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세상을 바꾼 리더] 만화를 사랑했던 소년… 상상의 세계로 초대하다
[78]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미야자키 하야오는 뛰어난 작품들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최고의 애니메이션 감독이에요. 하야오는 1941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어요. 어렸을 때 그는 몸이 왜소해서 약해 보이는 아이였어요. 그리고 밖에서 뛰어노는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좋아했답니다. 혼자 있을 때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 명작 동화를 읽고 상상했고, 당시 유명했던 만화 '우주소년 아톰'의 원작자인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책을 보고 따라 그리며 시간을 보냈어요.
무언가를 상상하고 그것을 만화로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하야오는 미래에 만화가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정통적인 그림만을 추구하던 미술 선생님에게 하야오의 만화는 인정받을 수 없었죠. 실망도 잠시, 하야오는 부모님의 소개로 알게 된 사토 후미오 선생님을 만나 체계적인 미술 교육을 받기 시작하죠. 후미오 선생님의 가르침을 토대로 하야오는 기존에 유명 만화를 모방하던 것을 벗어나 자신만의 표현 기법을 만들 수 있었어요.
- ▲ 애니메이션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습(왼쪽)과 그의 대표작 ‘이웃집 토토로’. /이덕훈 기자
부모님의 뜻에 따라 경제학과에 입학한 하야오는 다른 공부를 하는 중에도 만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끊을 수는 없었어요. 애니메이션 동아리에 들어가 만화를 계속 그렸고 만화를 그리는 데 도움이 되는 문학을 공부하는 등 만화가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지요. 결국 만화가의 길을 포기할 수 없었던 하야오는 대학 졸업 후, 아버지의 반대에도 애니메이션 회사에 취직해요. 드디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용기 있게 선택한 것이에요.
그렇게도 바라던 일을 시작한 하야오는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어요. 그리고 오랫동안 공을 들여 '태양의 왕자 호르스의 대모험'이라는 애니메이션을 개봉할 수 있었죠.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흥행에서는 참패하고 말았어요. 결국 미야자키 하야오와 공동 연출을 맡은 선배가 흥행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하야오도 역시 망설임 없이 회사를 나옵니다.
이후 그가 만든 '미래소년 코난'은 어린이들의 사랑은 물론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아요. 그다음 작품은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야기와 만화로 도전을 계속합니다.
그리고 그 도전의 결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전 세계가 사랑하는 애니메이션을 탄생시킬 수 있었어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는 정령이나 아름다운 마법사와 같은 특별한 캐릭터와 신비로운 상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모험 이야기가 등장해요. 또 자연과 인간이 서로를 포용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지요. 그래서 그의 작품은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큰 깨달음과 감동을 주지요.
이것이 그를 단순히 흥행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영화감독이 아닌 '애니메이션의 거장'이라 부르는 이유랍니다. 이런 하야오의 작품성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아 2002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최초로 황금곰상이라는 큰 상을 받기도 했어요.
수많은 실패와 시련 속에서도 자신이 가고자 했던 길을 포기하지 않았던 미야자키 하야오. 평탄치 않았던 과정 속에서 그가 애니메이션의 길을 포기했다면 우리는 지금 그가 창조해낸 놀라운 상상력의 세계를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1분 상식] '토토로 숲'은 어디 인가요?
'토토로 숲'은 도쿄와 사이타마 현에 걸친 사야마 구릉 지대에 있어요.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아 숲이 온전히 보존된 이곳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배경이 된 이후 유명해졌죠. '이웃집 토토로'를 통해 숲의 소중함을 깨달은 사람들은 산업화로 인해 사라져 가는 숲을 지키기 위해 '토토로의 고향 기금'이라는 환경단체를 만들어 숲 지키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고요. 이 운동은 일본 국민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1991년 '토토로의 숲 1호'를 지정한 데 이어 지금까지 전국에 토토로의 숲을 지정하여 보호하는 운동을 해 나가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