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세계유산 탐방] 자연과 궁전, 공원… 조화로움 속 여유가 느껴지는 예술 단지
입력 : 2015.08.12 03:07
[23] 포츠담·베를린의 궁전과 공원
오는 8월 15일은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한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에요. 얼마 전 이를 기념해 200여 명에 이르는 '유라시아친선특급' 원정대가 중국, 러시아, 폴란드를 거쳐 독일 베를린까지 가는 긴 여정을 떠나기도 했죠. 종착지인 베를린은 우리나라처럼 분단의 아픔을 겪었던 독일의 역사가 가장 잘 드러나는 도시이기도 해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까지 독일은 동과 서로 나뉘어 있었지요. 독일 통일 이후 우리나라는 마음 아프게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게 되었어요.
- ▲ 독일 포츠담에 있는 상수시 궁전과 정원의 모습. /위키피디아
상수시 궁전은 1745년 프로이센 왕국의 프리드리히 2세가 여름 궁전으로 짓기 시작한 건축물이에요. 프리드리히 2세는 처음 게오르크 벤체슬라우스 폰 크노벨스도르프라는 건축가에게 설계를 의뢰했지만, 결국 본인의 생각을 담은 도면을 직접 그려 건축에 반영했어요. 그렇게 해서 외관이 호화롭거나 누구에게 자랑하고 싶은 궁전이 아닌 휴식과 예술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궁전이 탄생된 것이죠. 상수시는 프랑스어로 '근심이 없는'이란 뜻이에요. 이름에 걸맞게 상수시 궁전은 다른 유럽 왕가에서 세운 궁전들에 비해 여유와 푸근함을 느낄 수 있답니다.
예술과 철학을 좋아했던 프리드리히 2세는 우아하고 섬세한 곡선의 로코코 양식으로 지어진 이 궁전에 당대의 유명한 작가와 철학자들을 초대해 토론을 즐기기도 했어요.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계몽 사상가인 볼테르와 루소도 종종 상수시 궁전에 초청받은 것으로 유명해요.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흐도 주요 초대 손님이었죠. 상수시 궁전 주위로는 아름다운 정원과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만든 정교한 석상들이 장식되어 있어요. 아마도 이곳에서 프리드리히 2세와 많은 철학자, 음악가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벗 삼아 많은 대화를 나눴을 거예요.
그렇지만 체칠리엔호프 궁전은 현대 세계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곳이랍니다. 이는 우리나라와도 연관이 있는데요, 바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 지도자들이 일본에 항복을 요구한 '포츠담 선언'을 공포한 곳이기 때문이에요.
상수시 궁전과 체칠리엔호프 궁전이 위치한 '포츠담·베를린의 궁전과 공원'은 독일에서 열 번째로 등재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에요. 독일의 문화유산은 이후로도 꾸준히 등재되어 2015년 8월 현재 독일은 총 40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죠.
[1분 상식] 포츠담 선언은 무엇인가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인 1945년 7월 26일,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 영국의 처칠 총리, 중국의 장제스 총통 등 연합국 대표들이 모여 일본에 항복을 요구한 선언이에요. 일본이 항복을 거부하자 연합국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어요. 결국 선언을 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치고만 일본의 항복으로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이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