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진으로 보는 세계] 알프스 산맥 위 집의 지붕, 돌로 만든 이유는?

입력 : 2015.10.05 03:30

인류는 추위와 더위,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안락한 보금자리인 주택을 만들었어요. 이때 유리한 기후 조건은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불리한 기후 조건은 극복하려 애썼답니다. 그래서 다양한 지역에 존재하는 전통 가옥의 모습은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지요.

알프스 산골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지붕 사진
알프스 산골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지붕. /한성필 사진작가

알프스의 굽은 산길을 따라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에 들어서면 왼쪽 사진과 같은 낡은 종탑과 오래된 가옥들을 볼 수 있어요.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집 지붕을 판 모양의 돌을 쌓아 만들었다는 것이에요. 이 지역의 건물들은 겨울철 강풍과 많은 눈으로 지붕이 날아가거나 무너지지 말라고, 이렇게 무거운 돌로 지붕을 만든다고 해요. 우리나라 강원도 평창에도 푸른빛을 띠는 점판암인 청석을 지붕 위에 가지런히 올린 집이 있어요. 오랜 세월 튼튼하게 버틸 수 있다고 일명 천년 능애(능애: 지붕을 일 때 기와처럼 쓰는 얇은 돌이나 나뭇조각을 뜻하는 '너새'의 방언)라고도 불리죠. 이곳은 주로 밭농사와 사냥을 하면서 지내는 산골이라 짚이나 기와 같은 지붕을 얹을 만한 재료를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돌을 이용한 것이랍니다. 이처럼 각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여 지어진 전통 가옥들은 인류가 자연환경에 적절히 대처한 지혜의 산물이라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세계 전역에서는 근대화와 산업화라는 이름 아래 이러한 전통 가옥이 현대식 가옥으로 대체되고 있죠. 특히 핵가족화와 도시화로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는 사진 속에 보이는 집단 주택의 유형인 아파트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주거 공간으로 인식되며 보편화하고 있어요. 아파트의 기원은 약 2000년 전인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근대적 아파트의 모습은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이 일어나며 등장했지요. 수많은 농민이 농촌에서 밀려나와 도시로 몰려들자 도시의 주택 부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어요. 당시 도시 빈민들은 햇볕과 바람도 한 점 통하지 않는 지하 주택에 살면서 늘 심각한 질병에 시달렸죠. 이에 주택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급된 집합 주택이 바로 아파트예요.

도시의 산업화로 발달하게 된 현대식 가옥 중의 하나인 아파트 사진
도시의 산업화로 발달하게 된 현대식 가옥 중의 하나인 아파트. /한성필 사진작가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를 보면 1960년 세계 인구의 34%가 도시에 살았으나 2014년에는 54%가 도시 지역에 살고 있으며, 이들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도시에 밀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여전히 급증하는 도시 인구에 대한 현명한 주거 해결책은 과연 무엇일까요?

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인 오늘(10월 5일)은 UN이 제정한 '세계 주거의 날'이랍니다. 위험하고 불안정한 주거 환경에 놓여 있는 우리 이웃들을 살펴보며 그들을 돕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한성필(사진작가) |
글=김옥선(용인 백현중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