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개념쏙쏙! 수학] '3할 타자 이대호' 정말 세 번에 한 번 안타 칠까?

입력 : 2015.06.18 03:07 | 수정 : 2015.06.22 11:25

관찰 결과 계산한 통계적 확률… 횟수 많이 쌓일수록 수치 정확해져
비 올 확률, 암 사망률, 타율 등 쓰여

수학적 확률, 동전 앞면 나올 확률 등 각각 일어날 가능성 같을 때 사용해

"와. 주자 만루에서 타율 0.333인 홍길동 타자라니! 무조건 1점 이상 얻겠어요!"

아빠와 함께 야구 중계를 보던 영찬이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유리한 상황에 놓이자 환호성을 질렀어요.

"흠. 무조건 1점 이상이라고? 왜 그렇게 생각하지?"

"홍길동 타자의 타율 보셨죠? 0.333은 분수로 1/3이잖아요? 즉 타석에 세 번 서면 한 번은 친다는 의미지요. 그런데 이 선수가 이전에 연이어 두 번 아웃을 당했으니 타율대로라면 이번엔 꼭 안타를 치지 않겠어요? 그러니 아무리 못해도 3루 주자는 홈으로 들어올 거 아니에요?"

"하하. 네 주장에도 일리가 있구나. 그럼 어디 한번 볼까? 앗! 쳤다!"

"내야 플라이 아웃! 으아, 이럴 수가."

"하하. 타자를 너무 미워하지 마. 타자는 잘못 없어. 칠 수 있는 확률이 1/3이라는 것은 칠 수 없는 확률이 2/3라는 의미도 되니까."

[개념쏙쏙! 수학] '3할 타자 이대호' 정말 세 번에 한 번 안타 칠까?
/그림=이창우
"그래도 두 번 아웃되었으면 다음에는 안타를 쳐야 타율에 맞는 거잖아요."

"영찬아. 이 동전을 잘 보렴. 내가 이 동전을 던질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야, 앞면 아니면 뒷면이 나올 테니 50%가 되겠죠?"

"좋아. 직접 던져볼게. 자, 앞면이 나왔구나. 그럼 다시 한 번 던졌을 때는 무조건 뒷면이 나오겠지? 두 번 던졌을 때 앞면이 한 번만 나와야만 50%라는 확률이 맞을 테니까. 하지만 어떠냐? 동전은 한 번 던졌을 때 앞면 아니면 뒷면이 나오기 때문에 앞면이 나올 확률은 늘 50%로 변하지 않지?"

"그렇군요. 그럼 확률이란 건 별로 의미가 없네요? 타자가 타석에 서면 안타를 치거나 그러지 못하는 두 가지 경우가 생기니 모든 타자가 안타를 칠 확률이 50%로 같은 거 아닌가요?"

"하하. 네 말도 일리가 있지만, 야구와 같은 종목은 동전의 경우처럼 수학적 확률을 적용하기 어려워. 그래서 통계적 확률을 적용하고 있지."

"통계적 확률? 수학적 확률? 확률은 다 똑같은 거 아니에요?"

"자. 동전은 양면이 형태, 무게 면에서 조건이 같기 때문에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을 각각 1/2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 이렇게 각각의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모두 같은 경우에는 수학적 확률을 적용할 수 있어. 수학적 확률은 이론적 확률이라고도 해. 하지만 야구는 투수와 타자 사이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너무 많잖아?"

"맞아요. 투수와 타자 사이의 거리 등에 영향을 받지요. 타율이 3할만 되어도 일류 타자로 인정받으니 투수 쪽이 더 유리한 면도 있고요."

[개념쏙쏙! 수학] '3할 타자 이대호' 정말 세 번에 한 번 안타 칠까?
/그림=이창우
"그래.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는 안타 아니면 아웃이라는 수학적 확률을 적용할 수 없지. 타율은 수학적 확률이 아닌 통계적 확률인데, 통계적 확률은 여러 번 관찰된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사건이 일어날 경우의 수를 전체 사건 수로 나눈 것을 의미해. 예를 들어 열 번 타석에서 A 선수는 여덟 번, B 선수는 한 번 안타를 쳤다면 A 선수가 안타를 칠 확률은 8/10=0.800 즉 80%가 되고 B 선수는 0.100 즉 10%가 되는 거야. 그럼 당연히 감독으로서는 A 선수를 더 많이 기용하겠지? 이처럼 통계적 확률은 실제 경험을 기록하여 계산한 수치를 의미해. 비가 올 확률, 불량품을 생산할 확률, 교통사고율, 암 사망률 등도 이에 속해."

"아하. 그런데 통계적 확률이 실생활에서는 더 유용한 것 같은데요?"

"맞아.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변할 수 있는 요소가 너무 많아서 수학적 확률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하지만 이러한 일도 여러 번 반복하여 그 결과를 꼼꼼하게 분석하면 예측대로 들어맞을 확률이 높아지지. 통계적 확률은 관찰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정확해지는 특징이 있어."

"그렇군요."

"수학적 확률이 더 정확한 확률 계산 방법이라 할 수 있지. 왜냐하면 통계적 확률은 직접 관찰을 해야 하니 그 횟수에 한계가 있지만, 수학적 확률은 시행 횟수가 무한하다고 보았을 때의 확률이기 때문이야. 예를 들어 동전을 2번 던졌을 때는 모두 같은 면이 나오는 경우도 많지만 100번, 1000번… 식으로 던지는 횟수를 늘리면 신기하게도 앞면과 뒷면의 비율은 거의 반반씩 나오게 돼. 이렇게 많은 시도를 했을 때 실제 수학적 확률에 가까워지는 것을 '큰 수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무한히 많은 시도를 한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정확한 확률로 보는 것이지. 하지만 이런 평균의 함정 때문에 많은 사람이 도박에서 큰돈을 잃어 왔어. 확률 50% 게임에서 두세 번을 연거푸 지게 되면 다음에는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착각하기 때문이야. 아무리 여러 번 졌어도 언제나 승률은 50%로 변함없다는 사실을 잊기 때문이지. 그러니 절대 도박을 하면서 헛된 욕심을 부려서는 안 돼."

"네. 그럼요. 물론이지요."


[관련 교과]
6학년 2학기 '경우의 수와 확률'


[함께 생각해봐요]

주사위를 던져 6이 나올 확률을 수학적인 방법과 통계적인 방법으로 구해보고 답이 같은지 비교해 보세요. 그리고 각각의 방식으로 얻은 답이 같아지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도 생각해 보세요.

풀이: 주사위는 정육각형으로 각각의 면이 나올 가능성이 모두 같으므로 수학적 확률을 적용해야 해요. 전체 6면으로 되어 있고 6은 그 중의 한 면이므로 주사위를 던져 6이 나올 확률은 1/6이죠. 이 문제를 통계적인 방법으로 구하려면 직접 던져보면 알 수 있는데, 6번을 던지면 6이 2번 이상 나올 수도 있고, 1번도 나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던질 때마다 다른 답이 나오게 돼요. 하지만 통계적인 방법도 던지는 횟수를 무한하게 늘린다면 수학적 확률로 푼 정답에 가까운 답을 구할 수 있어요.

김은숙 어린이 수학 전문 저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