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화창한 봄은 어디에… 황사·초미세 먼지로 뿌옇기만 해
[황사와 초미세 먼지]
사막서 날아온 미세 흙먼지 황사, 건조하고 따뜻한 봄에 자주 일어나
대기오염으로 생기는 미세 먼지는 일년 내내 발생, 겨울에 특히 심해져
입자가 작을수록 인체에 치명적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가 전 세계에서 미세 먼지 농도가 가장 높다고 해요. 황사와 미세 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수십만원이 넘는 공기 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필터 기능을 강화한 마스크가 약국에서 품절되는 일도 있었지요. 때로는 여러분들이 다니는 학교가 휴교를 하고요.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죠. 그런데 황사가 어떻게 생기는지, 미세 먼지와는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지 않나요?
◇미세 먼지는 크기 기준… 황사는 크기 다양해요
황사와 미세 먼지는 둘 다 공기 중에 떠 있는 작은 알갱이예요. 이런 알갱이를 통틀어 '에어로졸(Aerosol·대기 중을 떠다니는 미세한 입자)'이라고 불러요. 우리가 흔히 쓰는 스프레이형 모기약에서 뿜어져 나오는 작은 수분 입자도 에어로졸이에요. 이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서 태양빛을 산란시키고, 공기를 뿌옇게 보이도록 한답니다. 미세 먼지나 황사 흙먼지가 공기 중에 많아지면 시야가 뿌옇게 변하는 것도 같은 원리지요.
황사의 발생 원리가 궁금하시죠? 건조한 비포장도로 위를 커다란 트럭이 '쌩' 하고 지나가면, 흙먼지가 바람에 날려서 공기 중으로 올라가요. 이와 같이 사막처럼 건조한 지역에서 강한 바람에 의해 공기 중으로 날려 올라간 흙먼지가 바로 황사랍니다. 한반도가 있는 동아시아에서는 주로 중국의 고비 사막·내몽골 지역·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바람이 불어 황사가 발생하지요.
- ▲ 그래픽=조선일보 디자인편집팀·안병현
우리나라에 불어오는 황사는 왜 봄철에 기승을 부릴까요? 봄에는 비가 적게 내려 대기가 건조하고, 중국 사막에서 지표면의 공기가 뜨거워지면 상승 기류가 만들어져 흙먼지가 떠오르기 쉬운 데다, 중국에서 우리나라 방향으로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입니다. 겨울철에도 바람이 세게 불지 않느냐고요? 겨울에는 땅이 얼어 있어서 먼지바람이 잘 생기지 않아요.
중국 사막에서 발생하는 황사의 입자 크기는 원래 다양해요. 머리카락보다 굵은 것부터 그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작은 크기도 존재하죠. 그러나 중국 사막에서 우리나라까지 장거리를 오려면 입자 크기가 작고 가벼워야겠죠? 무겁고 입자가 큰 황사는 바람에 의해 공기 중으로 올라가도 금방 땅에 떨어질 테니까요. 실제로 황사 바람이 서해를 건널 때 먼지 입자가 바다에 많이 떨어진다고 해요. 그래서 봄철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황사는 대부분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보다 작답니다.
우리에게 괴로움을 주는 황사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작은 입자를 가지고 있으므로, 미세 먼지의 여러 종류 중 한 가지라고 볼 수 있어요. 황사를 비롯한 미세 먼지는 우리가 숨을 들이마실 때 코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들어와 여러 가지 호흡기 질환을 발생시켜요. 그래서 황사가 부는 날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하지요.
◇초미세 먼지는 국내에서도 많이 발생
그런데 공기 중에는 황사·미세 먼지보다 훨씬 더 작은 먼지 알갱이가 있어요. 바로 초미세 먼지랍니다. 초미세 먼지의 크기는 2.5마이크로미터보다 작아요. 초미세 먼지는 나무를 태울 때, 요리를 할 때, 자동차나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올 때 등 다양한 기체들이 공기 중에 배출되면서 생깁니다. 초미세 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서 우리가 숨을 들이쉴 때 미세 먼지보다도 더 깊숙이 우리 몸에 침투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해요. 최근 초미세 먼지가 우리 몸에 미치는 악영향이 점점 알려지면서, 미세 먼지를 기준으로 대기오염을 측정하던 우리나라가 지난 2015년부터 초미세 먼지에 대해서도 환경 기준을 만들었어요.
초미세 먼지는 일년 내내 만들어지지만, 특히 겨울철에 농도가 높아요. 추운 겨울에는 난방을 많이 해서 가스가 많이 배출되는 반면, 공기는 잘 순환되지 않아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한편,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에는 빗방울이 공기 중의 초미세 먼지를 씻겨 없앨 수 있습니다. 먼지가 많은 겨울에도 가끔 눈비가 내리면 뿌옇던 공기가 환하게 맑아지기도 하지요.
초미세 먼지는 황사 바람과 함께 중국에서부터 우리나라로 불어오기도 합니다. 중국 서쪽에 위치한 사막에서부터 불어오는 황사 바람이 오염 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중국 대도시 지역을 지나면 초미세 먼지를 데리고 들어오는 것이죠. 심지어 중국에서 발생한 초미세 먼지가 태평양을 건너서 미국까지 건너가기도 한다고 하니, 확산력이 어마어마하지요.
황사는 사막에 바람이 불면 생기는 자연현상이지만, 초미세 먼지는 대부분 자동차 배기가스와 난방, 공장 가동 같은 인간 활동에 의해 생기는 것인 만큼 우리가 서로 노력하면 줄일 수 있어요. 초미세 먼지는 심각한 각종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데다, 태양빛을 산란시키거나 흡수해서 온실효과를 일으키고 기후변화를 촉진시켜요. 그래서 많은 과학자가 초미세 먼지가 건강이나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답니다.
오는 5~6월에도 우리나라의 국립환경과학원, 미국 NASA, 국내외 과학자들이 함께 커다란 비행기를 띄워 초미세 먼지의 생성, 소멸, 영향을 관측할 거예요. 초미세 먼지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게 되면 피해도 줄일 수 있겠죠. 여러분도 많은 관심을 갖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