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키즈

[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뒤뚱뒤뚱 걷는 뚱뚱한 하마, 물속에선 날쌘돌이예요

입력 : 2015.06.11 03:09

올해에는 여름 무더위가 유난히 일찍 찾아왔어요. 차가운 물속으로 당장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지요.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도 우리랑 같은 생각인가 봐요. 더위를 피해 물속으로 뛰어드는 동물이 많네요. 그중 대표적인 동물이 바로 하마예요. 덩치 큰 하마가 어떻게 물놀이를 하는지 함께 지켜볼까요?

하마는 한번 물속에 들어가면 온종일 나오지 않아요. 수백 ㎏이나 나가는 커다란 몸을 모두 물속에 잠기게 하고는 눈과 코만 물 밖에 살짝 내놓고 숨을 쉬죠. 머리까지 잠수할 때에는 콧구멍과 귀를 완전히 닫아요. 그러면 꽉 닫은 병마개처럼 물 한 방울도 안 들어간답니다.

알고 보면 하마는 타고난 수영 선수예요. 하마 눈에는 투명한 눈꺼풀이 한 겹 더 있어서 뿌연 물속에서도 눈을 뜨고 앞을 훤히 보면서 헤엄칠 수 있어요. 태어날 때부터 자동 물안경이 달린 셈이지요. 그뿐인가요, 발에는 오리발을 끼운 것처럼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어서 물살을 쓱쓱 가르고 앞으로 나아가요. 새끼 하마는 걷기도 전에 헤엄치기를 먼저 배울 정도지요.

웅진주니어‘하마는 엉뚱해’ 일러스트
웅진주니어‘하마는 엉뚱해’

하마와 수영 시합을 하면 누가 이길까요? 물고기를 빼고 하마를 수영 실력으로 이길 수 있는 동물은 많지 않아요. 땅 위에서는 짧은 다리를 뒤뚱뒤뚱, 큰 엉덩이를 실룩샐룩하면서 걷지만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시내를 달리는 자동차만큼이나 빠르게 헤엄치지요. 겉보기에는 둔하고 뚱뚱해 보이지만 의외로 아주 날쌘 모습을 보여요.

그리고 또 하나, 하마와 함께 수영하려면 배설물을 맞을 각오를 해야 해요. 물속에 배설물을 한가득 싸고는 꼬리를 마구 흔들어서 사방으로 퍼뜨리거든요. 동물원 사육사들이 하마 집의 물을 모두 깨끗한 물로 갈아 주어도 소용이 없어요. 너무 지저분해서 같이 못 놀겠다고요? 하마가 이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하마의 배설물에는 영양분이 잔뜩 들어 있어요. 그래서 하마가 배설물을 싸면 물고기들이 도망가기는커녕 하마 주위로 몰려든답니다. 강물에 사는 여러 물풀도 하마의 배설물을 먹고 자라요.

뜨거운 햇볕을 피해 물속에 들어가 있던 하마들은 해가 지고 공기가 시원해진 다음에야 땅 위로 천천히 올라와요. 밥을 먹으려는 거예요. 우리도 물놀이하다 보면 배가 고파지지요? 하마는 하루에 풀을 60~80㎏이나 먹어요. 같은 초식동물이라도 기린은 하루에 8㎏ 밖에 먹지 않는데, 하마는 열 배나 되는 풀을 먹는 셈이지요. 그래도 몸무게에 비하면 많이 먹는 편은 아니라고 하니까 다이어트를 하라고는 하지 말아 주세요.

푸지지 직! 하마가 배설물을 분비하는 것은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해요. 꼬리로 배설물을 뿌리는 것은 미안하다는 뜻이고, 내 땅에 들어오지 말라는 뜻이기도 해요. 풀 먹으러 갈 때 길에다 배설물을 뿌리는 것은 돌아오는 길을 표시하는 것이고요. 하마는 시력이 나빠서 밤에 길을 잘 잃어버리거든요. 풀을 먹는 중에 소나기라도 내려서 배설물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면 하마들은 그 냄새를 찾아 킁킁거리며 표시해 둔 길을 찾느라 야단이지요.

그러다가 자기 땅에 몰래 들어온 동물을 발견하면 커다란 입을 쩍 벌려서 혼을 내 줘요. 이때에는 아무리 힘센 악어라도 혼쭐이 나요. 하마의 송곳니는 커다란 악어도 두 토막 낼 정도로 날카로워요. 하지만 하마가 이렇게 화를 내는 건 드문 일이지요.

밥을 다 먹은 하마는 물속으로 돌아가 잠을 자요. 서로서로 머리를 등에 배고 옹기종기 사이좋게 잠이 들지요. 둥글둥글 생긴 하마 머리만 물에 동동 떠 있어요. 물론 자면서도 물속에 배설하는 걸 잊지 않지요. 푸지지 직!

[부모님께]

아프리카의 여름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덥고 길어요. 에어컨이나 아이스크림도 없는 아프리카에서 동물들은 여름을 어떻게 보내는 걸까요? 자녀와 함께 평소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찾아서, 그 동물의 여름 나기 비결을 알아보세요.

다인·어린이 책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