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노먼 베순은 20세기가 낳은 위대한 의사로 꼽혀요.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평화를 위해 전장을 누비던 그는 지금도 많은 의사의 본보기가 되고 있죠.

1890년, 캐나다에서 목사 아들로 태어난 베순은 어린 시절부터 도전 정신이 강한 사고뭉치였어요. 그러나 부모님은 그가 하는 일을 막기보다는 응원해줬죠. 그의 아버지는 신념이 확고하여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어요. 가난한 노동자를 착취하는 부자들에게 맞서기도 했죠. 이런 아버지를 본받아 베순은 늘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자라났어요. 의사였던 할아버지를 존경했던 베순은 의사가 되기로 결정하고 의과 대학에 입학해요. 그런데 그가 의대에 다니던 1915년, 제1차 세계대전에 캐나다가 참전을 선언했어요. 베순은 공부를 멈추고 육군에 입대하기로 했죠. 전쟁터로 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었지만, 그는 주위의 반대에도 자기를 기다리는 부상병들을 위해 달려갔어요. 전쟁터를 직접 겪으며, 베순은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 깨닫게 되었어요.

전쟁 후 의학박사 학위를 딴 베순은 캐나다 국경과 가까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병원을 열어요. 당시 디트로이트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경제가 크게 발전하고 있었죠. 하지만 부자가 늘어가는 만큼 가난한 사람도 늘어가고 있었어요. 베순은 가난한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었어요. 그의 뛰어난 의술이 알려지자 손님이 점점 늘었고, 그는 수입 대부분을 무료 봉사하는 데 썼죠.

그렇게 가난한 환자들을 열정적으로 돌보던 베순은 결국 자신의 건강은 돌보지 못하다가 폐결핵에 걸리고 말아요. 당시 폐결핵은 걸리면 치료 방법이 없어 죽음만을 바라봐야 할 정도로 위험한 병이었죠. 요양소에 입원해 죽는 날만을 기다리던 베순은 체념하지 않고 치료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고통 속에서도 끈질기게 연구한 끝에 그는 '기흉 치료법'이라는 새로운 수술법을 알아냈어요. 이 수술법은 이론상으로는 가능했지만, 임상 시험으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방법이었어요. 모두 말렸지만, 베순은 앉아서 새로운 수술법에 운명을 걸었어요. 수술은 성공했고, 베순은 기적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죠.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난 베순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폐결핵 전문의가 되어 결핵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죠. 결핵 환자들을 치료하고 수술하는 과정에서 베순은 '베순 흉막 분말 처리법'이라는 새로운 수술법과 '베순 늑골 절단기' 등 효과적 수술 도구 등을 개발하여 외과 수술에 혁신을 가져오기도 했어요.

한편 1936년 스페인에서 내전이 발생해요. 노먼 베순은 스페인 내전에 의료 지원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죠. 이에 그는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고 전쟁터로 달려갔어요. 그리고 중일전쟁 때에 그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머나먼 동양의 나라에 도움을 주기 위해 떠나죠.

베순은 포탄이 터지는 전선에서 부상자들을 치료했어요. 더불어 의사들을 기르기 위해 전문적 의료 교육을 했죠. 헌신적으로 중국을 위해 일하고 중국인의 생명을 구한 그런 희생에 감동하여 중국인들은 그를 '바이추언(白求恩·백구은)'이라 부르며 칭송했어요. '흰머리의 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이었죠.

하지만 베순은 수술 도중 칼에 손가락을 베이고 말아요. 이 상처가 세균에 감염되어, 그만 49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죠. 죽는 날까지 생명을 구하고자 최선을 다한 그는 진정한 의사의 표본으로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답니다.


[1분 상식] '중일전쟁'이란 무엇인가요?

중일전쟁은 1937년 7월 7일 일본의 중국 침략으로 시작되어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 중국과 일본 사이의 전쟁이에요. 일본은 수십년간 제국주의 정책을 펼치며, 중국을 지배하여 원료와 자원을 확보하려고 했어요. 일본은 강력한 무력을 앞세워 이른 시일 안에 중국을 장악하려 했죠. 하지만 10만 명 이상을 죽인 난징학살사건 이후 전쟁 기간 1000만 명 이상 죽이는 잔악한 행위를 저지르면서 중국 민중의 항전 의지를 더욱 타오르게 하였고, 결국 전쟁은 장기화하였죠. 1937년부터 1941년까지는 중국과 일본의 전쟁이었으나,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이후 제2차 세계대전에 포함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