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단순한 아이디어가 세상 바꿀 수 있답니다
[발명의 날 50주년]
사냥 도구·증기기관·전구 등 문명 발전시키는데 이바지한 발명
평범한 주부가 발명한 주름진 빨대, 불편함 해결 위한 아이디어였어요
그렇다면 발명이란 무엇일까요? 발명의 사전적 의미는 '전에 없던 것을 새로 생각해 내거나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돼 있어요. 그런데 이 정의에 따르면 쓸모없는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도 발명에 속하죠. 그래서 실질적으로는 경제적 이익과 생활에 편의를 줄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것을 발명이라고 하죠. 그렇다면 발명이 왜 중요할까요? 그것은 인류의 문명이 발명과 함께 성장해 왔기 때문이에요.
- ▲ 그림=정서용
인간은 알고 보면 그 어떤 동물보다 약한 몸을 가지고 있어요. 만약 인간이 벌거벗은 채로 산속에 놓인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맹수들의 먹이가 되거나 추위에 떨고 말 거예요. 따뜻한 곳에 있더라도 아무런 도구가 없다면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굶어 죽을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이렇게 약한 인류가 먹이사슬의 가장 위에 설 수 있게 된 것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쉬지 않고 발명을 했기 때문이에요. 먹을 것을 찾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던 인류가 한 장소에 정착할 수 있게 된 것도 사냥 도구와 농사 도구의 발명 덕분이었고, 크고 튼튼한 건축물을 만들 수 있게 된 것 또한 각종 건축 도구와 건축 소재의 발명 때문이었죠.
발명이라고 하면 특별한 지식을 가진 발명가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알고 보면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만든 발명품이 더 많아요. 물론 물리학, 화학, 기계공학 등 전문 지식이 있으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때로는 아주 단순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는 발명품을 낳기도 해요.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자판기는 아이디어만 있다고 일반인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은 아니에요. 그런데 음료 자판기는 발명 초기에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다고 해요. 그것은 자판기에서 나오는 컵이 도자기로 만들어져 있어서 쉽게 깨졌고, 가격도 비쌌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휴그 무어라는 학생이 종이컵을 발명하자 자판기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됐죠. 휴그 무어는 이미 개발돼 있던 물에 젖지 않는 종이를 컵 모양으로 만들었을 뿐이었죠. 알고 보면 비교적 단순한 아이디어가 자판기 시대를 연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무리 단순한 아이디어라도 어떤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없었다면 나올 수 없다는 점이에요.
구부러지는 빨대를 발명한 사람은 일본의 어느 평범한 주부였어요. 그는 병원에 오래 누워 있어야 하는 아들이 음료수를 먹을 때마다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모습을 안타까워했어요. 빨대를 이용한다고 해도 누워서 먹으려면 어쩔 수 없이 컵을 기울여야 했기 때문에 컵을 기울이지 않고도 음료수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늘 고민했죠. 그러던 중 수도꼭지의 주름진 호스를 보고 빨대 가운데를 주름지게 하는 아이디어를 낸 거예요.
아들의 불편함을 해결해주고 싶었던 욕구가 세계적인 발명품을 낳게 한 것이죠. 만약 그 주부에게 그런 욕구가 없었다면 호스를 보고 주름진 빨대를 구상할 수 있었을까요? 발명의 아이디어는 이렇듯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주변을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요.
하지만 발명가가 되기 위해서는 여기에 끈기 있는 도전 정신이 더해져야 해요. 발명왕으로 불리는 에디슨은 발명을 위해 1만 번 이상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대요. 에디슨은 "난 실패한 것이 아니라 1만 가지 잘못된 방식을 알아냈다"고 말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죠. 그런데 에디슨은 '남이 사용한 좋은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발명의 시작이다'라는 말을 했어요.
발명에는 '새로운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어째서 이런 말을 한 것일까요? 그것은 세상의 거의 모든 발명품이 모방으로 탄생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스마트폰은 이전에 컴퓨터와 전화기가 있었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어요. 컴퓨터와 전화기 그 이전에는 전신기가 있었죠. 즉, 발명에서의 모방이란 남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발전시켜 더욱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을 말해요.
'현존하는 최고의 발명가' '영국의 스티브 잡스'라 불리는 제임스 다이슨은 발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매번 먼지 봉투를 갈아 끼워야 하는 기존 청소기의 불편함 때문이었다고 해요. 그가 발명한 먼지 봉투 없는 진공 청소기는 그를 유럽 최고의 가전제품 개발자로 만든 것을 넘어서 영국을 가전제품 강국으로 세계에 알리는 역할까지 했죠. 이렇게 하나의 발명품은 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힘이 된답니다.
[함께 생각해봐요]
자신의 발명 아이디어나 발명품을 도용(남의 것을 몰래 훔쳐 쓰는 것)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풀이: 특허청이나 변리사, 인터넷 특허출원 사이트 등을 통해 ‘특허출원’이란 절차를 거치면 아이디어나 발명품을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어요. 특허출원 전에 정보가 새어나가 누군가에게 도용당했다면 법적으로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해요. 그레헴 벨은 경쟁자인 엘리사 글레인보다 1시간가량 먼저 특허출원하는 덕분에 전화기의 발명가가 된 일화도 있답니다.
[관련 교과] 6학년 2학기 '편리한 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