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키즈

[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친구와의 우정, 서로의 입장 이해할 때 더 오래가요

입력 : 2015.09.17 03:08
보물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려워요. 옛날부터 많은 사람이 보물을 찾으려고 무던히 노력해 왔지만, 대부분은 실패에 그쳤지요. 그래서 보물을 발견한 운 좋은 사람들은 그 보물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고이 간직하고 매우 귀하게 여겼어요. 그런데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아도 잃기는 무척 쉬운 보물이 있어요. 무엇일까요? 바로 '친구'예요. 오늘은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보물처럼 반짝이는 친구 사이가 되었다가, 실수로 우정이 깨지게 된 토끼와 늑대의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옛날 옛적에 '토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기 늑대'와 '늑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토끼'가 살고 있었답니다. 어느 날 아기 늑대는 삼촌 늑대와 사냥을 가던 길이었는데, 갑작스러운 사고로 삼촌이 돌아가셨어요. 혼자가 된 아기 늑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지요. 그런데 그때 근처 땅굴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어요. 아기 늑대가 소리 나는 곳으로 머리를 넣고 들여다보니 작은 동물 하나가 침대에 누워 책을 읽고 있었지요. 바로 토끼였어요. 아기 늑대가 토끼에게 도움을 청하자 토끼는 기꺼이 도와주겠다며 따라나섰어요.

[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친구와의 우정, 서로의 입장 이해할 때 더 오래가요
/웅진주니어 '룰루와 톰'
삼촌 늑대를 산에 묻으러 가는 길에, 아기 늑대는 토끼에게 '네가 토끼냐'고 물었어요. 토끼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이름은 '톰'이라고 알려주었지요. 이번에는 톰이 '네가 늑대냐'고 물었어요. 아기 늑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름은 없다고 말했지요. 톰은 아기 늑대에게 '룰루'라는 멋진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그러고는 룰루에게 정말로 늑대가 토끼를 잡아먹는지 조심스레 물었어요. 룰루는 자신은 아직 토끼를 잡아먹어 본 적이 없다고 대답했지요. 그러자 톰도 룰루가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이야기했어요. 속마음을 터놓은 둘은 아주 친해져서 몇 날이고 몇 달이고, 온종일 함께 지냈어요.

톰은 룰루에게 구슬치기, 책 읽기, 숫자 세기,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어요. 룰루는 톰이 다른 토끼들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연습시켜주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룰루는 톰에게 무서운 게 어떤 것인지 알려주려고 '늑대 겁내기' 놀이를 했어요. 너무 무서워진 톰은 토끼굴로 쏙 들어가서는 꼼짝도 하지 않았지요. 당황한 룰루가 절대로 톰을 잡아먹지 않겠다고 맹세를 하고, 톰은 자기에게 무척 소중한 친구라고 이야기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토끼굴 앞에서 며칠을 기다리던 룰루는 슬퍼하며 산으로 떠났어요. 그곳은 늑대의 산이었어요. 그런데 그 산의 늑대들은 낯선 룰루를 보고 마구 공격을 해댔지요. 룰루는 허겁지겁 도망치면서 늑대 겁내기가 어떤 것인지, 톰이 얼마나 무서웠을지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어요. 죽을 고비를 넘긴 룰루는 톰을 찾아가서 간밤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톰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어요. 그리고 다시는 겁주지 않겠다고 약속했지요. 이야기를 다 들은 톰은 굴에서 나와 룰루를 꼭 안아 주었어요. 그렇게 둘은 다시 사이좋은 친구가 되었답니다.

친구와 나는 서로 달라요. 잘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모두 다 다르지요. 나와 다르기 때문에 친구에게 호감을 느낄 수도 있고, 서로의 다른 능력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다름으로 인해 친구를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생기곤 해요. 때로는 이 다름 때문에 서로 마음을 다치게 되기도 하고, 다툼이 반복되다 보면 친구를 잃게 되기도 하지요. 소중한 친구와 오래도록 잘 지내고 싶다면, 그 친구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내 잘못이 무엇인지, 그때 친구가 얼마나 서운했을지 깨달을 수 있을 거예요.

[부모님께]

친구와 다퉈서 속상하다면, 마음속으로 '만약 내가 ○○라면?', '○○는 그때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하고 질문해 보세요. 서로 마음을 헤아리고, 용기 있게 사과한다면 친구와의 귀한 우정을 오래도록 예쁘게 이어갈 수 있을 거예요.

방민희 서울 관악초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