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식물] 버릴 것 하나도 없어… 잎·줄기는 약재로, 씨앗은 식용유 만들어요
입력 : 2016.03.07 03:08
[유채꽃]
지난달 중순 한파가 물러가자 유채꽃이 일찌감치 봄소식을 알렸어요. 제주도에서 피기 시작한 유채꽃은 보름 새 바다를 건너 남해안 들녘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예년보다 꽃이 일찍 펴 유채꽃축제를 준비하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도 덩달아 일정을 당기느라 바쁘다고 하지요. 원래 유채꽃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꽃을 피워 4월 전성기를 맞거든요.
제철 잃은 유채꽃을 두고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지구온난화 탓"이라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봄이면 유채꽃축제가 방방곡곡에서 경쟁하듯 열리는데, 앞서 관광객들을 유치하려면 꽃이 일찍 펴야 유리하겠죠? 유채꽃 중에는 겨울에도 따뜻한 날이 이어지면 제철을 잊고 꽃을 피우는 올품종(같은 농작물 가운데 빨리 성숙하는 품종)과 기름을 얻기 위해 재배하는 늦품종(같은 농작물 가운데 다른 것보다 늦되는 품종)이 있습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축제를 성황리에 개최하기 위해 올품종 유채를 앞다투어 심었고, 최근 유채꽃이 피는 시기가 앞당겨진 것입니다. 지난 연말 날씨가 포근했던 제주도에선 크리스마스 때 유채꽃이 피기도 해 관광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답니다.
제철 잃은 유채꽃을 두고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지구온난화 탓"이라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봄이면 유채꽃축제가 방방곡곡에서 경쟁하듯 열리는데, 앞서 관광객들을 유치하려면 꽃이 일찍 펴야 유리하겠죠? 유채꽃 중에는 겨울에도 따뜻한 날이 이어지면 제철을 잊고 꽃을 피우는 올품종(같은 농작물 가운데 빨리 성숙하는 품종)과 기름을 얻기 위해 재배하는 늦품종(같은 농작물 가운데 다른 것보다 늦되는 품종)이 있습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축제를 성황리에 개최하기 위해 올품종 유채를 앞다투어 심었고, 최근 유채꽃이 피는 시기가 앞당겨진 것입니다. 지난 연말 날씨가 포근했던 제주도에선 크리스마스 때 유채꽃이 피기도 해 관광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답니다.
- ▲ 낙동강 근처에 위치한 경남 창녕군 남지읍 유채밭이에요. 조선시대 명나라로부터 농작물로 들여온 유채는 채소·한약재·기름으로 사람들의 생활에 요긴하게 쓰였다고 해요. 최근에는 봄 풍광을 아름답게 꾸미는 경관 식물로 주로 재배된답니다. /박중춘 제공
유채는 쓸모가 많아 버릴 것이 없는 식물이기도 해요. 여린 잎과 줄기를 나물이나 김치로 먹으면 겨우내 부족해진 비타민A나 D는 물론, 필수 미네랄 16종 중 12종을 보충해주는 수퍼 미네랄 채소입니다. 말린 잎과 줄기는 피를 맑게 하고 부기를 빼주는 약재로 쓰여요. 한의학에선 유채를 약재 이름으로 운대(蕓�)라고 부르지요. 꽃은 무려 한 달 반 동안 흐드러지게 피어 있으며 수많은 벌을 불러 모아요. 그래서 유채 꿀도 유명하지요.
그런데 유채의 진짜 보물은 아름다운 꽃이 아니라 그 씨앗이랍니다. 가늘고 긴 꼬투리에 촘촘히 박힌 씨앗은 속살의 35~47%를 지방이 채우고 있는데, 이 지방을 짜서 기름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유채를 한자로 '기름 유(油)'와 '채소 채(菜)'를 쓰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식용으로 개량되었지만, 유채 기름은 원래 맛이 쓴 데다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산성 물질인 에루크산이 들어 있어 공업용으로 쓰이는 기름이었어요. 주로 기계 작동을 원활하게 돕는 윤활유, 비누·의약품·페인트의 원료로 사용되었지요. 1968년 캐나다 유채협회가 유전자조합(GMO)을 통해 식용이 가능한 품종을 개발하면서 식용 유채 기름인 '카놀라(Canola·캐나다를 뜻하는 'Can'과 산성이 낮은 기름이라는 뜻의 'Oil Low Acid'의 앞머리 글자를 조합해 만든 단어)유'가 등장했답니다. 카놀라유는 값이 싸고 산성도가 낮아 현재 콩기름 다음으로 많이 소비하는 식용유이지요. 하지만 유전자조합 기술을 활용했다는 것이 카놀라유를 섭취하는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어요.
우리나라도 1970년대 들어 식용 유채 품종을 개발하려고 했지만 수입 카놀라 오일의 가격이 워낙 싸서 식용유 공급을 거의 수입에 의존하게 됐답니다. 그렇게 쓰임이 잊히던 유채꽃이 2011년 즈음부터 경관을 가꾸기 위해 많이 심어졌어요. 현재는 꿀이나 화장품의 원료로도 쓰이고 있지요. 특용작물 유채를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