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글로벌 이슈] 무섭게 똑똑해지는 인공지능, 인간에겐 어림없지!

입력 : 2016.03.23 03:12

[인공지능과 인간]

인공지능과 인간 사고방식의 차이
AI, 법칙에서 답 찾는 '제한적 사고'… 인간은 논리로 '독창적 사고' 해

예측 기반으로 발전하는 AI와 달리 인간은 예측할 수 없는 것 창조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을 계기로 인공지능의 발전을 두려워하는 사회 현상이 나타났어요. 인공지능이란 인간이 갖고 있는 생각하고 배우는 능력을 컴퓨터 등으로 구현한 것이에요. 컴퓨터 시스템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추론하고 판단까지 내릴 수 있기 때문에 활용 분야가 매우 넓지요.

[글로벌 이슈] 무섭게 똑똑해지는 인공지능, 인간에겐 어림없지!
/그림=정서용
지난 2014년 미국 USC대학의 그레치 교수팀은 인공지능의 효율성을 알아보기 위해 최신 인공지능 상담가 '엘리(Elie)'를 앞에 두고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했어요. 그 결과, 사람들은 인간 상담가보다 도리어 인공지능 상담가와 대화할 때 자신의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했답니다. 사람들이 인간보다 기계를 편하게 여길 정도로 기술 발전이 이뤄졌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인공지능이 갖추지 못한 인간만의 강점도 있답니다.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왜 나은지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알아볼까요?

꼬리에 꼬리 무는 독창성은 인간의 전유물

인간과 인공지능은 사고 구조가 비슷하면서도 달라요. 그래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따라 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는 거예요. 인공지능은 생각을 할 때 주어진 전제를 바탕으로 결론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해요. 굉장히 제한적인 추론이지요. 인공지능은 반복되는 현상들을 관찰해 법칙을 형식화하는 사고 구조에 특화되어 있어요. 쉽게 말해 인공지능은 귀납법으로 사고한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러니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연성이 있는 결과를 빠른 속도로 이끌어내는 능력에서는 인공지능이 일정 부분 나을 수도 있어요.

반면 인간은 귀납법과 연역법을 자유롭게 사용해요. 연역법이란 '모든 인간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처럼 이어지는 논리적인 사고방식이에요. 두 가지 이상의 일반 법칙을 조합해 새로운 명제를 만들어내고, 무한한 가능성 중에 유용한 사실을 도출해내는 방식이지요.

인간은 인공지능이 갖지 못한 정교한 신체 능력을 갖고 있어요.
인간은 인공지능이 갖지 못한 정교한 신체 능력을 갖고 있어요. 현재 MIT 연구팀이 개발 중인 로봇도 아직 음료수 캔을 찌그러뜨리지 않고 들지 못한답니다. /MIT
인간은 무수히 많은 가설 중에 어떤 가설이 실험하기에 가치가 있는 가설인지 결정하고, 연역법과 귀납법 등을 자유롭게 사용해 선택한 가설을 검증할 수 있어요. 왜 기계는 이 과정을 똑같이 따라 할 수 없느냐고요? 인공지능은 참인지 거짓인지 헷갈리는 가설을 논리로 세우는 직관력이 없어요. 하지만 인간은 유치원생일지라도 새로운 개념과 독창적인 가설을 세워요. 인간은 창의적으로 생각한 뒤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실험하는 무모함이 있어요. 이렇게 합리성과 비합리성, 규칙성과 불규칙성을 잘 조합하는 것은 인간만 할 수 있어요.

최근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매우 어린 아기도 본능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주는 사건을 더 오래 쳐다보고, 그들에게 가장 많은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는 물건을 능동적으로 가지고 논다고 해요. 이렇게 세상으로부터 자신에게 유용한 데이터를 선택해 얻는 능력은 학습 능력과 창의성 발달에 직결돼요. 반면 인공지능은 선천적으로 이러한 능력을 가지지 못하지요.

인류가 지닌 가장 인간적인 특징은 새로운 것을 의식적으로 창조해내는 거예요. 인간은 규칙을 깨고 새로운 과학·문학·예술을 창조할 수 있어요. 예측을 기반으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은 혁신적인 것을 개발하기 아직까지 힘들어요. 혁신은 예측할 수 없는 비전, 공감, 영감에 따라 나타나고, 이는 인간에게서만 나타나는 고유한 자질인 거죠.

사회적 소통·신체 능력도 인간만 가능

인간은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앞으로도 더 발전할 수 있답니다. 구글은 다음 목표로 인간처럼 서로 협력하고, 팀을 이뤄 소통하는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해요. 하지만, 인공지능에 인간의 소통 능력을 도입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요.

사회적 상호작용은 언어뿐 아니라, 적절한 아이 콘택트와 제스처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 요소를 통해서도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 모든 요소를 인공지능에 도입하기는 현재 상태에서 힘들어요. 인공지능도 언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움직임을 통해 소통하는 것은 더디거든요.

또한 인간은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자 소통을 해요. 즉 의사소통의 동기를 갖고 있어요. 그러나 인공지능은 인간의 감정까지 갖지 못했기 때문에 소통의 동기 부분이 취약합니다. 또 등산·수영·댄스 등을 할 수 있는 정교하고 민첩한 신체 능력도 인공지능에는 없는 능력이지요.

왜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두려워할까요?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느끼며 살아간답니다. 따라서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자아상을 갖게 되는데, 사람들은 이러한 자아상이 위협받는 것을 싫어해요. 다른 사람이 자기와 너무 비슷할 때 우리는 그것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때로는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해요. 인공지능의 발달을 마냥 편리하게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면 돼요. 인공지능 때문에 일부 직업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우리가 더 새롭고 나은 직업을 갖게 될 수도 있답니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