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슈토론] 고액권 폐지

입력 : 2016.03.04 03:11

찬성 - "범죄 예방 효과 있고 경기 활성화 도움 돼"
반대 - "폐지해도 범죄 일어나, 생활 불편만 늘 뿐"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고액권 폐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 총재 마리오 드라기는 "500유로(약 68만원) 지폐가 범죄 목적으로 쓰인다는 국제적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지폐 폐지를 검토 중이라 밝혔습니다.

미국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비슷한 이유로 100달러(약 12만원) 지폐를 없애야 한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고액권이 뇌물 수수, 비자금, 범죄 등 위법 행위에 악용되고 있다는 증거로 발행 대비 회수율이 거론됩니다.

[이슈토론] 고액권 폐지
/이철원 기자
2014년도 500유로권 회수율은 88.7%였으며, 100달러권은 75.3%였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액권인 5만원권의 작년 회수율은 40.1%로 500유로권이나 100달러권보다 크게 낮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도 5만원권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고액권을 폐지하자는 쪽은 범죄 예방 효과 외에도 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합니다. 고액권을 없애고 잔돈 발행을 늘리면 시중에 돈이 더 많이 풀려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된다는 말입니다. 삼성페이 같은 핀테크 기술이 발달해 고액권 필요성이 줄었다는 점도 근거로 듭니다. 캐나다는 2000년에 1천 캐나다 달러 지폐를, 싱가포르는 2014년에 1만 싱가포르달러 지폐를 폐지한 적이 있어요.

반대쪽은 고액권을 없애도 범죄 예방에 효과가 없다고 반박합니다. 1만원권도 충분히 '검은돈'으로 활용될 수 있고 금괴, 보석, 미술품 등 고액권 대체 수단이 많다고 합니다. 또 현금은 경제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존재하는데 이미 잘 쓰고 있는 고액권을 없애면 경기 부양은 커녕 불편함만 늘어날 것이란 말이죠. 경기 부양을 위해선 고액권 폐지 같은 소극적 수단이 아닌 체계적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고액권 폐지, 득(得)이 많을까요? 실(失)이 많을까요?

최보근 NIE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