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슈토론] 코알라 안락사

입력 : 2015.06.26 03:09

찬성 - "숲·코알라 모두의 생존 위한 길"
반대 - "서식지 보호 위한 정책이 우선"

'살아있는 인형'이라 불리는 코알라를 실제로 본 적 있나요? 코알라는 까다로운 식성 탓에 주식인 유칼리 나무가 있는 숲에서만 살아 호주 등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어요. 세계적으로 귀한 동물 코알라가 정작 호주에서는 개체 수가 많아서 골치라고 해요. 건강한 생태계 유지를 위해선 헥타르(㏊)당 코알라 한 마리 이하가 적당하지만 최대 서식지인 호주 케이프 오트웨이에는 헥타르당 최대 11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슈토론] 코알라 안락사
/이철원 기자
케이프 오트웨이를 관할하는 호주 빅토리아 주정부는 최근 코알라 수가 너무 많다며, 건강검진을 통해 병약해진 코알라는 안락사시킬 방침이라고 했습니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같은 이유로 비밀리에 코알라 700마리를 안락사시킨 바 있어요. 이에 대해 찬반이 분분합니다.

빅토리아 주정부와 지지자들은 안락사가 코알라 전체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코알라를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유칼리나무 숲과 코알라 모두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거죠. 이들은 "기존 코알라 개체 수 조절 대책이 조금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안락사가 가장 효과적이고 코알라에게 고통이 없는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반대자들은 코알라를 살리기 위해서는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의 개발로 코알라가 살아가는 유칼리나무 숲이 줄어든 것이라고 지적하고 유칼리나무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인위적인 개체 수 조절은 경쟁을 통해 스스로 생존력을 높이는 종의 진화에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먹이사슬 생태계에 의한 자연스러운 증가와 감소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코알라의 개체 수 조절 방침은 불가피한 희생일까요, 오만한 살육일까요?

이승철 NIE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