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강원도에 나타난 '피라니아' 걱정하는 이유는?

입력 : 2015.07.21 03:07

우리나라서 서식하지 않는 피라니아, 외래종으로 생태계 위협 가능성 있어
먹이사슬 표현한 '생태 피라미드'
각각 위치의 개체 수 비율 맞아야 생태계 균형 잘 유지될 수 있어요

"강원도 횡성군에서 사람을 공격할 수 있는 피라니아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번달 초에 외래종 물고기인 피라니아가 강원도 횡성군의 한 저수지에서 발견되어 큰 이슈가 되었어요. 피라니아의 발견 소식에 많은 사람이 걱정을 했죠. 우선 피라니아는 매우 사납고 이빨이 날카로우며 무는 힘도 강해서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공포 영화에도 자주 등장했어요. 하지만 피라니아의 등장이 문제가 되는 또 다른 이유는 피라니아가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는 외래종이기 때문이에요.

사실 피라니아는 알려진 것만큼 무서운 물고기는 아니에요. 피라니아는 남아메리카 지방의 아마존 강 유역이나 호수에 서식하는 열대성 민물고기인데 피라니아가 서식하는 장소에서 수영하거나 낚시를 하는 사람이 많아도 피라니아의 공격으로 사망하는 사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요. 가끔 피라니아에게 뜯어 먹힌 사체가 발견되기도 하는데, 대부분 이미 사고로 익사한 상황에서 일어난 경우죠. 피라니아가 강한 이빨과 턱을 가지고 자신보다 몸집이 큰 동물을 뜯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을 먼저 공격할 정도로 사납지는 않은 것이지요. 하지만 피 냄새에는 민감하다고 하네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피라니아가 저수지에서 발견되자 생태원 연구팀은 남아있는 피라니아를 잡기 위해 즉시 저수지의 물을 모조리 빼내었어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피라니아를 잡으려 한 것은 장마로 물이 불어날 때 피라니아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죠. 만약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번식을 하게 되면 자연 생태계에 위협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우리나라는 외래종을 들여왔다가 생태계 파괴 문제를 겪게 되었고 그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 그 대표적인 예는 황소개구리를 들 수 있어요. 황소개구리는 몸집이 크고 번식력이 좋기 때문에 식용으로 기르면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여 1970년대 미국과 일본에서 들여왔어요. 그러다 일부 황소개구리가 양식장을 빠져나가게 됐는데, 그들이 결국 생태계에 암적인 존재가 되고 말았어요. 황소개구리는 번식력이 강한 데다 식욕까지 왕성해서 우리나라의 토종 개구리들을 잡아먹고 심지어는 개구리의 천적인 뱀까지 잡아먹은 것이지요.

육식동물보다 초식동물이 번식력이 좋은 이유는 초식동물이 육식동물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에요. 초식동물이 식물을 뜯어 먹으면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잡아먹고, 또 육식동물이 죽으면 썩어 다시 식물의 비료가 되지요. 이런 관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때 생태계는 끊임없이 유지될 수가 있는 거예요. 만약 여기서 육식동물이 사라지는 상황이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육식동물이 사라지면 초식동물은 잡혀먹힐 위험이 사라지니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겠지요? 그렇게 되면 초식동물이 먹어야 할 식물의 양도 늘어나며 결국 땅이 황폐화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러한 일이 호주에서 실제로 일어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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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반만 해도 호주에는 토끼가 살고 있지 않았다고 해요. 호주에 처음으로 토끼가 나타나게 된 것은 1859년 영국인인 토머스 오스틴이란 사람에 의해서였어요. 그는 호주에 이민 올 때 몇 마리의 토끼를 들여왔죠. 그런데 그중 몇 마리가 우리를 탈출했는데 놀랍게도 그 수는 10년 만에 수천만 마리로 불어났지요. 토끼의 수가 이처럼 무서운 속도로 늘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출생 후 3개월이면 새끼를 배는 것이 가능하고 새끼를 밴 후 30일 만에 4~12마리나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왕성한 번식력 때문이었어요. 또한 토끼의 천적인 곰과 늑대를 이주민들이 소와 양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멸종시켰기 때문이에요. 토끼들은 서로 경쟁하면서 풀을 뜯어 먹었는데, 이 때문에 호주의 땅은 점점 황폐화되기 시작했어요. 이에 큰 위기감을 느낀 호주 정부는 현상금을 걸면서까지 토끼를 사냥하도록 했고, 심지어는 토끼에게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살포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바이러스에 면역이 생긴 토끼들이 등장하며 개체수를 다시 늘렸지요. 호주 정부는 오늘날까지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며 그야말로 '토끼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피라니아는 어떻게 우리나라의 저수지에서 살고 있었던 것일까요? 그것은 누군가 애완용으로 키우던 피라니아를 저수지에 함부로 버렸기 때문으로 보고 있어요. 피라니아의 주인은 피라니아를 넓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도록 풀어준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엄연히 법을 어긴 행동이에요. 요즘은 외래종이더라도 키울 수 있도록 허가가 된 동물들이 많아져 다양한 종류의 외래종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런데 키우던 애완동물이 몸집이 커지거나 늙고 병드는 등 키우는 데 어려움이 생기면 아무 생각 없이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큰 문제가 되고 있지요. 비단 외래종뿐만 아니라 애완동물을 기르고 또 기를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하나의 생명이란 사실을 기억하고 생명을 맡아 기르는 데는 희생과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거예요.

[함께 생각해봐요]

생태계 피라미드라는 모형이 있어요. 생태계가 균형을 이루려면 피라미드 모양이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졌죠. 그렇다면 균형을 이룬 생태계는 왜 이와 같은 피라미드 모양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풀이: 먹히는 쪽보다 먹는 쪽의 수가 많으면 먹히는 쪽은 번식할 기회도 없이 잡아 먹히기 때문에 점점 사라지게 되요. 먹는 쪽 또한 먹이가 줄어듦에 따라 굶어 죽는 상황이 일어나 결국 모두 멸종하게 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죠. 먹히는 쪽의 수가 많으면 먹이 문제가 충분히 해결되면서도 먹히는 쪽은 계속 살아남아 번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지요.


[관련 교과] 3학년 2학기 '동물의 세계', 6학년 1학기 '생태계와 환경'

조영선·과학 학습 도서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