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세계유산 탐방] '팔라지' 등 옛 유적서 척박한 사막에 적응한 고대인의 지혜 볼 수 있어
입력 : 2015.10.07 03:08
[27] 알 아인의 문화 유적지
유네스코(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UNESCO)는 인류의 소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잘 전수하기 위해 세계기록유산을 선정하고 있어요. 세계기록유산의 등재 여부는 2년마다 개최되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를 통해 결정되는데요. 제12차 IAC가 10월 4일(현지시각)부터 6일까지 3일간 아랍에미리트의 수도인 아부다비시에서 열렸답니다. 이번 IAC가 개최된 아랍에미리트는 아라비아 반도 동북부 걸프만 해안가에 있는 토후국(Emirates) 7개로 이루어진 나라예요. 각 토후국의 자율권을 존중하면서도 국제사회에서는 하나의 연합국으로 활동하는, 합의제 형태의 연방제 국가라고 할 수 있죠.
- ▲ 다양한 선사시대 문화를 알려주는 흔적이 있는 아랍에미리트의 알 아인 문화 유적지. /Corbis 토픽이미지
아부다비의 동쪽 '알 아인(Al-Ain)'에는 선사시대 이래 인류의 문화적 발전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알 아인 문화 유적지'가 있습니다. 알 아인은 오만, 아라비아반도, 페르시아만, 메소포타미아를 잇는 고대 교통의 중심지이자 상업의 중심지로, 5000년 전부터 인류가 거주해오는 도시예요. 이곳에는 신석기시대 수렵과 채집의 증거부터 정착 생활이 시작된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의 유물이 동시에 보존되어 있어, 수렵·채집 문화에서 정착 문화로 발전한 사회적 진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답니다.
알 아인에서 발견된 많은 유적 중 특히 흥미로운 것은 관개시설인 '팔라지'(falaj)인데요. 기원전 2000년에서 기원전 1000년 사이 알 아인에 살던 사람들은 멀리 떨어져 있는 물을 수로로 운반하기 위해 '팔라지'를 개발했어요.
그 외에도 알 아인의 문화 유적지에서 발견된 원형 무덤들에서는 고대 문명 간 교역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알 아인의 일부 무덤에서는 메소포타미아(오늘날의 이라크 지역)에서 수입된 채색 도기와 구슬 등이 발견돼 원거리 무역이 성행했음을 알려주고 있지요.
알 아인 사람들은 이처럼 독특한 농업 방식과 건축 양식, 관개시설을 개발해 척박한 사막 환경에 적응하며 그들만의 문화를 발전시켰어요. 알 아인에서 발달한 고대 문명은 오랜 세월 동안 인류가 사막 환경에 어떻게 적응했고, 어떠한 상호작용을 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 결과 '알 아인의 문화 유적지'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1년 아랍에미리트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답니다.
[1분 상식] 토후국(土侯國)이란?
토후국이란 과거 서아시아와 인도 등에서 영국의 지배와 보호를 받던 세습군주제 나라를 뜻해요. 현재 아랍에미리트를 구성하는 아부다비, 두바이, 샤르자, 아지만, 움알카이와인, 라스알카이마, 푸자이라를 비롯해 카타르 등이 토후국으로 남아 있습니다. 과거 인도 제국의 토후국은 번왕국이라고 부르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