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개념쏙쏙! 수학] 종이컵 위·아래 원 넓이 다른 이유는?

입력 : 2015.08.27 03:08

잘린 원뿔 형태 하고 있는 종이컵
아래쪽 원보다 위쪽 원 넓이가 커… 음료 마실 때 덜 기울이는 장점 있어

확성기·스탠드, 종이컵 모양 활용해 소리·빛 흩어지지 않게 모아줘요

"와. 평범했던 종이가 자르고 접고 붙이니 가방이 되네요. 정말 신기해. 저도 따라서 해볼래요. 색종이가 어디 있더라?"

희찬이는 TV 프로그램에서 한 선생님이 종이를 이용해 다양한 장난감을 만드는 장면을 보고 따라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오. 영만 선생님이구나. 엄마가 어렸을 적에, 저 선생님을 따라 재미있게 종이 공작을 했었어."

"와. 엄마도요? 그럼 우리 같이 만들어 봐요."

"좋지. 그럼 우리 이 종이컵을 이용해 다양한 장난감을 만들어 볼까?"

[개념쏙쏙! 수학] 종이컵 위·아래 원 넓이 다른 이유는?
/그림=나소연
"색종이가 아니라 종이컵으로요?"

"그래. 색종이는 평면적이고 종이컵은 입체적이잖아? 그러니 종이컵의 도형적인 특징을 잘 활용하면, 색종이와는 또 다른 모양을 만들 수 있겠지?"

"그런데 색종이로도 종이컵을 만들 수 있나요?"

"물론이야. 그럼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종이컵을 평면으로 펼친 전개도를 살펴볼까?"

"어? 펼쳐놓고 보니 모양이 생각보다 단순하네요? 색종이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겠어요."

"그래. 하지만 종이컵의 수학적인 구조를 생각하지 않으면 컵 모양을 만드는 것은 무척 어려워. 알루미늄 캔은 위와 아래의 원 넓이가 같은 원기둥이기 때문에 직사각형을 둥글게 말면 만들 수 있지만, 종이컵은 위와 아래의 원 넓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지."

"아. 그러고 보니 부채 모양으로 둥글게 잘라야 하는군요?"

[개념쏙쏙! 수학] 종이컵 위·아래 원 넓이 다른 이유는?
/그림=나소연
"맞아. 종이컵은 뒤집어놓고 보면 잘린 원뿔 형태를 하고 있어. 원뿔의 전개도를 보면 밑면을 제외한 부분의 모양이 원의 일부분임을 알 수 있어. 즉, 원의 두 반지름과 그 사이에 있는 호로 둘러싸여 있는 도형이지. 이런 도형을 '부채꼴'이라고 하는데, 종이컵은 가운데가 원형으로 뚫린 도넛 모양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 이런 수학적인 구조를 이용하면 종이컵 모양을 깔끔하게 만들 수 있지."

"아하. 그렇군요. 컴퍼스를 이용해서 먼저 전개도를 그린 뒤 잘라서 만들면 되겠네요."

"맞아. 그런데 왜 종이컵은 위아래의 모양이 다르게 만들어졌을까? 생각해 본 적 있니?"

"음.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아닐까요?"

"물론 그런 점도 있지만, 아래보다 위가 더 크면 기능적으로 장점이 많아지기 때문이야. 자. 여기 직사각형을 둥글게 말아 만든 도형과 종이컵을 잡고 수직으로 들어보렴. 어떤 차이가 느껴지니?"

"종이컵은 위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태이기 때문에 두 손가락만으로도 떨어지지 않게 잡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만약 손잡이도 없고 무겁다면 원기둥 형태의 컵은 쉽게 미끄러져 잡을 때 힘이 많이 들 것 같아요."

[개념쏙쏙! 수학] 종이컵 위·아래 원 넓이 다른 이유는?
/그림=나소연
"잘 관찰했어. 그리고 위쪽으로 갈수록 넓은 형태는 내용물을 마실 때 컵을 덜 기울여도 된다는 장점도 있지. 원기둥 모양의 컵과 비교해 보면 종이컵의 겉면은 바깥쪽으로 더 기울어져 있어.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기울여도 내용물이 흘러나올 수 있지. 꼭 음료수가 아니라 떠먹는 음식의 경우도 매우 편리해. 떠먹는 음식은 스푼을 사용하기 때문에 밑면과 옆면이 이루는 각이 좁은 '예각'일수록 스푼이 닿지 못하는 공간이 많아져 깔끔하게 떠먹기 어려워. 반면 각이 넓은 '둔각'이라면 스푼이 들어갈 공간이 넓어져서 깔끔하게 떠먹을 수 있지. 그럼 이제, 종이컵의 특징을 이용해서 공작해 볼까? 우선 종이컵 두 개를 맞붙여서 구르는 장난감을 한번 만들어 보자. 희찬이는 좁은 쪽을 맞대어 붙이는 것과 넓은 쪽을 맞대어 붙이는 것 중 어떤 방법이 좋을 것 같니?"

"그야. 좁은 쪽이지요. 넓은 쪽을 붙이면 양쪽으로 기울어져서 제대로 구르지 못할 테니까요."

"그래. 하지만 넓은 쪽을 붙였을 때도 장점이 있어. 자. 이렇게 나무젓가락을 길게 연결하여 기찻길처럼 만들고 한쪽을 책 위에 얹어 내리막길을 만들어 보자. 그리고 넓은 쪽을 붙인 종이컵 바퀴와 좁은 쪽을 붙인 종이컵 바퀴를 하나씩 굴려볼까?"

"어? 넓은 쪽을 붙인 바퀴 쪽이 더 안정적으로 굴러가네요?"

"그래. 종이컵 하나를 굴리면 원을 그리며 구르지? 이처럼 폭이 일정하지 않은 바퀴의 경우에는 폭이 좁은 쪽으로 굴러가려고 하는 힘이 생겨. 즉, 바퀴 양쪽에서 당겨주는 효과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똑바로 굴러갈 수 있는 거야. 그래서 기차 바퀴도 안쪽이 점점 넓어지는 형태로 만들어져 있지."

"아. 기차 바퀴에도 그런 원리가 있었군요. 또 다른 생활 속의 예가 있나요?"

"확성기나 스피커의 모양을 보면 종이컵의 모양과 비슷해. 그것은 소리가 반사되어 흩어지지 않고 한 방향으로 모아져 강하고 멀리 나아갈 수 있게 되기 때문이야. 이런 구조는 소리를 크게 내 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외부의 소리를 모아 크게 들려줄 수도 있어."

"아. 그러고 보니 손전등이나 스탠드도 종이컵 모양이네요?"

"맞아. 빛 또한 소리처럼 반사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손전등은 안쪽의 불빛을 반사해 한 방향으로 모아 나아가게 해 주고, 망원경은 반대로 먼 곳의 빛을 모아 크게 볼 수 있게 해 주는 거야."

"생각해 보니 주변에는 종이컵 모양의 유용한 발명품이 정말 많네요."


[관련 교과]
6학년 1학기 '여러 가지 입체 도형'

[함께 생각해봐요]

종이컵의 옆면을 맞대어 계속 붙여나가면 어떤 모양이 될까요?

풀이: 커다란 공(구)이 돼요. 종이컵은 정면으로 보았을 때 잘린 부채꼴 모양을 하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계속 옆면을 붙여나가면 도넛모양의 원이 만들어져요. 그런데 종이컵은 입체이기 때문에 여러 방향으로 붙여나가면 결국 속이 빈 구(球)가 되지요. 종이컵으로 공을 만드는 데는 300여 개의 종이컵이 필요하다고 해요.

김은숙 어린이 수학 전문 저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