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 길에서 누군가가 떨어뜨린 지갑을 주웠는데, 주인을 찾아주지 않았다면 명백히 법을 어긴 행동이지요. /Getty Images / 멀티비츠

날씨가 참 덥지요? 이럴 때 제일 가고 싶은 곳 중 하나가 해수욕장이에요. 푸른 바닷물과 금빛 모래…. 생각만 해도 더위가 가시지요.

해수욕장에서 뭔가를 주운 경험이 있나요? 모래 속에 묻힌 동전이나 작은 물건은 가끔 본 적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해수욕장 모래밭에서 금붙이를 수백만원어치 주워 판 사람이 있다고 하네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해수욕객이 잃어버린 금반지 등 귀금속 19점(시가 500만원 상당)을 주워 팔았다고 하지요. 금속탐지기는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샀다고 하고요.

주인 없는 물건을 주운 게 뭐가 문제냐고요? 그렇지 않아요. 경찰은 이 사람을 '점유이탈물횡령죄'라는 죄명으로 불러 조사했어요. 아마도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죠. 길을 가다가 그냥 주운 것도 아니고 일부러 도구를 이용해 찾아냈다는 점도 좋지 않게 보인 듯해요.

점유이탈물횡령죄란 쉽게 말해 주인을 잃은 물건을 자기 마음대로 가져갔다는 뜻이에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의 처벌을 받아요. 대표적인 사례가 길에서 누군가가 떨어뜨린 물건을 주워 가는 것이에요.

만일 여러분이 학원에서 공부하다 자기 필통인 줄 알고 가방에 넣어 갔는데 알고 보니 자기 것이 아니었고, 그런데도 돌려주지 않는다면 그것도 점유이탈물횡령죄가 된답니다. 처음부터 남의 필통인 줄 알고 가져갔다면 절도죄가 되지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더 처벌이 무거워요.

그럼 주인 잃은 물건을 주우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주인에게 돌려줘야 해요. 이것은 법적인 의무랍니다. 유실물법 1조에서 '다른 사람이 잃어버린 물건을 주운 사람은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경찰서에 제출해야 한다'고 돼 있어요. 만일 차량이나 배, 비행기, 건물 안에서 물건을 주웠다면 각각 그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넘겨주면 돼요.

사실 값비싼 귀금속을 주웠는데, 주인을 언제 찾을지도 모르고 돈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마음이 흔들릴 수 있어요. 하지만 유실물법을 지키면 어느 정도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죠.

법은 단지 '착한 일을 하라'고만 강제하는 게 아니에요. 유실물법은 물건을 찾은 주인은 물건 값의 100분의 5 이상 100분의 20 이하에서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죠. 만일 50만원짜리 시계를 주웠다면 2만5000~10만원을 받을 수 있겠지요. 물건 주인이 물건만 받아 챙기고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보상금 달라'고 소송을 할 수도 있어요.

여러분이 식당에서 주워서 식당 주인에게 맡겼다면 식당 주인과 여러분이 절반씩 보상금을 나눠 가질 수 있어요. 그런데 만약 물건 주인을 찾아주지 않고 슬그머니 갖고 있다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처벌받는다면, 나중에 주인이 나타나더라도 보상금을 요구할 수 없어요.

어떤 사람들은 '땅에 떨어진 물건을 주웠다고 처벌하는 건 너무하다'고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것은 틀린 생각이에요. 입장을 바꿔 여러분이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렸는데 누군가가 가져가 버려 영영 찾을 수 없게 된다면 어떨까요. 물건을 가져간 사람이 아무 처벌도 받지 않는 것이 과연 합당할까요? 법은 '상식'이에요. 내 것이 아닌 물건은 탐내지 않고 주인을 찾아주는 상식이 지켜져야 우리도 나중에 잃어버린 물건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