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진으로 보는 세계] 일직선으로 된 국경선, 아프리카에 많은 이유는?

입력 : 2015.09.14 03:21

시원스레 거대한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사진 속 장소는 우리나라에서 지구를 반 바퀴를 돌아야 만날 수 있는 이구아수 폭포랍니다. 이곳 원주민 언어로 이(y)는 '크다(big)'를, 구아수(guasu)는 '물(water)'을 의미한다고 해요. 즉 거대한 물이라는 뜻이죠. 과거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기에는 이렇게 큰 강이나 높은 산으로 가로막힌 곳은 양쪽 지역 간 문화 차이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이러한 지형이 국경이나 지역의 경계가 될 때가 잦았는데,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지요. 이곳 이구아수 폭포가 위치한 이구아수 강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계가 됐어요. 굽이굽이 흐르는 이구아수 강물 위로 두 국가의 국경선이 지나간답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국경에 놓여 있는 이구아수 폭포 사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국경에 놓여 있는 이구아수 폭포. /한성필 사진작가

그런데 세계지도 속 아프리카 대륙 위에 그려진 국경선은 참 특이해요. 다른 대륙의 지도에서는 자연적 지형물을 따라 구불구불한 모양으로 국경선이 그려져 있는데, 이 지역은 일직선으로 쭉 뻗어 있죠. 이는 유럽 국가들의 아프리카 식민지 쟁탈전과 관련이 있어요. 이것의 시작은 1876년 벨기에의 레오폴드 2세가 자국 탐험가를 후원한다는 이유로 중앙아프리카에 '벨기에령 콩고'를 건설하며 시작됐어요. 이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구 열강은 아프리카 지배에 관한 쟁점들을 정리하기 위한 자리로 1884년 '베를린 회의'를 개최하며 식민지 분할을 공식화하게 된답니다. 특히 이 회의에서 확정된 아프리카의 분할 선은 원주민의 부족과 언어 그리고 문화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열강의 편의에 의해 그어지게 됐어요. 사진 속 사하라 사막의 경우, 극단적으로 지도 위에 위도와 경도에 따라 자를 대고 그은 선이 국경선이 된 지역도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곳 아프리카는 다른 어느 대륙보다 직선 형태의 국경선이 많은 곳이 되었지요. 이처럼 국경은 두 나라 사이의 경계라는 단순한 선을 넘어 한 나라의 굴곡진 역사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일직선의 국경선이 지나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사진
일직선의 국경선이 지나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한성필 사진작가
그런데 이런 인위적인 국경선으로 수많은 아프리카 국가가 독립과 함께 또 다른 문제점을 마주하게 되었어요. 서로 다른 부족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의도하지 않게 한 나라로 묶여 서로에 대해 심각한 갈등을 분출하기 시작한 것이죠.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에서 이러한 부족 간 갈등은 내전을 유발하게 되었고, 수많은 난민도 만들어냈어요. 난민들의 목숨을 건 탈출 행렬은 지금 현재도 진행 중이랍니다. 몇 나라의 욕심이 부른 비극적 내전은 언제쯤 끝이 날 수 있을까요?


사진=한성필(사진작가) |
글=김옥선(용인 백현중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