하지만 아름다운 벚꽃도 수난시대가 있었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한반도에 심기 시작한 나무라는 이유로 말이지요. 광복 후, 벚꽃이 일제의 잔재라는 의견이 나와 죄 없는 나무를 베어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러나 1962년 식물학자들에 의해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임이 밝혀져 인식이 바뀌게 되었고, 다시 진해는 왕벚나무 묘목을 구해 심고 가꾸며 군항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답니다. 지금 진해는 매년 성대한 벚꽃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요. 지난 3월에는 세계 각지의 원료를 가져와 향수로 만드는 프랑스의 한 고급 향수 회사가 일본 벚꽃이 아닌 '진해 벚꽃'을 주제로 향수를 만들었다고 해요.
과거 경상남도 진해'시'였던 진해는 지난 2010년 창원·마산·진해 통합이 이뤄짐에 따라 인구 100만명이 넘는 통합 창원시의 진해'구'가 되었어요. 원래 이 세 지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서로 경제·문화·사회적 교류가 많아 꾸준히 통합 얘기가 나왔던 곳이었거든요. 지난 2003년에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어 인접한 부산과 함께 경제도시로 더욱 발전해나가고 있어요. 용맹하게 바다를 누비는 해군과 화려한 벚꽃을 강점 삼아 더욱 발전하는 진해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