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진으로 보는 세계] 공항 환승 구역… 붐비는 여행객 사이 고국 못 가고 떠도는 사람도 있어요

입력 : 2015.07.27 03:07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맘때면 피서지로 향하는 인파의 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져요. 땅 위를 힘차게 박차고 떠오르는 비행기의 모습을 보니 마치 휴가를 떠나온 것처럼 마냥 설레네요. 이곳은 영국의 런던 히스로 공항으로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한 곳이죠. 비행기가 먼 곳을 향해 떠나기도 하고, 돌아오기도 하는 장소인 공항은 나라와 나라를 연결해주는 관문 역할을 한답니다.

땅 위를 힘차게 박차고 이륙하는 비행기 사진
땅 위를 힘차게 박차고 이륙하는 비행기(런던 히스로 공항). /한성필 사진작가

또 다른 사진은 핀란드 헬싱키 국제공항 내에 있는 환승 구역의 분주한 모습이에요. 헬싱키는 인구 50만명이 넘는 대도시 중에서 북극에 가장 가까운 고위도에 있는 곳이죠. 그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넘어갈 때 직항을 제외하곤 이곳을 경유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으로 통해요. 그런데 이렇게 분주한 공항의 환승 구역에는 늘 설레고 흥분된 여행객들과 고향을 찾아가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영화 '터미널' 속의 주인공처럼 공항의 환승 구역에서는 공항 밖으로 나올 수도,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사람들이 살고 있기도 해요. 작년 봄 우리나라의 인천공항에서도 난민 신청 과정에서 입국을 거부당해 송환 대기실과 환승 구역에서 5개월가량이나 체류했던 사람이 있었다고 해요. 그는 내전이 반복되는 자신의 고국에서 입영을 거부한 채 나라를 떠났기 때문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거죠. 다행히도 현재 그는 한국에서 정식으로 난민 심사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네요.

핀란드 헬싱키 공항 내 환승 구역을 지나는 사람들 사진
핀란드 헬싱키 공항 내 환승 구역을 지나는 사람들. /한성필 사진작가

유엔난민기구의 2014년 보고서를 보면 난민을 포함한 전 세계 강제 이주민은 약 6000만명에 달해요. 이들 대다수는 내전과 종교분쟁, 폭력, 인권침해 등으로 집을 떠나 안전한 곳을 찾는 사람들이죠. 이 난민 중에서 18세 미만 아이들의 비율은 절반에 달한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부터 난민법이 시행되고 있어요. 난민법 제정 이후 2014년 한 해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 수는 약 2900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2013년도에 비해 약 2배가량 늘어난 수치라고 해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난민이 해마다 증가함에 따라 그들에 대한 처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어요. 이에 현재 난민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고민거리가 됐죠. 올여름 여행 길목에서, 우리 주변에 본인 의지와 상관없는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 번쯤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한성필(사진작가) |
글=김옥선(용인 백현중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