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주은의 미술관에 갔어요] 이 작품의 '가치'를 볼 건가요, '가격'을 볼 건가요
입력 : 2015.12.18 03:08
[그림의 가격]
캔버스 1호부터 숫자가 커질수록 크기에 비례해 가격 오를 수 있지만 제작비·노동력만으로 가치 평가 안돼
국제시장통용 '미술가격지수' 필요
지난달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는 이탈리아 화가 모딜리아니의 작품 '누워 있는 나부'가 우리 돈으로 약 1972억원에 거래됐어요. 몇 채의 건물을 사고도 남는 큰돈이지요. 경매란 미술품 애호가들을 모아놓고 저마다 가격을 부르게 경쟁시킨 뒤,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르는 사람이 최종으로 작품을 사게 되는 판매 방식이에요. 물론 무턱대고 가격을 부르는 것은 아니에요. 작품마다 평가된 기본 가격이 있어서, 그 가격부터 경매가 시작돼요. 그런데 작품의 가격은 도대체 어떻게 정해질까요? 오늘은 작품의 가격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우리나라 미술품 시장에서는 그림의 가격을 정할 때 호(號·캔버스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당 가격을 매겨요. 1호부터 시작하여 숫자가 커질수록 캔버스도 커지고, 가격도 올라가요. 1호는 큰 엽서 크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요. 10호는 편지지의 10배, 100호는 100배 크기라고 알려져 있지만, 꼭 정비례하지는 않아요. 그림 가격은 해당 작가의 '호당 가격'에 호수를 곱해 계산하지만, 20호 이상의 크기가 되면 100호·200호 등 큰 단위를 기준으로 해 가격 폭이 뛰어요. 110호·120호·130호 규격은 대략 100호를 염두에 두고 가격을 산정하지요.
우리나라 미술품 시장에서는 그림의 가격을 정할 때 호(號·캔버스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당 가격을 매겨요. 1호부터 시작하여 숫자가 커질수록 캔버스도 커지고, 가격도 올라가요. 1호는 큰 엽서 크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요. 10호는 편지지의 10배, 100호는 100배 크기라고 알려져 있지만, 꼭 정비례하지는 않아요. 그림 가격은 해당 작가의 '호당 가격'에 호수를 곱해 계산하지만, 20호 이상의 크기가 되면 100호·200호 등 큰 단위를 기준으로 해 가격 폭이 뛰어요. 110호·120호·130호 규격은 대략 100호를 염두에 두고 가격을 산정하지요.
- ▲ 제임스 휘슬러,‘ 검정과 황금색의 야상곡’, 1874. 평론가 존 러스킨이 물감을 내던져 그렸다고 비판한 그림이에요. 이 그림을 그린 휘슬러는 러스킨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했고, 재판에서 휘슬러가 승소해 그림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지요.
- ▲ 지난달 9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모딜리아니의‘누워 있는 나부’가 약 1972억원에 낙찰되었어요. /크리스티 경매 제공
- ▲ 존 러스킨
결과적으로 재판은 휘슬러의 승리로 끝났어요. 미술가의 붓질에는 고유한 매력이 있고, 그 매력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판결이 난 셈이지요. 이제 아셨지요? 작품의 가격은 미술가의 시간당 작업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하지만 이건 기억하세요. 한 획을 매력적으로 긋기 위해 미술가들은 이미 엄청난 시간을 들였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최근 국내에서 호당 가격제의 대안 역할을 하는 경매 방식으로 미술품 가격을 결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앞으로 미술품 거래가 더 활발해지려면, '메이-모제스 가격지수' 같은 미술품 작품 가격지수를 만들어 정착시킬 필요도 있어요. 메이-모제스 가격지수란 뉴욕과 런던 등에서 거래되는 고가 미술품들의 가격 동향을 토대로 만들어진 지표로, 국제 미술품 시장에서 가격을 결정할 때 공신력 있게 쓰이지요. 우리나라도 국제 수준에 맞는 기준과 제도를 바탕으로 투명한 거래가 이루어져야 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