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진으로 보는 세계] 대규모 동물 사육, 환경 변화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해요

입력 : 2015.06.01 03:31

폭풍이 휩쓸고 간 듯 잎사귀 하나 보이지 않는 밭 한가운데에 양 떼가 서 있네요. 이곳은 영국 런던에서 약 200㎞ 떨어진 잉글랜드 남서부의 코츠월드(cotswold)라는 지역이에요. 코츠월드란 지명은 고대 영어로 양과 완만한 언덕을 일컫는 단어가 합쳐져 '양들이 있는 구릉'을 뜻해요. 양 떼 천국인 이곳은 과거 13세기부터 14세기까지 영국 양모 산업의 중심지였죠.

영국 코츠월드의 양 떼 사진
영국 코츠월드의 양 떼. /한성필 사진작가

인류가 진화하면서 동물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식량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어요. 가죽이나 털, 뿔 등의 공급원이 되기도 했죠. 야생동물을 사냥해왔던 인간은 이들을 좀 더 손쉽게 얻기 위해 가축으로 사육하기 시작했어요. 야생동물들을 붙잡아 정착지 가까이 두는 식이었죠. 이 동물들이 새끼를 낳으면, 그 자손과 인간은 점점 더 가깝고 친숙한 사이가 되어 동물들은 쉽게 가축으로 자랄 수 있었어요.

기원전 약 8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야생 염소와 양이 가축으로 사육되기 시작했죠. 더불어 기원전 4000년경 유럽에서는 짐을 나르거나 식용으로 기르던 말을 승마용으로 가축화하기 시작했어요. 이는 말의 이빨 화석에서 재갈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마모의 흔적이 있었기에 짐작할 수 있죠. 그 후 말은 상류층이나 사회 유력 인사가 타는 동물이 됐어요. 말은 기동력이 좋아 전쟁 때는 기병들이 타거나 전차를 끄는 데 이용되기도 했어요.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말을 타고 도심을 순찰하는 기마경찰을 종종 볼 수 있어요.

벨기에 브뤼셀의 기마경찰 사진
벨기에 브뤼셀의 기마경찰. /한성필 사진작가

하지만 오늘날 인간에 의해 가축화된 동물들의 대규모 사육은 환경 변화를 일으킨 원인으로 꼽히기도 해요. 그중 소 떼의 트림, 방귀, 배설물에서는 메탄가스가 나와요. 소 떼가 방출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무려 21배나 높게 온실효과에 기여했죠. 대규모 목장에서 메탄가스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고 분뇨를 단순히 땅에 매립하는 방법을 사용해 그 발생량이 늘어나고 있죠. 또한 가축과 인간이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게 되면서 이 둘을 넘나들며 변종 바이러스가 생산되기도 해요. 2009년 전 세계에 유행했던 신종인플루엔자에는 사람과 조류, 돼지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이 혼합돼 나타난 바 있었죠.

지구의 환경은 살아 있는 생물체처럼 구성 요소 간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변화해요. 대규모 사육과 같이 우리가 값싸고 손쉽게 상품을 얻기 위해 혹시 지구에 부담을 주고 있지는 않은가요? 곧 있을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지구의 환경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우리 모두 돌아봅시다.

사진=한성필(사진작가) |
글=김옥선(용인 백현중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