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키즈

[엄마와 함께하는 명화 색칠공부] 시대마다 다른 美의 기준… 여인의 아름다움 표현해봐요

입력 : 2015.08.06 10:11
미술 작품에는 시절마다, 또 지역마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알 수 있는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어. 특히 그림 속 주인공을 살펴보면서 과연 그 시대 사람들이 손꼽은 최고의 미인은 누구였는지 찾아보는 건 아주 흥미로운 일이야. 실제로 한 시절을 아름다움으로 풍미했던 여인을 모델로 한 그림도 꽤 많이 있고, 모나리자처럼 수수께끼로 가득 찬 미인도 있단다.

우리나라의 대표 미인은 누구였을까? 바로 조선시대 후기의 화가였던 신윤복이 그린 '미인도'에 등장하는 여인일 거야. 풍성한 가체(加髢)를 잔뜩 얹은 트레머리를 하고 펼친 새의 날개처럼 부드럽게 유선형으로 그려진 눈썹, 가늘고 긴 눈매와 붉은 입술, 하얀 피부와 둥근 턱선을 가진 그림 속 여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야. 그녀가 누구인지 정확히 기록된 건 없지만, 그림 한편에 화가가 써 놓은 글을 보면 아마도 화가가 좋아했던 여인이었을 테고, 또 그 시절 사람들이 다 같이 생각했던 미인의 요건을 두루 갖춘 사람이었을 것 같아.

신윤복 '미인도'(왼쪽).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 '아름다운 모니카'.
신윤복 '미인도'(왼쪽).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 '아름다운 모니카'.
그림 속 여인은 옷을 다 입고 마지막으로 옷고름에 세 개의 구슬을 엮어 만든 삼천주 노리개를 매달아 묶으려고 하는 중이야. 자세히 보면 저고리 길이가 아주 짧고, 소매의 폭도 굉장히 좁아 보이네. 반면 푸른색이 감도는 쪽빛 치마는 그 안에 속치마를 얼마나 많이 입었던지 풍성하게 부풀어 있구나. 늘어뜨린 흰 치마끈과 붉은색 옷고름이 전반적으로 잘 조화를 이룬 옷매무새를 보면서 우리는 조선시대 후기의 패션 트렌드를 알 수 있기도 해.

이 그림을 색칠할 때는 네 마음속에 있는 미인을 생각해보면 좋겠구나. 좋아하는 색으로 슬쩍 염색을 한 가체를 그려보면 어때? 옷 색깔도 마음대로 골라봐. 반드시 흰 저고리와 쪽빛 치마일 필요는 없어. 저고리의 깃이나 옷고름, 소매 끝동, 머리에 두른 댕기는 멋진 색으로 강조해보는 것도 좋겠구나. 아주 감각적인 패션을 선보이는 새로운 미인도가 탄생하겠는걸?

황록주 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