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112년만에 이름찾은 인기공룡 '브론토사우루스'

입력 : 2015.05.12 03:07

영화·만화에선 단골손님… 1903년 "아파토사우루스와 같다"
공룡사전에서 이름 빠져… 지난달 한 연구팀이 다른점 밝혀내
공룡은 엉덩이뼈 모양으로 크게 조반·용반류 2가지로 분류
아직도 발견안된 무명 공룡 많아요

"브론토사우루스가 112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최근 잃어버렸던 자신의 이름을 찾은 공룡이 있어 화제가 됐어요. 대체 이 공룡에겐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요?

공룡은 아주 오래전에 지구에서 사라져버린 동물이에요. 언제부터 있었고, 언제 멸종됐는지도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을 정도로 비밀에 싸여 있죠. 하지만 신기하게도 우리는 공룡의 생김새를 알고 있어요. 바로 화석을 통해서죠. 화석은 지구에 살았던 생물이 남긴 흔적을 의미해요.

살아 있을 때 남겼던 발자국이나 이빨 자국, 피부 자국, 또는 죽은 다음 지층 속에 묻혀 돌처럼 단단해진 것도 화석이에요. 그중에 공룡의 생김새를 알 수 있는 가장 큰 단서는 바로 뼈 화석이죠. 뼈는 동물의 몸에서 가장 오랜 기간 썩지 않는 부분이에요. 하지만 그것도 온전한 형태로 100년 이상을 유지하는 건 어려워요. 공룡의 뼈 화석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이유는 뼈에 광물질이 스며들어 암석처럼 변했기 때문이에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동물의 몸은 대부분 골격, 즉 뼈에 근육과 피부가 덮여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뼈는 그 동물의 외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요. 이처럼 뼈를 보면 실제 모습을 예측하는 게 가능해요. 하지만 공룡은 다른 동물보다 뼈를 통해 원래 모습을 알기 무척 어렵다고 해요. 그 이유는 공룡이 현재 살아 있지 않기 때문이죠. 뼈가 외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지만, 우리의 몸만 보더라도 피부나 근육의 색도 사람마다 다른데 뼈에는 그러한 정보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두개골만으로 실제 외모를 똑같이 복원할 수 있는 이유는 인체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공룡을 복원할 때는 우리가 아는 동물 중에 공룡의 골격과 비슷한 것을 이용해요.

이처럼 멸종된 생물의 모습을 복원하는 것은 무척 어렵기 때문에 고생물학자들은 뼈 화석 외에도 함께 발견된 먹이나 알의 화석 등 다양한 단서를 이용해요. 이것은 마치 탐정이 여러 가지 단서들을 이용해 증거를 찾아내는 과정과 비슷하지요. 이런 노력을 통해 다양한 공룡들의 모습이 밝혀졌고, 비슷한 특성에 따른 분류 방법도 생겼어요. 공룡은 크게 엉덩이뼈의 생김새를 기준으로 나눠요.

새의 엉덩이뼈와 비슷한 형태인 경우에는 새를 뜻하는 조(鳥)자를 써서 '조반류'라 하고, 도마뱀의 엉덩이뼈와 유사한 형태인 경우 도마뱀을 뜻하는 용(龍)자를 써서 '용반류'라고 해요. 또한 조반류는 뿔이 크고 뾰족한 '각룡류', 멋진 등줄기를 가진 '검룡류', 튼튼한 갑옷을 가진 '곡룡류' 등 다양하게 나뉘고, 용반류는 거대한 몸집을 가진 '용각류'와 크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진 '수각류'로 나누지요. 여기서 조반류는 대개 초식이고, 용각류는 초식 또는 잡식이며 수각류 공룡은 육식인 특징이 있어요.

이번에 이름을 되찾은 주인공인 브론토사우루스는 거대한 용각류의 공룡이에요. 브론토사우루스란 이름은 1879년 '찰스 마시'가 화석을 발견하고 나서 '천둥 도마뱀'이라는 뜻으로 지은 것이지요. 그런데 1903년 '엘머 리그스'라는 공룡 전문가가 브론토사우루스의 뼈를 자세히 관찰한 결과, 먼저 발견됐던 '아파토사우루스'와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는 공룡 학계에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의 말을 따라 브론토사우루스라는 이름은 공룡 사전에서 찾아볼 수 없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브론토사우루스라는 이름은 잊히지 않고 오히려 책, 애니메이션, 영화 등을 통해 큰 인기를 누렸어요.

이런 상황이 벌어진 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인 미국의 뉴욕자연사박물관에서 브론토사우루스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어요. 전시회를 인상 깊게 본 사람들이 그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이죠. 그 이후 카네기자연사박물관, 필드자연사박물관 등 유명한 박물관들도 브론토사우루스란 이름을 사용했어요. 이런 상황에 심각성을 느낀 공룡 학계는 과학적으로 밝혀낸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만화 주인공의 이름을 사용했다면서 반발했고, 그 결과 브론토사우루스가 잘못된 이름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죠. 하지만 엘머 리그스에 의해 이름을 빼앗긴 지 112년이 되는 지난 4월, 영국과 포르투갈 공동 연구팀은 브론토사우루스가 아파토사우루스와 다른 공룡이라는 것을 밝혀냈죠.

생물을 '종-속-과-목-강-문-계'로 분류하는 것은 스웨덴의 생물학자 '칼 린네'가 제안한 방법인데, 공룡을 서로 다른 종으로 분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6개 이상, 그보다 넓은 분류 기준인 속의 경우에는 13개 이상의 차이를 보여야 하는 기준이 있어요. 그런데 연구 결과 브론토사우루스와 아파토사우루스는 서로 다르다고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가 발견된 것이지요. 이렇게 브론토사우루스는 이름을 되찾게 됐어요. 그런데 아직도 발견되지 않아 이름이 없는 공룡이 있다고 하네요. 대개 공룡의 이름을 지어주는 건 최초 발견자인 만큼 여러분 가운데에도 그 공룡의 이름을 지어주는 주인공이 등장하길 바라요. 

[함께 생각해봐요]

용각류 공룡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풀이: 용각류 공룡은 몸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꼬리를 휘두르는 힘이 엄청나서 육식공룡들도 함부로 공격할 수가 없었다고 해요. 코끼리는 거대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풀을 하루에 많게는 300kg가량이나 먹는데, 용각류 공룡은 대부분 코끼리보다 크기 때문에 매일 약 1t가량 풀을 먹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어요. 그런데 용각류의 이빨은 풀을 씹기 어려울 정도로 약했다고 해요. 그래서 거칠고 뾰족한 잎을 잘게 부숴 소화시키기 위해 돌을 함께 삼켰다고 해요.

[관련 교과] 4학년 2학기 '지층과 화석'

조영선·과학 학습 도서 저자 |