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세계유산 탐방] 바위에 그려진 유목민의 삶… 1만2000년 걸친 몽골 문화 담고 있어
[21] 알타이의 암각예술군
지난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몽골에서 '나담'이라고 하는 전국 규모의 전통 축제가 열렸어요. 이 기간에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는 각 부족의 대표가 모여 씨름, 말타기, 활쏘기 이렇게 세 가지 스포츠를 주로 겨루는 큰 행사가 진행되고, 지방 곳곳에서도 여러 민속 행사가 열렸지요.
몽골은 13세기에 몽골 제국을 세운 칭기즈칸의 나라로 널리 알려졌어요. 쿠빌라이칸 때 나라 이름을 원으로 바꾸고 중국 전체를 다스렸지요. 원의 몰락과 함께 몽골 초원 지대로 물러나고 나서는 만주족이 세운 청의 지배 아래에 놓이며 외몽골로 불렸어요. 1921년 7월 11일, 몽골은 독립을 선언하고 중국의 오랜 지배에서 벗어났답니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몽골 정부는 7월 11일부터 3일 동안을 나담 축제 기간으로 정하고 국가 행사로 격상시켰어요. 이후 나담은 몽골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되새기고, 스포츠 경기로 전 국민을 단결시킨다는 정치적 의미가 강한 축제가 되었지요.
몽골의 역사는 상당히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요. 선사시대 몽골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 바로 '알타이의 암각 예술군(群)'이랍니다. 이곳은 크게 세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곳에서 발견된 수많은 암각화와 추모비는 1만2000여 년에 걸친 몽골 문화의 발전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지요. 가장 오래된 암각화 중 하나는 숲으로 뒤덮인 거대한 수렵지였던 당시 계곡의 모습을 담고 있어요. 후기의 암각화들은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어 목축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지요. 가장 최근의 암각화들은 유목 생활로 바뀌기 시작한 이후부터 1000년 동안의 삶을 반영하고 있어요. 당시 사람들이 여름과 겨울 동안 고지대 계곡에서 풀을 먹이며 가축을 길렀다는 사실을 알려 준답니다. 이 밖에 매머드, 코뿔소, 타조 같은 동물들이 새겨진 암각화는 옛날 알타이 지역에 오늘날과 달리 많은 동물이 살았다는 것을 보여 주지요. 이 암각화들은 중앙아시아와 북아시아가 교차하는 이 지역의 고대 문화를 완벽하게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지요.
- ▲ 선사시대의 암각예술 유물들이 남아 있는 몽골의 알타이 지역의 모습(위 사진). 마부와 말을 새긴 모습이 인상적인 청동기시대 몽골 알타이 지역의 암각화(아래 사진). /Corbis / 토픽이미지, 서울시립대박물관
알타이의 암각 예술군은 다른 지역의 암각화들과는 견줄 수 없을 만큼 그 수가 많고 보전 상태도 매우 훌륭해요. 이 유적들은 '몽골 문화유산 보호법'에 의해 국가 역사 및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보호받고 있답니다. 2011년 유네스코에서는 선사시대 문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알타이의 암각 예술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어요. 전 세계 인류의 보물을 소중히 여기며 지켜나가는 몽골 정부와 국민의 노력이 무척 멋져 보이지 않나요?
[1분 상식] 나담이란?
나담은 몽골어로 놀이 또는 게임이라는 뜻으로, 중앙아시아의 광대한 초원에서 유목 생활을 해 온 몽골의 유목 문화와 관련 깊은 축제랍니다. 축제를 열어 유목민의 삶에서 중요한 가축의 성장과 풍요를 기원하고, 힘과 기술을 겨루는 경기를 통해 병사를 훈련했지요. 오늘날 나담 축제는 몽골 기마병과 전통 복식을 갖춰 입은 주민들의 행진으로 시작돼요. 축제 기간에 몽골 전통 음악과 민속춤 공연, 전통 음식과 공예품 판매 등이 이루어진답니다. 이 축제는 2010년에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