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책으로 보는 세상] "키다리 아저씨 힘 얻어 행복한 꿈 꿀 거야"
입력 : 2015.07.08 03:09
[74]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주인공 제루샤, 글쓰기에 소질 보여 키다리 아저씨에게 대학 지원받게 돼
편지에 마음 전하며 밝게 성장해요
도움 줄 땐 상대방 상황 고려해 자립하도록 힘 키워줘야 해요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2015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2015)'를 발표했어요. '더 나은 삶 지수'란 주거, 소득, 직업, 교육, 사회적 연계, 환경 등 11개 부문을 평가해 국가별 삶의 질을 가늠하는 지표인데, 우리나라는 '사회적 연계' 부문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해요. '사회적 연계(Social Connection)'란 어려움이 닥쳤을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을 뜻해요. 힘든 상황에서 든든하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는 답이 72%로 이는 OECD 평균인 88%보다 16%나 낮게 나온 수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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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이병익
제루샤 애벗은 존 그리어 보육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소녀예요. 사실 열여섯 살이 되면 보육원을 떠나야 하지만, 공부를 잘했던 탓에 제루샤는 특별히 고등학교까지 갈 수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보육원을 후원하는 평의원 중 한 명이 제루샤의 글을 읽고 작가로 키우기 위해 대학까지 지원해주겠다고 나섰어요. 단 매달 감사의 뜻으로 편지를 쓰는 조건이 있었지요. 돈을 보내준 것에 감사하는 내용이 아니라 제루샤의 일상을 담은 내용으로 말이지요.
"제루샤는 한 사람이 차도에 대기 중인 자동차를 타러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사람은 자동차를 향해 손짓했고, 그러자 불빛을 받은 그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긴 그림자는 장님 거미가 비틀비틀 걸어가는 것처럼 우습게 보였다."
제루샤는 긴 그림자의 후원자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해요. 기숙사와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공부와 친구에 대한 고민도 편지에 솔직하게 담았지요. 학기 초 제루샤는 보육원에서 왔다는 이유로 방을 같이 쓰겠다는 친구들이 없어 혼자 방을 쓸 수밖에 없었고,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도 어려웠어요. 하지만 그녀는 절망하거나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혼자 방을 쓰며 자신에 대해 알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해요. 제루샤는 자신이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틈틈이 시와 소설을 쓰지요. 그리고 긍정적이고 밝은 숙녀로 성장하지요.
"진짜 행복은 작은 기쁨에서 오는 거라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바로 지금 현재 이 순간을 보람 있게 살아야 한다는 것도요."
#이야기
키다리 아저씨는 우리 주변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요. 연예인인 정혜영과 션 부부를 예로 들 수 있죠. 그들은 한 방송에서 후원하는 아이의 수가 전 세계에 800명이며 이들을 다 만나보는 것이 꿈이라고 했어요. 그중에는 열두 살 때부터 부부의 도움을 받아 국회의원이 된 아이도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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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키다리 아저씨’는 미국의 소설가 진 웹스터의 대표작이에요. /미국의회도서관
키다리 아저씨는 제루샤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그리고 작가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 매달 편지를 쓰게 했지요. 편지를 쓰는 것이 문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제루샤가 자존심을 잃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에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때는 이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하며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최근 한 언론사와 서울대 연구팀이 발표한 우리 사회의 신(新)중산층 기준에는 재산뿐 아니라 '월 기부액 5만원 이상'이라는 항목이 추가됐어요.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사회 공헌이 중요한 시민의 덕목으로 자리 잡아 간다는 뜻일 거예요. 미시간대학에서 한 조사로는 상대에게 도움을 줄 때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는 내려가고 엔도르핀은 3배 이상 상승한다고 해요. 이처럼 봉사가 자신의 정신과 신체에도 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을 '테레사 효과'라고 해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자신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지름길임을 꼭 기억하세요.
[함께 생각해봐요]
여러분은 누구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고 싶은지, 또 어떤 도움을 주고 싶은지 이야기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