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개구리·족제비·북극곰… 동물마다 좋아하는 날씨 달라

입력 : 2015.07.23 03:13
오늘은 24절기 중 열두 번째 절기인 '대서'예요. 대서는 큰 더위라는 뜻인데, 이즈음의 날씨는 그야말로 '종잡을 수 없는 변덕쟁이' 같답니다. 지루하게 내리던 장맛비가 그치고 나면, 해님이 며칠 내내 벼른 것처럼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지요. 어떤 날은 온통 먹구름만 꾸물꾸물 지나가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소나기가 쏟아져 내리기도 해요. 소나기가 그치고 나면 먼 하늘에는 수줍게 무지개가 걸리고, 사우나처럼 후텁지근하던 공기는 청량음료처럼 상큼해지곤 한답니다. 그런데 이런 날씨의 변화에 어떤 동물들은 웃고, 어떤 동물들은 의기소침해져요. 그럼 동물들이 좋아하는 날씨는 각각 어떤 날씨일까요?

개구리는 비가 내리는 날씨를 무척 좋아해요. 땅과 물속에서 두루 살 수 있는 개구리는 허파뿐만 아니라 피부로도 숨을 쉬지요. 그런데 공기를 더 잘 빨아들이려면 피부가 늘 촉촉하게 젖어 있어야 한답니다. 그래서 빗방울에 피부가 촉촉해지면 기분이 좋아진 개구리는 힘차게 '개골개골' 노래를 부르지요. 하지만 박쥐는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맑은 날씨를 좋아해요.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하는 박쥐는 깜깜한 밤에도 초음파 소리로 먹이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지요. 그런데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초음파를 알아차리기 어렵고, 먹잇감도 잘 활동하지 않아요. 그래서 박쥐는 쉽게 사냥할 수 있는 맑은 날을 가장 좋아한답니다.

웅진주니어 ‘개구리가 좋아하는 날씨는?’ 책 속 일러스트
웅진주니어 ‘개구리가 좋아하는 날씨는?’

집파리는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를 좋아해요. 더위에 음식들이 팍팍 썩어나가면 집파리들은 입맛을 다시며 '앵앵' 모여들지요. 특히 축축한 음식 찌꺼기나 상한 음식 위에 알을 낳으면, 파리 유충도 배불리 먹으며 자랄 수 있어요. 그래서 아무리 손을 내저어 쫓아내도 파리들은 신이 나서 달려들지요. 반대로 북극곰은 새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추운 날씨를 좋아해요. 북극곰의 몸은 짧고 긴 털로 빈틈없이, 풍성하게 덮여 있어요. 게다가 두꺼운 지방층도 가지고 있어서 매서운 추위에도 끄떡없지요. 심지어 북극곰은 칼바람이 부는 날에도 차가운 바닷물에 풍덩 뛰어들어서, 물고기를 잡기도 하고 신나게 물장난을 치기도 한답니다.

족제비는 안개가 땅 위에 자욱이 내려앉은 날씨를 좋아해요. 눈이 잘 안 보이는 대신 소리와 냄새에 민감한 족제비는 안개가 끼면 더 쉽게 사냥할 수 있어요. 이런 날씨에는 냄새도 더 오래 남고 작은 소리도 더 잘 들리기 때문이에요. 또 작은 쥐나 새는 몸이 안개에 젖으면 빨리 달릴 수 없으니, 족제비가 달려가서 먹잇감을 낚아채기에 그만이지요. 매는 바람이 맴맴 도는 날씨를 좋아해요. 맑은 날 바닷가에는 하늘로 '휘이잉' 올라가는 바람이 부는데, 이런 날씨에는 매가 날갯짓을 하지 않아도 놀이기구 탄 것처럼 하늘 높이 '슝~' 올라갈 수 있어요.

여러분은 어떤 날씨를 좋아하나요? 해님이 뜨고 질 때에는 햇살을 내 방으로 초대할 수 있어서 반갑고, 비가 개면 축축한 흙바닥에 철벅철벅 콩콩 발자국을 찍을 수 있어서 재미있어요. 바람이 불면 나뭇잎을 훨훨 날려서 집으로 보내줄 수 있어서 기쁘고, 천둥·번개가 치면 엄마 품에 안겨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도 세어볼 수 있어서 좋아요. 어떤 날씨를 좋아하든, 이렇게 다채롭게 변화하는 날씨의 모든 모습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신비로운 선물이에요.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찜통더위마저 시들해지면, 비와 햇볕 덕분에 풍성하게 익은 가을이 맛있는 과일과 곡식을 담뿍 안고 찾아오겠지요.

[부모님께]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날씨 변화도 다채로워요. 내가 생각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가족들과 계절별 날씨의 특징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방민희·서울 관악초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