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진으로 보는 세계] 걸어야 지킬 수 있어요… '깨끗한 지구'

입력 : 2015.09.21 03:08
사진 속 눈부신 조명 아래로 낡고 푸른 자동차 한 대가 보이네요. 이곳은 패션과 문화의 중심지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랍니다. 세계 최초 증기 기관으로 작동하는 자동차가 발명된 이곳 프랑스는 스스로 움직이는 탈것의 시대를 열었던 곳으로도 유명하지요. 더없이 화려하고 현대적인 이 거리에서 이런 낡고 오래된 자동차는 때론 이질감을 불러오기도 해요. 그러나 파리를 비롯해 유럽 대도시를 거닐다 보면 이런 오래된 자동차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자동차들은 연비가 낮고, 고장이 잦아 점점 더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하고 있지요.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서 본 오래된 자동차.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서 본 오래된 자동차. /한성필 사진작가
자동차의 교체 주기가 스마트폰 교체 주기만큼이나 빨라진 오늘날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 수는 이미 2000만대를 훌쩍 뛰어넘었어요. 더불어 경제 발전과 함께 자동차 보유 수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빠르게 늘어나는 자동차로 인한 교통 혼잡을 막을 수 있는 도심 교통정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한때 도로 공간 확충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도로 공간을 2배로 늘렸어요. 그러자 자동차 수가 4배로 증가했다고 해요. 단순히 도로 공간 확충만으로는 원활한 차량 흐름을 만들 수가 없었던 거죠. 그러나 원활하지 못한 교통을 만드는 주체를 자동차가 아닌 사람으로 놓고 본다면 어떨까요?

오른쪽 사진 속 도로에 깔린 레일 위를 지나는 트램(Tram)을 보세요. 트램은 프랑크푸르트와 프라하·로마 등 유럽 좁은 골목과 가파른 언덕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랍니다. '땡, 땡, 땡~'하는 경쾌한 종소리와 함께 느리지만 여유롭게 달리는 사진 속 노란 트램은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을 대표하는 대중교통이죠. 19세기 말 미국에서 처음으로 실용화된 트램은 나라별로 짧게는 60여 년에서 길게는 100여 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어요. 현재도 여전히 세계 각지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답니다. 최근 들어 유럽의 많은 도시가 도심 내 대중교통 수단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한 버스의 운행을 제한하고, 트램의 노선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해요. 이는 기후변화 협약에 대응하여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가치가 반영된 것이지요.
포르투갈 리스본의 대중교통 수단인 노란 트램.
포르투갈 리스본의 대중교통 수단인 노란 트램. /한성필 사진작가
내일(9월 22일)은 교통량 감축과 환경 개선을 위해 도심에서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자는 시민운동의 날인 '세계 차 없는 날'이랍니다.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과 교통 문제를 함께 생각하는 날이죠. 이날 하루만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이동해 보세요. 여러분이 걷는 걸음만큼 지구는 더 푸르러 질 것입니다.

김옥선 용인 백현중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