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세계유산 탐방] '인도양의 진주' 스리랑카 왕국의 영광… 거대 유적지에 고스란히

입력 : 2015.09.09 03:08

[25] 폴로나루와 고대 도시

어제(9월 8일)는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문해의 날(International Literacy Day)'이었어요. 문해란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말하는데, 이날을 기념해 유네스코는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매년 문해 교육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세종대왕 문해상'을 시상하고 있어요. 올해에는 모잠비크의 교육 관련 NGO인 아소시아상 프로그레소와 스리랑카의 국립교육연구소가 상을 받았어요. 특히 스리랑카 국립교육연구소의 '열린 학교'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세종 문해 교육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고 있어 수상의 의미가 더욱 각별하죠. 아이들은 이곳에서 글을 읽고 쓰는 법을 배운답니다. 그런데 스리랑카의 공용어는 3개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전체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신할리즈족의 언어인 신할리즈어와 20% 정도를 차지하는 타밀족이 쓰는 타밀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과거의 영향으로 사용하게 된 영어가 스리랑카의 공용어랍니다.

뛰어난 돌 조각 기술로 만든 ‘갈 비하라 사원’ 등이 있는 스리랑카의 폴로나루와 고대 도시.
뛰어난 돌 조각 기술로 만든 ‘갈 비하라 사원’ 등이 있는 스리랑카의 폴로나루와 고대 도시. /Corbis / 토픽이미지

스리랑카는 '인도양의 진주'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고대 유적을 간직한 나라예요. 특히 약 천년 전 신할리즈족이 세운 스리랑카 왕국의 두 번째 수도였던 폴로나루와 고대 도시는 독특한 구조와 함께 건축물과 자연환경이 아주 특이해, 인류 역사상 가장 놀라운 도시 중 하나라는 평을 받고 있지요. 거기다 정교한 불교 예술과 거대한 관개시설로 유명한 이 도시에는 신할리즈족 문명 외에 타밀족 문명의 흔적도 남아 있어요. 11세기부터 13세기 후반까지 타밀족이 이곳을 지배하면서 브라만교의 신전과 동상을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런 까닭에 폴로나루와 고대 도시는 두 민족의 문명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유적지가 되었어요.

스리랑카 지도

폴로나루와 고대 도시를 건설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스리랑카의 위대한 영웅으로 칭송받는 파라크라마바후 1세랍니다. 12세기 스리랑카 왕국의 번영을 이끌었던 그는, 1m 두께의 3중 성벽을 세워 도시를 보호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불교 건축물과 정원을 만들었어요. 특히 도시 외곽의 인공 저수지 파라크라마 사무드라는 길이 11㎞, 깊이 13m에 달하는 대단한 규모를 자랑하지요. '파라크라마의 바다'라는 뜻을 지닌 이 저수지는 도시에 풍부한 물을 공급하는 동시에 외부 세력의 침략을 막는 방어 수단으로도 활용되었답니다.

파라크라마바후 1세는 불교의 열렬한 후원자이기도 해요. 거대한 바위산을 조각해 만든 갈 비하라 사원, 부처의 전생 이야기를 묘사한 티반카 필리마게 벽화 등은 그의 치세 기간에 탄생한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어요. 석가모니의 치아 사리를 보관했던 아타다게 사원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불교 유적이에요. 당시 석가모니의 치아 사리는 왕국을 수호하는 부적처럼 여겨졌다고 해요. 전쟁이 일어나면 왕들은 이 치아 사리부터 챙겼어요. 치아 사리를 지닌 이가 왕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지요. 훗날 부바나이카바후 2세가 치아 사리를 없앴는데, 신기하게도 그 후 폴로나루와는 타밀족에게 침략당해 쇠퇴하고 말았답니다.

비록 스리랑카 왕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고대 도시에 남은 찬란한 불교예술과 건축물들은 많은 이에게 경이와 감동을 전하고 있어요.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는 천혜의 자연과 유적이 어우러진 스리랑카를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고 칭하기도 했지요. 스리랑카의 화려했던 역사를 간직한 폴로나루와 고대 도시는 198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1분 상식] 세계 문해의 날?

‘세계 문해의 날’은 유네스코(UNES 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문해(文解)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1965년 11월 17일 제정한 기념일이에요. 이날부터 유네스코는 문해 교육에 기여한 개발도상국의 개인 또는 단체에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과 ‘유네스코 공자상’을 수여하고 있지요. 올해 파리 유네스코 본부는 세계 문해의 날을 기념하여 ‘문해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중 한글의 모음과 자음에서 영감을 얻은 우리나라 작가의 조각 전시도 열리고 있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