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개념쏙쏙! 수학] 길 잃었을 땐, 건물 번호가 나침반 역할 해줘요

입력 : 2015.06.11 03:09

도로명 주소에 같이 쓰인 숫자로 나의 현재 위치·방향 파악 가능해
도로 시작하는 곳 기준으로 짝수는 오른쪽, 홀수는 왼쪽 건물
20m 곱해 위치 계산할 수 있어요

"인호야, 오늘 친구 집에 잘 갔다 왔니?"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 온 인호에게 아빠가 물었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놀았어요.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게임도 했어요. 그런데 약속 시간에 맞춰 가지 못해서 친구들이 다들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왜 늦었어? 아빠가 항상 약속 시간은 잘 지켜야 한다고 했잖니."

"휴대폰으로 친구 집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휴대폰이 꺼져서 쉽게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근처까지 가긴 했는데 지도가 없으니까 찾기가 어려웠어요."

"그런 일이 있었구나. 인호가 도로명 주소 보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었으면 늦지는 않았을 텐데…."

"도로명 주소를 보는 방법이 따로 있어요?"

"길을 가다 보면 '○○○로'라고 길 이름이 쓰여 있고 그 옆에 숫자가 쓰여 있는 파란 표지판을 본 적 있지?"

"맞아요. 길에도 있었고 건물에도 붙어 있었어요. 그런데 아무 규칙도 없이 붙어 있던데요."

[개념쏙쏙! 수학] 길 잃었을 땐, 건물 번호가 나침반 역할 해줘요
/그림=이창우
"규칙을 발견하지 못했구나. 인호가 본 표지판들은 길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단다. 우리 집 주소가 '서울특별시 방배로 135'인데, 방배로가 도로명이고 135가 건물 번호란다. 이렇게 모든 건물에는 번호가 있는데 이 번호들은 건물 순서대로 붙어 있는 게 아니야."

"그럼요? 아, 친구 집을 찾아갈 때도 120이라고 붙어 있는 건물 옆에 121이 없더라고요."

"건물 번호를 보면 내가 어디쯤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걷고 있는지 두 가지를 알 수 있어. 우선, 도로 시작점을 기준으로 왼쪽은 홀수 번호를, 오른쪽은 짝수 번호를 사용한단다. 그리고 그 번호는 도로가 시작하는 곳에서 끝나는 곳 방향으로 20m 구간마다 번호가 커져. 그렇다면 '방배로 16'은 어디쯤 위치했는지 알 수 있겠니?"

"우선 짝수니까 방배로의 시작점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건물이 있겠네요. 2, 4, 6, 8, 10, 12, 14, 16이니까 16은 여덟 번째 짝수고 그래서 (20×8)m=160m쯤에 있겠네요."

"이해가 굉장히 빠르구나. 20m 구간마다 번호를 붙인 거라서 정확히 말하면, 번호가 2인 경우에는 0~20m 사이에 있고, 4인 경우는 20~40m 사이에 있고…, 그래서 16은 140~160m 사이에 있는 거지. 이번에는 우리 집이 어디에 위치했는지 예상해볼까?"

"우리 집은 '방배로 135'니까, 도로의 왼쪽에 있고 거리는…. 짝수는 2로 나누면 몇 번째 짝수인지 알 수 있었는데 홀수는 바로 알기가 어려워요."

"그러면 우리 집 도로 건너 맞은편 건물인 136이 어디에 위치했는지는 계산할 수 있겠니?"

"번호가 136인 건물은 도로의 오른쪽에 있고, 136은 68(=136÷2)번째 짝수니까 (20×68)m=1360m쯤에 있겠네요. 정확히 방배로의 시작점부터 1340~1360m사이에 있는 건물이네요."

[개념쏙쏙! 수학] 길 잃었을 땐, 건물 번호가 나침반 역할 해줘요
/그림=이창우
"제법인걸. 이제는 우리 집이 어디쯤 있는지 알겠지?"

"네. 우리 집 번호인 135와 번호가 136인 건물이 마주 보기 때문에, 우리 집도 1340~1360m 사이에 있겠네요. 번호가 홀수인 건물은 1을 더하고 2로 나누면 위치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겠네요."

"인호가 식까지 유도해 내다니 대단할걸."

"그런데 친구 집을 찾으러 가다 보니까 120 다음에 124가 있던데, 122는 왜 없는 거죠?"

"그 이유는 구간을 나누어 건물 번호를 사용하는데, 구간 안에 건물이 없을 경우는 그 번호를 사용하지 않는단다. 예를 들어 1200~1220m 구간에 건물이 없을 경우에는 번호 122를 사용하지 않고, 1220~1240m 구간에 건물이 있을 경우 124만 사용하는 거지."

"그러면 한 구간에 여러 건물이 있는 경우는 어떻게 해요?"

"좋은 질문이구나. 1220~1240m 구간에 세 개의 건물이 있다고 해보자. 세 개의 건물 모두 124를 사용하는 경우엔 각 건물을 구분할 수 없으니까, 124-1, 124-2, 124-3의 형태로 번호를 사용하게 된단다."

"이제 건물 번호를 보면 그 정보를 전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중앙로 1→19'라는 표지판을 보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겠니?"

"건물 번호가 1번부터 19번까지 있다는 건가요?"

"비슷한데 현 위치가 도로 시작점인 '1'에 있고 중앙로는 '19'에서 끝나는 것을 의미한단다. 이때는 번호에 10을 곱해서 도로의 길이를 알 수 있어. 즉, 중앙로는 (19×10)m=190m라는 것을 의미하지. 이번에는 아빠가 앞으로 운전해서 달릴 ○○대로가 얼마나 긴지 맞혀볼까? ○○대로 시작점에는 '○○대로 1→71'이라는 표지판이 있단다."

"번호에 10을 곱하면 되니까, ○○대로의 길이는 (71×10)m=710m네요. 생각보다 길지 않은데요?"

"이제부터 아빠가 운전할 때 인호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겠는걸?"

"뭐든 말씀해보세요! 이제 도로명 팻말은 다 읽을 수 있어요."


[관련 교과]
3학년 2학기 '곱셈과 나눗셈'


[함께 생각해봐요]

[문제]
'강남대로 1→699'라고 적혀 있는 팻말이 있습니다. 강남대로의 길이는 몇 m인가요?

[정답] 6990m

도로명 팻말이 의미하는 것은 현 위치가 강남대로의 시작점인 '1'에 있고 강남대로는 '699'에서 끝난다는 것이에요. 즉, 강남대로의 길이는 (699×10)m=6990m예요.

이충국 CMS에듀케이션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