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개념쏙쏙! 수학] 미로 찾기 안 풀리면 도착점에서 다시 시작해봐요

입력 : 2015.09.24 03:08

어려워 보이는 미로 문제 풀 때 도착점서 거꾸로 연결하는 것도 방법
순서대로 생각했을 때 복잡한 문제 뒤집어 생각하면 쉽게 풀 수 있어… 수학 넘어 일상생활에도 적용돼요

"아. 또 막혔어. 이 미로 정말 복잡해…."

용희는 수학책에 있는 미로 문제가 잘 안 풀어지자 머리를 긁적거리며 투덜댔어요.

"재미로 푸는 문제에 짜증을 내면 어떡하니?"

"그럼 아빠도 한번 풀어보세요."

"어디 한번 해 볼까? 여기가 도착점이지?"

아빠는 도착점에서부터 거꾸로 선을 그어 나갔어요.

"어? 거기는 출발점이 아니라 도착점인데요?"

"하하. 나도 알아. 어차피 출발점은 도착점과 연결되니 도착점부터 시작하더라도 결과는 같잖아? 자. 봐라, 거꾸로 풀다 보니 길이 더 잘 보이지?"

"진짜 쉽게 풀렸네요? 그래도 이건 반칙이잖아요."

[개념쏙쏙! 수학] 미로 찾기 안 풀리면 도착점에서 다시 시작해봐요
/그림=나소연
"무슨 소리. 뒤집어 생각해 보는 것은 문제 풀이 방법의 하나야. 특히 수학 문제의 경우 어려워 보이는 문제도 뒤집어 보면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아."

"예? 수학 문제를 뒤집는다고요?"

"자. 이 문제를 풀어 봐라. 용돈 1000원을 받아 지갑에 넣고, 400원짜리 아이스크림과 850원짜리 라면을 샀는데 지갑에 1250원이 남았다면 용돈을 받기 전에 있었던 돈은 얼마일까?"

"어? 우선 1000원에서 400을 빼고 850을 빼고…. 아. 뭔가 복잡해요."

"하하. 그럼 이 문제를 한번 뒤집어볼까? 더한 것은 빼고, 뺀 것은 더하면서 말이지. 1250원에 400을 더하고, 850을 더하고 나서 1000원을 빼 보렴. 그럼 답이 나올 테니."

"1250+400+850-1000=1500, 처음 있었던 돈이 1500원? 아. 정말 딱 맞네요?"

"자. 그럼 이 문제도 한번 풀어봐. 어떤 버스가 출발하여 첫 번째 정거장에서 30명의 승객이 내리고 두 번째 정거장에서 남은 승객의 절반이 내렸더니, 남은 승객이 12명이었다면 버스에는 몇 명이 타고 있었을까?"

[개념쏙쏙! 수학] 미로 찾기 안 풀리면 도착점에서 다시 시작해봐요
/그림=나소연
"아. 이 문제도 어려워 보이는데…. 뒤집어 보라고 하셨죠? 12명에 2를 곱하고 30을 더하면 54명. 이번에도 딱 맞아요!"

"어때? 순서대로 생각했을 때는 복잡해 보여도 뒤집어 생각해 보니 쉽게 풀렸지? 그럼 용희야, 삼각형의 넓이 구하는 공식은 알고 있니?"

"네. 밑변×높이× 1/2이잖아요."

"그럼 삼각형의 넓이를 왜 그런 공식으로 구하는지 알고 있니?"

"그건 잘 모르겠어요."

"자. 그것도 뒤집어 생각해 보면 쉬워. 넓이를 구하려는 삼각형과 똑같은 삼각형을 서로 뒤집어서 붙여보면 이런 평행사변형이 만들어지잖아? 그런데 평행사변형은 이렇게 수직으로 자른 한쪽 부분을 반대 부분에 붙이면 직사각형이 되지. 그래서 직사각형을 구하는 공식에 반을 나누는 공식이 만들어진 거야. 사다리꼴 또한 같은 크기의 사다리꼴을 하나 더 뒤집어서 붙이면 평행사변형이 만들어지잖아?"

"아하. 그래서 사다리꼴 넓이 공식이 (윗변+아랫변)×높이×1/2인 거구나. 뒤집어서 생각하니 정말 간단하게 풀 수 있네요."

"자. 원기둥의 부피는 밑면의 넓이×높이지? 그렇다면 이렇게 비스듬하게 잘린 원기둥의 부피를 구할 수 있겠니?"

[개념쏙쏙! 수학] 미로 찾기 안 풀리면 도착점에서 다시 시작해봐요
/그림=나소연
"아. 이것도 혹시…앗. 알았어요! 똑같은 모양을 거꾸로 붙이면 원기둥이 되잖아요? 그러니 원기둥의 넓이를 구한 후 반으로 나누어 주면 돼요!"

"오. 잘했다. 어때? 뒤집어 생각하는 방법을 몰랐더라도 풀 수 있었을까?"

"아니요. 아마 문제만 보고 포기했을 거예요."

"그래. 뒤집어 생각하는 습관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게 하여 줘. 그래서 훌륭한 수학자들은 뒤집어 생각하는 데 익숙했지. 예를 들어 수학자 가우스는 10살 때 1에서 100까지 더하는 문제를 1에 2를 더하고 또 3을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 수와 마지막 수를 더하는 방식을 사용했지. 1+100, 2+99, 3+98… 이런 방식으로 말이야. 그랬더니 101이라는 똑같은 답이 100의 절반인 50번 나온다는 것을 알고 101에 50을 곱하여 5050이라는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었어."

"와. 정말 수학자들은 남다른 것 같네요."

"뒤집어 생각하는 건 수학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야. 네가 좋아하는 회전 초밥도 사람이 음식을 나른다는 생각을 뒤집어 음식이 직접 회전하며 사람을 찾아가게 한 것이고 러닝머신 또한 사람이 뛰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정지 상태에서도 달리기할 수 있게 한 거야. 요즘 유행하는 셀카봉 또한 타인이 찍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뒤집은 거지. 공항 가까이에 있던 공원에서는 비행기 소음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소음에 반응하여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대를 만들자 사람들이 오히려 비행기가 오기를 기다리게 된 사례도 있고. 이처럼 뒤집어 보는 생각은 창의력을 발달시키고 그로 인해 다양한 발명품이 만들어지기도 한단다. 무엇보다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일들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 긍정적인 사고도 길러주지."


[관련 교과]
4학년 2학기 '평면도형의 둘레와 넓이', 5학년 2학기 '문제해결 방법 찾기'

[함께 생각해봐요]

어떤 수에 4를 곱하고 8을 더하고 나서 4를 나누고 10을 뺐더니 5가 되었어요. 그렇다면 어떤 수는 얼마일까요?

답: {(5+10)*4-8}/4 = 13}

검산: (13*4+8)/4-10 = 5)

김은숙 어린이 수학 전문 저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