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세계 유산 탐방] 수많은 침략과 수탈에도 아름다움 지켜온 '불멸의 도시'

입력 : 2016.02.11 03:22

태국 '아유타야 역사 도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국제기구의 활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선발하는 '유네스코 키즈' 제3기 어린이들이 지난달 태국을 다녀왔어요. 어린이들은 방콕에 있는 국제기구를 방문하고, 태국에 있는 세계유산들을 탐방하고 돌아왔지요. '배낭여행객의 천국'이라는 태국은 1년 내내 해수욕이 가능한 열대성 기후, 화려한 금빛으로 치장한 왕궁과 신비로운 사원, '톰얌꿍(새우가 든 매콤·새콤한 국)'을 비롯한 맛있는 해산물 요리가 유명해 많은 여행객이 찾는 나라예요. 지난해 태국 방문객이 약 3000만명, 관광 수입이 무려 600억달러(약 72조원)에 육박한다고 하니 태국이 여행 산업으로 얻는 경제적 이익이 정말 어마어마하지요?

왕실 사원으로 쓰였던 왓차이왓타나람 사원은 ‘긴 통치와 영광의 시대를 위한 성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 옛 아유타야 왕조의 흔적을 느끼게 하지요(왼쪽). 또 다른 주요 유적으로는 왓마하탓 사원의 보리수나무 뿌리로 감싸인 머리만 남은 불상이 있어요(오른쪽).
왕실 사원으로 쓰였던 왓차이왓타나람 사원은 ‘긴 통치와 영광의 시대를 위한 성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 옛 아유타야 왕조의 흔적을 느끼게 하지요(왼쪽). 또 다른 주요 유적으로는 왓마하탓 사원의 보리수나무 뿌리로 감싸인 머리만 남은 불상이 있어요(오른쪽). /위키피디아

입헌군주제 국가인 태국의 정식 명칭은 '타이 왕국(Kingdom of Thailand)'이에요. 태국 국왕은 '차크라바틴(생명의 주인)'이라고 하는데, 현재까지도 국민에게 절대적인 신망과 사랑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다른 입헌군주제 국가보다 국왕의 권한이 큰 편이지요. 현재 태국의 왕조인 짜끄리 왕조는 1782년 시작되었어요. 1767년 아유타야 왕조가 무너진 후, 태국은 혼란기를 거쳐 재통일 과정을 거쳤지요. 이렇게 태국 역사에는 여러 왕조가 존재하는데, 그중 가장 오래 지속된 왕조는 아유타야 왕조랍니다. 태국의 두 번째 왕조인 아유타야 왕조는 1350년부터 1767년까지 417년 동안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지요.

아유타야 왕조의 수도였던 아유타야는 방콕에서 북쪽으로 약 80㎞ 떨어진 곳에 있답니다. 아유타야는 방콕을 관통하는 짜오프라야강 하류의 삼각주 지대에 있는 도시로, 세 개의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 적을 막기 쉽고, 교역을 하기에 편리하며,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했지요. 천혜의 지형 덕분에 오랜 세월 부강한 왕조가 이어질 수 있었던 거예요. 또 아유타야 왕조는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왕을 신처럼 떠받들게 했어요. 이웃 나라와 교역을 확장해 막대한 부를 쌓는 한편, 강력한 왕권으로 불교를 공인하고, 법전을 공포하였고 정치와 문화가 부흥했지요.

아유타야 위치 지도
아유타야 왕조는 부강해진 뒤 권력과 업적을 과시하고자 화려한 건축물들을 세웠어요. 엄격한 도시계획에 따라 왕궁 3곳을 비롯해 불교 사원 375곳과 요새 29곳, 대문 94개가 들어섰다고 해요. 유럽의 무역 상인들은 그 아름다움에 반해 아유타야를 '동양의 베네치아'라고 부르기도 했답니다.

대표적인 유적 중 하나는 '왕궁 안의 사원'을 의미하는 왓프라시산펫이에요. 15세기 말 건축된 이 사원은 아유타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지요. 특히 1499년 황금으로 도금해 만든 거대한 불상이 유명했다고 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1760년대 들어 왕조가 혼란기를 맞자 버마(현재의 미얀마) 군대가 침입해 왔고, 군인들이 불상을 파괴하고 금을 약탈해 갔어요. 지금은 불상이 있던 터와 부분적으로 남은 흔적으로만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지요. 또 다른 대표적 유적으로 왓마하탓 사원에 있는 불상을 꼽을 수 있어요. 버마군의 침입 당시 몸통 부분이 훼손되어 머리만 남은 이 불상은 현재 보리수나무 뿌리에 감싸여, 모든 것을 포용하고 용서하는 듯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있답니다.

1991년 유네스코는 아유타야 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아유타야 역사 도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하였어요. 아유타야의 뜻은 '불멸'이라고 해요. 전쟁과 흐르는 세월 속에서도 역사의 유산을 지켜온 아유타야 역사 도시가 그 이름만큼 오래도록 보존되길 기원해 봅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