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아이스크림 먹을 땐 선풍기 바람 쐬지 마세요

입력 : 2015.07.28 03:06

아이스크림 먹고 드는 시원한 느낌, 차가운 쪽으로 이동하는 열 성질 때문^ 녹는 것 늦추려면 그늘서 먹어야 해
아이스크림·빙과류 종류 다른 이유… 우유 유무, 공기량, 어는 속도에 있어

조금만 움직여도 온몸에 땀이 나는 무더위,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이겨내고 있나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간편한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겠죠? 그런데 아이스크림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를 알면 더욱 시원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아나요? 우리 함께 아이스크림의 비밀에 대해 살펴봐요.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면 몸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열은 뜨거운 쪽에서 차가운 쪽으로 이동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에요. 즉, 낮은 온도의 아이스크림이 우리 몸속의 소화기관을 지나면서 몸속의 열이 아이스크림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죠. 체온이 낮아지면 땀이 자연스레 멈추는데, 그 이유는 땀이 우리 몸의 열을 내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그냥 선풍기 바람을 쐬는 것보다 몸에 물을 묻히고 나서 쐬는 것이 더 시원한 것도 같은 원리예요.

[재미있는 과학] 아이스크림 먹을 땐 선풍기 바람 쐬지 마세요
/그림=정서용
그런데 많은 사람이 아이스크림 하면 딱딱한 '아이스바'나 튜브에 든 것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식품학에서는 아이스크림과 빙과류는 따로 구분하고 있어요. 성분과 함량에 따라 세부 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간단하게 우유가 들어간 것을 아이스크림, 그렇지 않은 것을 빙과류로 분류해요. 그럼 아이스크림과 다른 빙과류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되나요? 바로 부드러운 식감이에요. 아이스크림은 혀로 핥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지만, 아이스바 같은 빙과류는 이로 떼 먹어야 할 정도로 단단하지요.

아이스크림이 빙과류보다 부드러운 이유는 첫째, 우유가 들어갔기 때문이에요. 물을 얼리면 이로 쉽게 깨기 힘들 정도로 단단한 얼음이 된다는 건 다 알지요? 그런데 물과 우유의 지방 성분이 섞이면 물을 구성하는 물 분자 사이에 간격이 생겨서 물이 덩어리 상태로 얼지 않고 더 작은 결정이 될 수 있어요. 한편 물과 지방은 잘 섞이지 않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유화제라는 물질을 넣는데, 유화제는 기름과 물 모두와 결합할 수 있어서 물과 지방을 고르게 섞어주지요. 둘째는 공기예요. 수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장면을 보면 원료를 매우 오래 시간 섞어요. 심지어는 한 번 얼린 아이스크림을 꺼내 휘저은 다음, 다시 얼리는 과정을 반복하기도 하지요. 이렇게 원료를 뒤섞게 되면 원료의 사이사이에 미세한 공기구멍이 생겨서 작은 비누 거품이 무수히 많이 뭉쳐 있는 것과 같은 형태가 돼요. 그래서 원료를 오래 저어 공기를 많이 넣은 아이스크림일수록 입에 들어가자마자 사르르 녹게 된답니다. 셋째는 어는 속도예요. 빠르게 얼리면 얼릴수록 얼음 결정은 작아져서 아이스크림이 더 부드러워져요. 최근에는 액체질소를 이용하여 만든 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액체질소는 끓는점이 -196℃일 정도로 온도가 매우 낮은 물질인데 물체를 빠른 속도로 얼릴 수가 있어서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데 무척 유용하지요.

하지만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일수록 쉽게 녹는다는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들고 다니며 먹는 아이스크림은 외부의 열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과자로 된 콘으로 감싸져 있지요. 그럼 어떻게 하면 아이스크림을 최대한 천천히 녹게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람이 잘 불지 않는 그늘에서 먹는 거예요. 어떤 친구들은 선풍기 바람이 시원하니까 그 앞에서 먹으면 잘 녹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 방법은 오히려 아이스크림을 빨리 녹게 해요. 아이스크림 주변의 공기는 아이스크림의 낮은 온도에 의해 차가워지게 되는데, 선풍기를 틀면 아이스크림 주변의 차가운 공기가 날아가고 다시 더운 공기로 채워지게 돼요.

우리는 보통 아이스크림 같은 차가운 음식을 만드는 데는 냉장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알고 보면 아이스크림은 전기 없이도 만드는 것이 가능해요. 실제로 초기의 판매용 아이스크림은 얼음과 소금을 이용해 만들었어요. 얼음은 소금과 만나면 주변의 열을 더 많이 흡수하여 빨리 녹아요. 겨울철 빙판을 제거하기 위해 소금을 뿌리기도 하는데, 이때 얼음과 소금 때문에 주변의 온도가 일시적으로 크게 떨어져요. 얼음과 소금의 양을 잘 조절하면 -20℃까지 내릴 수 있는데 보통 냉장고의 냉동실 적정 온도가 -15~-20℃ 정도인 걸 생각하면 완전 미니 냉장고인 셈이지요. 소금과 얼음처럼 물질들이 서로 만나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것을 '흡열반응'이라고 해요. 물론 얼음을 얼리는 데 냉장고가 필요하긴 하지만 소금과 얼음을 이용하면 야외에서도 직접 원료를 저어가며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얼리는 것보다 더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어요.

하나 먹고 두 개 먹어도 또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는 아이스크림이지만 그것을 먹을 때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요. 아이스크림을 너무 많이 먹는 경우 몸속 장기들의 온도가 너무 많이 내려갈 수 있죠. 결국 음식을 제대로 소화·흡수하지 못하게 되어 배탈이 날 수 있어요. 또한 아이스크림을 냉동실에 보관하면 오래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아이스크림은 우유가 들어 있기 때문에 세균이 기생할 수 있죠. 그러니 아이스크림은 한꺼번에 많이 사 놓거나 냉장고에 오래 두지 말고 최대한 빨리 먹는 것이 좋아요.


[관련 교과]
3학년 1학기 '우리 생활과 물질, 날씨와 우리 생활', 4학년 1학기 '모습을 바꾸는 물'


[함께 생각해봐요]

최근에 '아이스크림 튀김'이란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과연 아이스크림을 튀기는 것이 가능할까요?

풀이: 꽁꽁 얼린 아이스크림에 계란과 튀김가루를 섞어 만든 튀김옷을 입히고 뜨거운 기름에 10초 정도 튀기면 아이스크림 튀김을 만들 수 있어요. 꺼내고 나서 빨리 먹으면 겉은 뜨거우면서 바삭하고, 안쪽은 차가우면서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지요. 빵가루의 탄산수소나트륨은 열을 받으면 이산화탄소 기체를 발생시키는데, 이 기체층이 기름의 열이 아이스크림에 닿지 않게 막아주었기 때문이에요. 야생의 동물들이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것도 털 사이의 따뜻한 공기층이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닿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랍니다.

조영선 과학 학습 도서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