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엄마와 함께하는 명화 색칠공부] 풀밭 위 모니카, 기존 방식서 벗어나 색다르게 색 입혀봐요

입력 : 2015.07.09 03:09

명화를 감상하다 보면, 가끔 궁금해질 때가 있어. '도대체 저 그림은 왜 유명한 거지?' 이런 생각, 너도 한 번쯤은 해봤을 거야. 누가 봐도 감탄할 만한 그림이 있는가 하면, 아름답지도 그렇다고 잘 그린 것 같지도 않은데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팔리는 그림이 있는 걸 보면 명작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에두아르 마네가 그린 '풀밭 위의 점심'은 아마도 그림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덕분에 유명한 그림인 것 같구나.

에두아르 마네 ‘풀밭 위의 점심’ 작품 사진
에두아르 마네 ‘풀밭 위의 점심’.

한번 보렴. 이 그림은 숲 속으로 소풍 나온 사람들을 그린 아주 평범한 그림이야. 르네상스 대가들의 작품과 비교해보면, 주제도 그리 대단하지 않고 원근법을 정교하게 사용하지도 않아서 있는 그대로 사실을 재현하는 기술도 좀 모자라 보여. 사람들이 앉아 있는 모습 역시 옛 그림 속에 많이 등장하는 인물들의 배치를 그대로 옮겨온 거라서 그다지 특이할 게 없단다. 그런데 이 그림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야.

마네는 별로 특색도 없고 아주 잘 그리지도 않은 이 그림을, 훌륭한 예술 작품을 모아 전시하는 살롱전에 출품했지만 낙방했어. 당시 예술계의 중심이었던 파리에서 개최된 이 전시는 황제가 직접 작품을 선정할 만큼 중요했고, 입선하면 부와 명예를 함께 얻을 수 있어서,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예술가들이 왜 자기 작품이 떨어졌는지를 항의하는 일이 벌어질 정도였지. 그래서 나폴레옹 3세는 떨어진 작품을 모아 전시를 열었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도 바로 그 전시에 나왔단다.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 ‘레몬트리 마을에서의 풀밭 위의 점심’ 작품 사진
그런데 신기한 현상이 벌어졌어. 신화나 고전 속 인물을 현실감 있게 재현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던 좋은 그림 기준을 고의적으로 무시해버린 마네의 그림에서 사람들은 기존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가치를 발견하게 된 거야. 그래서 오늘날 마네는 인상주의를 비롯한 현대적 예술 세계를 열어준 선구적 화가로 기억되고 있어.

예술 작품은 늘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준단다. 마네의 그림이 선사한 '새로움'도 그러한 가치 중 하나일 거야. 그러니까 이 그림은 지금까지와는 좀 다르게 칠해보면 어때? 네 기분에 따라 초록색이 아닌 나무를 그리거나 밑그림을 좀 무시해보면 어떨까? 모니카가 옷을 벗은 채로 그려져 있으니 예쁜 옷을 그려 입혀주는 것도 좋겠구나.



황록주·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