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긴 여행 한 '뉴호라이즌스호' 명왕성 비밀 알려줄까
질량 부족으로 '왜소행성' 된 명왕성, 인류 최초로 무인 탐사할 수 있게 돼
목성의 중력·원자력 전지 이용해 목적지까지 속도 유지하며 나아가
지구 떠나 9년여 만에 도달했어요
오늘(7월 14일)은 우주 개발 역사에 매우 뜻깊은 날이에요. 2006년 1월에 발사한 명왕성 탐사선인 뉴호라이즌스호가 9년여에 걸친 여행 끝에 드디어 목표 지점에 도착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뉴호라이즌스호는 명왕성을 탐사하는 최초의 탐사선이기도 하지요. 9년이란 시간은 정말 긴 시간이 아닐 수 없어요. 그만큼 명왕성이란 천체가 지구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그렇다면 명왕성은 대체 어떤 행성이며 지구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일까요?
우선 명왕성이라는 천체에 대해 알아볼게요. 우주에 관심이 많은 친구는 태양계에 행성이 몇 개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지요? 태양과 가까운 순서로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으로 모두 8개이지요. 그런데 뉴호라이즌스호가 발사될 당시만 해도 태양계의 행성은 명왕성을 포함한 9개였답니다. 명왕성은 1930년 2월에 발견되어 아홉 번째 행성으로 불리게 되었고 2006년 8월에 행성의 자리에서 퇴출당하였으니 무려 76년이란 긴 시간 동안 행성의 자리에 있었던 것이지요. 그렇다면 명왕성은 왜 행성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국제천문연맹에서 새로 정한 행성의 기준 때문이었어요. 그 기준은 ▲태양(항성) 주위를 일정한 궤도로 공전해야 한다는 것 ▲둥근 공(구) 모양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 ▲궤도 내의 작은 천체를 지배해야 한다는 것이었지요. 명왕성은 둘째 조건까지는 어느 정도 만족이 되었지만 셋째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어요.
- ▲ 그림=정서용
이렇게 뉴호라이즌스호는 행성 명왕성을 향해 출발했지만, 왜소행성이 되어버린 명왕성에 도착한 것이 되었어요. 하지만 이름만 바뀌었을 뿐, 명왕성이란 천체가 가진 가치까지 변한 것은 아니지요. 그런데 뉴호라이즌스호가 발사된 날짜에는 중요한 비밀이 숨어 있어요. 지구는 물론 모든 천체는 정지해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천체와 천체 사이의 거리도 끊임없이 변해요. 예를 들어 지구와 목성이 가장 가까울 때의 거리는 약 6억3000만㎞이고, 가장 멀 때의 거리가 약 9억3000만㎞이므로 약 3억㎞나 차이가 나요. 즉, 가장 가까울 때에 맞추어 탐사선을 보내면 도착 시각을 훨씬 앞당길 수 있지요.
명왕성은 지구와 가장 가까울 때의 거리가 약 50억㎞나 될 정도로 먼 곳에 있는 천체예요. 분석에 따르면 명왕성이 지구에서 가장 먼 때에 맞추어 탐사선을 보내면 60년가량 걸린다고 해요. 하지만 가장 가까울 때에 맞추면 도착 시각을 1/5정도로 앞당길 수 있지요. 그런데 2006년 1월 11일에서 2월 2일 사이에 출발하면 탐사선이 나아가는 길에 목성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중력이 강한 목성을 만나면 탐사선은 목성의 중력에 끌려들어 갔다가 다시 빠져나가는 과정을 겪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탐사선은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속도를 20%나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해요. 이렇게 목성의 중력을 이용하면 3~5년의 세월을 단축할 수 있어서 명왕성같이 멀리 있는 천체를 탐사하기 위해서 놓쳐서는 안 될 기회였지요. 그래서 NASA와 존스홉킨스 대학 등은 2001년부터 뉴호라이즌스호를 준비해 왔어요.
하지만 아무리 행성들의 궤도를 정확히 계산하고 행성들의 중력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먼 여행을 위해서는 연료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그렇다면 어떻게 뉴호라이즌스호가 9년이나 되는 긴 기간 작동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그 비밀은 '원자력 전지'에 있어요. 원자력 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요. 방사성동위원소는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붕괴하여 다른 원소로 변하는데, 이때 생기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것이지요. 뉴호라이즌스호에 쓰인 원자력 전지는 '플루토늄238'이란 방사성동위원소를 사용하는데 20년 이상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해요. 하지만 이런 원자력 전지는 수명이 긴 만큼 만들어 내는 전기의 양도 매우 적다는 특징이 있어요. 다행히도 진공 상태인 우주는 마찰력이 거의 없어서 한번 움직인 물체는 계속 그 속도를 유지하며 나아갈 수 있어요. 그래서 뉴호라이즌스호는 목성에서 속도를 높인 이후에는 명왕성에 도달할 때까지 수년간 지구와의 통신 장비를 제외한 모든 장비를 꺼버린 상태로 이동했어요.
이렇게 뉴호라이즌스호는 9년이라는 긴 여정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어요. 과학자들은 뉴호라이즌스호가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명왕성에 대한 정보를 보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어요.
[함께 생각해봐요]
뉴호라이즌스호에는 각종 탐사 장비 외에 명왕성과 관련된 물품들을 더 실었다고 해요. 그 물품들과 그것이 담는 의미에 대해 알아봐요.
풀이: 뉴호라이즌스호에는 명왕성의 발견자 ‘클라이드 톰보’의 유골 일부와 25센트 동전 도 실었다고 해요. 여기에는 명왕성의 발견자인 톰보가 죽은 다음 자신의 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낭만적인 의미가 담겨 있어요. 그리스·로마신화에서는 명왕성을 ‘죽은 자들의 세계’로 나타내고 그곳을 가기 위해서는 뱃사공인 카론에게 뱃삯을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25센트의 동전은 바로 톰보가 명왕성까지 아무 문제 없이 도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한 뱃삯이라고 해요.
[관련 교과] 5학년 1학기 '지구와 달', 5학년 2학기 '태양계와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