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클래식 따라잡기] 발레리나에 환호할 땐 "브라바~"

입력 : 2015.11.13 03:08

[발레]

이탈리아 재정 과시 수단으로 시작, 프랑스·러시아 거쳐 지금의 발레로
토슈즈·튀튀… 표현 더욱 아름답게… 공연 중 박수 환호해도 괜찮아요

국립발레단의 예술 감독인 강수진이 내년 7월 22일 독일에서 예정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오네긴'을 끝으로 30년 발레리나 인생을 마감하고 은퇴하겠다고 밝혔어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는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연을 했지요. 굳은살에 피멍·고름까지 있는 상처투성이 발, 감동을 선사하는 공연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그녀의 은퇴에 많은 사람이 아쉬워하지요.

오늘은 친숙하지만 생소한 발레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쉽게 풀어 알려 드릴게요.

◇이탈리아·프랑스·러시아 거쳐 꽃피운 발레

국내외 훌륭한 발레리노가 몇몇 있지만, 아직까지 남성 무용수는 그 수가 많지 않아요. 하지만 초창기의 발레 공연자들은 모두 남성이었다고 해요. 15세기 이탈리아, 발레는 위엄과 넉넉한 재정을 다른 나라에 과시하기 위한 왕궁의 사교춤에서 시작되었어요.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이 지난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국에서 마지막 공연 ‘오네긴’에서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어요. 강수진은 내년 해외 공연을 끝으로 현역 발레리나에서 물러나 후학 양성에 힘쓰겠다고 은퇴를 선언했죠.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이 지난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국에서 마지막 공연 ‘오네긴’에서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어요. 강수진은 내년 해외 공연을 끝으로 현역 발레리나에서 물러나 후학 양성에 힘쓰겠다고 은퇴를 선언했죠. /뉴시스

발레(Ballet)라는 말은 이탈리아어 발라레(ballare·춤을 춘다)에서 유래하였지요. 이탈리아 귀족 사회에서 유행하던 발레는 1553년, 14세의 나이로 프랑스 왕궁으로 시집을 간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카트린 드메디시스 왕비에 의해 프랑스 왕궁에서 발전하게 되었어요. 그 후 연극·오페라에서 같이 공연하던 발레가 독립된 공연으로 분리되어 나왔고, 19세기 초 발레만을 공연하는 오늘날의 무언극 발레가 대중화되지요. 이 시기를 낭만 발레 시기라고 불러요.

프랑스에서 꽃을 피운 낭만 발레는 이후 러시아에서 고전 발레로 더욱 화려하게 다듬어져요. 오늘날 발레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끼 인형'을 만든 곳도 바로 러시아지요. 우리나라는 이후 1974년에야 정식으로 국립발레단이 발족하여 다른 나라에 비해 늦은 시작을 했죠. 하지만 지금은 실력으로 세계 상위권 안에 들 정도로 빠른 발전을 한 편이에요.

◇토슈즈·튀튀… 발레의 아름다움 보여줘요

토슈즈 사진
토슈즈의 끝부분은 아교로 단단하게 고정한 종이로 만들어 무용수가 발끝으로 설 수 있게 해주지요. /Getty images/멀티비츠

매혹적인 신의 선물과 같은 발레 슈즈·발레 의상을 본 적 있나요? 우리가 발레하면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토슈즈는 1820년쯤 발명되었어요. 신발 끝부분을 여러 겹의 종이를 아교로 고정시켜 딱딱한 나무처럼 되도록 만든 이 신발 덕분에, 여성 발레 무용가들이 발끝으로 섰을 때 더욱 아름다워 보이게 되었어요. 토슈즈가 발명되기 전에는 발레가 지금처럼 '발끝으로 서는' 모습이 아니었다고 해요. 발끝으로 서는 모습은 우아한 춤을 추게 하지만 그렇게 서기까지 발가락이 뭉개지는 고통을 참아야 하지요. 한편, 남성 무용가는 토슈즈 대신 역할에 맞는 발레 슈즈를 신어요.

발레 의상은 튀튀(tutu)라고 하는데, 낭만 발레 시기 발목까지 내려오는 하얀색 항아리 모양 튀튀가 처음 만들어졌어요. 그 후 화려하고 생동감 있는 기교를 잘 보이도록 자랑하고 싶었던 발레리나 카마르고가 의상의 길이를 발목 위까지 짧게 만들어 로맨틱 튀튀(Romantic tutu)가 탄생하게 되었지요. 여성 무용가들의 발 기술이 개발되면서 튀튀는 점차 짧아졌고, 1880년쯤 기교가 탁월했던 이탈리아 발레리나들이 우산이 뒤집힌 것처럼 생긴 오늘날의 클래식 튀튀(Classic tutu)를 처음 입은 것으로 추정하지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발레리나' '발레리노'가 실은 실력과 예술성이 뛰어난 등급의 무용가에게 붙이는 호칭이라는 것 알고 있나요? 그렇다면 발레단 안에서 수석 무용가를 부르는 말은 뭘까요? 여자 수석 무용가는 프르미에르 당쉐즈, 남자 수석은 프르미에 당쉐르라고 불러요. 또 독무(獨舞·혼자서 추는 춤)를 출 수 있는 무용가는 솔리스트라고 해요. 조화가 중요한 군무(群舞·여럿이서 추는 춤)는 코르 드 발레라고 하고, 군무의 리더 역할을 하는 무용수를 코리페라고 하지요.

◇발레를 보러 갈 때 신경 쓸 것들

서양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도 발레 공연을 관람하는 날만은 신경을 써서 깨끗한 정장을 입는다고 하지요. 그래서 '역시 발레 관객은 부자가 많군!'이라고 사람들이 착각을 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관람을 갈 때 꼭 정장을 입을 필요는 없어요. 단정한 옷차림이면 충분하죠. 발레는 음악회와는 달리 공연 중간에라도 박수를 칠 수 있어요. 만약 공연이 너무 훌륭해 박수로 부족하다고 느낄 땐 어떻게 할까요? 남자 무용수에게는 '브라보(Bravo·잘한다)', 여자 무용수에게는 '브라바(Brava)', 여러 명에게는 '브라비(Bravi)'라고 환호해주세요.

[발레 공연 관람 Tip]

1. 꼭 정장을 입지 않아도 단정한 옷차림이 좋아요.
2. 사진 촬영은 무용가들의 균형감각을 방해해요.
3. 공연 중간에 박수를 쳐도 괜찮지만, 고난도 회전 땐 자제해야 해요.
4. 박수로 부족할 땐 '브라보' '브라바' '브라비'라고 환호해 주세요.

[국내외 유명 발레단]

ㅡ 세계 : 볼쇼이 발레단·키로프 발레단·마린스키 발레단(러시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강수진씨가 수석 무용가로 있는 곳으로 다국적 단원을 둔 독일 발레단)·프랑크푸르트 발레단(독일), 몬테카를로 발레단(모나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샌프란시스코 발레단·보스턴 발레단(미국), 캐나다 국립발레단(캐나다)

ㅡ 우리나라 : 국립발레단·유니버설 발레단·서울 발레 시어터 등

문치빈·문치빈발레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