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진으로 보는 세계] 지구의 북쪽 끝, 척박해도 과학자에겐 연구 열정 불태우는 곳이에요

입력 : 2015.07.20 03:07
눈 덮인 마을 풍경이 보기만 해도 시원하네요. 이곳은 북위 78。 55', 노르웨이 본토와 북극점의 중간쯤 위치한 스발바르 제도의 뉘올레순(Ny-Ålesund) 북극 과학 연구 단지예요. 이곳은 4월부터 8월까지는 낮이 계속되고,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밤이 지속되는 특수한 환경이 특징이에요. 그러나 이 지역은 따뜻한 북대서양 해류의 영향으로 연평균 기온 변화가 그리 크지 않아요. 또한 위도는 높지만 남극에 비해 훨씬 따뜻하지요.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이곳에서 과학 연구를 위해 여름철에만 한시적으로 북극 다산 과학 기지를 운영해 오고 있어요. 주로 북극의 자연환경과 북극해 주변에 매장된 자원 연구를 한다고 해요. 특히 북극해 지역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지구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곳이죠.

뉘올레순에 위치한 북극 과학 연구 단지 전경(위). 뉘올레순에 있는 아문센 동상.
뉘올레순에 위치한 북극 과학 연구 단지 전경(위). 뉘올레순에 있는 아문센 동상. /한성필 사진작가
척박한 환경인 이 지역에 오래전부터 과학 기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맨 처음 이 땅을 발견한 사람은 영국의 조나스 풀로 1610년 고래를 쫓다 이곳에 잠시 정박한 다음 '잘 타는 돌', 즉 석탄을 발견했다는 기록이 있어요. 그러나 본격적으로 석탄을 캐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약 300년 후인 1917년으로 당시 탄광 개발과 함께 주택, 항구, 철도 등이 설립되며 얼음으로 뒤덮였던 이 섬에 작은 마을이 생겼어요.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석탄 수요의 증가로 채굴을 위해 수많은 갱도가 이곳에 뚫렸고요. 그러나 끊이지 않는 탄광 사고로 1963년 이곳의 탄광 산업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답니다. 폐쇄된 광산 마을은 이후 북극의 환경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국제적인 과학 연구 기지로 탈바꿈하기 시작했어요.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중국, 일본 등 10개국에서 과학 기지를 운영하고 있죠.

더불어 뉘올레순 지역은 북극점과 약 1200㎞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북극 지역 탐험대의 출발과 도착의 거점으로 활용되는 곳이기도 해요. 수많은 탐험의 역사를 담은 이 지역 마을 앞에는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한 노르웨이 탐험가 아문센의 동상이 있답니다. 그는 남극점 정복 후 바로 북극점으로 가기 위해 수많은 도전을 했죠. 그러던 중 1926년 이 지역 근처에서 비행선 노르게호를 이용해 북극점을 통과해 알래스카에 이르는 여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자신의 오랜 염원을 이루게 된답니다. 과거 극지 탐험의 열정을 간직한 이곳 뉘올레순은 오늘도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의 미래를 고민하는 과학자들의 연구가 계속되고 있답니다.


김옥선 용인 백현중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