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키즈
[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따돌림당하는 친구 있다면… 먼저 손 내밀어 보세요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 덩그러니 혼자 남으면 무척 쓸쓸하고 슬퍼져요. 하지만 혼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쓸쓸하고, 슬픈 것이 있어요. 바로 '왕따'가 되는 것이죠. 왕따는 여러 사람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것을 뜻해요. 아무리 애를 써도 친구들이 모두 나를 좋아하지 않거나, 나와 노는 것을 꺼린다고 상상해보세요. 생각만 해도 기운이 쭉 빠지고 몹시 우울해질 거예요. 오늘은 왕따 박쥐 '블라딘'의 이야기를 통해 왕따가 되는 것, 왕따를 시키는 것, 왕따를 이겨내는 법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도록 해요.
어느 다락방에 박쥐 무리가 살고 있었어요. 모두 힘이 가장 센 '모펠'을 좋아했지요. 그런데 모펠이 블라딘을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다들 블라딘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울보 겁쟁이라고 심하게 놀려대고 비웃었지요. 몇몇 박쥐가 조심스레 블라딘을 위로하자, 모펠은 위로해주는 박쥐도 함께 왕따가 될 거라며 으름장을 놓았어요. 그리고는 블라딘에게 모두가 먹을 나방을 구해오지 않으면, 아랫동네에 사는 '새와 쥐를 잡아먹는 검은 괴물'에게 보낼 거라고도 했지요.
- ▲ /웅진주니어 '넌 왕따가 아니야'
모펠이 너무 심하게 괴롭힌다고 생각한 박쥐도 있었지만, 잘못 끼어들었다가는 자신마저 왕따가 될까봐 두려워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심한 놀림과 괴롭힘에 기운이 빠진 블라딘은 아래로 뚝 떨어져 버렸어요. 그런데 그곳은 검은 고양이 '토토'의 등이었죠. '새와 쥐를 잡아먹는 검은 괴물'이 눈앞에 있었지만, 블라딘은 너무 슬퍼서 무서운 줄도 모르고 엉엉 울어버렸어요. 토토는 블라딘에게 왜 우는지를 물었고, 블라딘은 왕따 이야기를 털어놓았어요.
토토는 블라딘과 함께 좋은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모펠을 쫓아낼까, 아님 모두에게 나방 두세 마리씩 잡아다 줄까, 이것도 아님 싸움을 배워서 가장 힘센 박쥐가 되면 어떨까 등등 아이디어를 냈죠. 그러다 문득 멋진 생각이 떠올랐어요. 다른 박쥐들이 위험할 때 블라딘이 나타나 박쥐들을 구해주는 영웅이 되는 것이었죠.
블라딘은 토토에게 박쥐들을 놀라게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다른 박쥐들은 토토가 '새와 쥐를 잡아먹는 검은 괴물'이라고 여기고 있었으니까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 토토는 조심스레 다락방으로 올라가서, 모펠을 잡아먹겠다고 입을 쩍 벌렸어요. 그때 블라딘이 재빨리 용인형을 쓰고 토토 앞에 나타났어요. 그러자 토토는 블라딘과 약속한 대로 털을 바짝 세우며 겁먹은 척 사라져 주었어요. 위험에서 벗어난 박쥐들은 블라딘이 정말 대단하다며, 어깨를 토닥여줬지요. 그리고 용감한 블라딘이 괴물을 쫓아버렸다며 밤새 신나는 파티까지 했답니다.
여러분이 만약 블라딘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괴롭히고 미워하는 박쥐들에게 지쳐서 저 멀리 훌쩍 떠나버렸을 수도 있어요. 또 직접 괴롭혔던 모펠, 함께 놀리고 비웃은 다른 박쥐들, 잘못임을 알면서도 도와주지 않은 박쥐들을 토토에게 혼내달라고 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블라딘은 토토에게 속마음을 다 터놓고 도움을 청했기 때문에 슬기롭게 왕따에서 벗어날 수 있었죠.
그럴 일은 없어야겠지만 만약 여러분이 왕따를 겪게 된다면 혼자서 힘들어하지 말고 꼭 부모님,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세요. 그리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누군가로부터 미움을 받는 것만큼이나 나 자신에게도 큰 상처를 주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부디 친구의 나쁜 점이나 싫은 점보다, 좋은 점과 고마운 점을 더 먼저 생각하며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기 바라요.
[부모님께]
누구든 왕따의 가해자나 방관자는 물론이고 피해자도 될 수 있어요. 그러므로 어릴 때부터 자녀가 겪는 소소한 다툼에 관심을 가지고 지도해 주세요. 훈계보다는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자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속내를 헤아려주는 것이 좋아요. 만약 자녀의 잘못을 발견했다면 아이에게 다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한다면 기분이 어떨지 생각해보도록 이끌어 주세요. 또 스스로 사과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사과하는 용기도 칭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