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세상을 바꾼 리더] 클래식·록 느낌 입혀… 새로운 장르 탄생시킨 재즈의 거장

입력 : 2015.07.02 03:07

[72] 마일스 데이비스

재즈의 새로운 방향을 개척한 위대한 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의 모습
재즈의 새로운 방향을 개척한 위대한 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의 모습. /위키피디아

미국의 재즈 음악가이자 트럼펫 연주가인 마일스 데이비스(1926~1991)는 재즈 음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설적인 음악가예요. 마일스는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태어났어요.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마일스의 부모님은 사이가 좋지 않아 자주 다투었기 때문에, 부모님의 눈치를 보며 자라야 했죠. 어린 시절의 마일스 데이비스는 언제나 주눅이 들고 자신감 없는 모습이었어요. 하지만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마일스는 트럼펫을 불 때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트럼펫에 빠진 마일스는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기본을 다졌고, 친구들을 설득하여 밴드를 조직하기도 했어요.

당시 미국에는 '비밥'이라는 음악이 유행하고 있었죠. 비밥은 재즈 연주의 한 종류인 '스윙'을 발전시킨 것으로, 악보대로 연주하는 것보다 그때그때 연주자의 감성을 담아 화려한 기교의 즉흥 연주를 하여 흥을 돋우는 것이 핵심이에요. 마일스는 비밥의 매력에 빠졌죠. 그리고 당대 최고의 색소폰 주자로 비밥을 창시한 찰리 파커가 속해 있던 엑스타인 밴드의 공연을 보고 감명했어요. 그러던 중 엑스타인 밴드와 공연할 기회가 생겼지만, 아직 즉흥 연주 실력까지 갖추고 있지는 못했던 마일스는 혹평을 들었어요. 이에 체계적인 음악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뉴욕에 있는 줄리어드 음악원에 진학해요.

하지만 학교에서는 재즈가 아닌, 정통 클래식 음악을 가르쳤어요. 공연장에서 자유롭게 연주하는 법부터 배운 마일스는 정통 클래식이 낯설고 지루했어요. 그러던 중 마일스는 찰리 파커를 만나 함께 공연하게 됩니다. 마일스는 아예 학교를 휴학하고 그와 본격적으로 밴드를 하게 돼요. 하지만 찰리 파커는 마약에 빠져 공연과 음반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모두 마약을 사는 데 써 버렸어요. 결국 마일스는 찰리 파커와 헤어지고 말아요.

마일스는 비밥을 넘어선 새로운 음악을 고민해요. 그는 연주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가 즐길 수 있으면서도 클래식처럼 고리타분하지 않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마일스는 재즈 연주를 하되, 현란한 음들을 걷어 내고 정통 클래식이 주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음악을 만들었어요.

마일스의 음악을 들은 레코드 제작사는 그의 음악을 듣고 진정한 '쿨(cool)'의 탄생이라며 격찬했어요. 기존의 뜨겁고 화려하며 폭발적인 연주가 '핫'한 재즈였다면, 마일스의 '쿨'한 재즈는 화려한 꾸밈음과 즉흥 연주를 줄이고 음 자체를 전달하는 데에 주력하는 음악이었어요.

이후 그는 재즈에 오케스트라를 더하는 실험을 해요. 그리고 카인드 오브 블루(Kind of Blue) 음반을 발표하죠. 이 앨범은 지금껏 마일스가 해왔던 음악의 결정체였어요. 마일스는 이 앨범에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었어요. 관중은 재즈 대신 강렬하고 화려한 록 음악에 열광하고 있었어요. 이에 마일스는 정통 재즈 연주자들의 반대에도 과감하게 재즈에 록 음악의 요소를 넣어 전자음을 사용한 재즈 음악을 발표해요. 장르를 구분하는 것보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곡을 연주하고 싶었던 마일스의 바람답게 그가 만든 재즈록 앨범은 큰 인기를 끌었죠. 재즈록이 인기를 얻으면서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듣기 좋게 합치는 '크로스오버'가 유행하기도 했죠. 수많은 비판에도 마일스 데이비스는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였어요. 두려움 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한 분야들은 새로운 역사가 되었답니다.

[1분 상식] 찰리 파커?

찰리 파커는 유명한 재즈 음악가이자 천재 색소폰 연주자예요. 미국 캔자스 주(州)에서 태어난 찰리 파커는 ‘새’처럼 자유롭게 연주한다고 해서 ‘버드(bird·새)’라는 별명으로 불렸죠. 디지 길레스피와 함께 비밥을 창시한 음악가로, 마일스 데이비스는 초창기에 찰리 파커의 밴드에서 그의 보조로 연주하며 비밥 재즈를 배웠어요. 하지만 찰리 파커는 극심한 마약 중독자였어요. 심지어 약을 사기 위해 자신의 악기까지 팔 정도였죠. 결국 3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아요.

박영진· 후(who) 시리즈 위인전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